잡담- 연휴, 벼룩 관련, 연휴의 가족모임, 호텔 숙박

1. 연휴

라지만 프리랜서 같기도 하면서 백수 같기도 한데 왠지 일이 많은 나따위 닝겐에겐 연휴라고 해서 딱히 푹 쉰다 이런 개념이 없다. 다만 조금 좋은 건 일 독촉하시는 분들이 쉬어서 독촉을 안 받는 정도...그러다 보니 일도 자꾸 미루게 되는.....-_;;;;;;
그래도 연휴다 보니 가족들 만나 식사라도 한 번 해야 하고, 선물이며 용돈도 나가게 되고, 그간 회사 다니느라 보기 힘들었던 친구들도 돌아가면서 한 번씩 보게 되다 보니 왠지 더 바빠지는 게 나의 연휴랄까.;; 연휴 시작 전엔 일도 많이 해 놓고 집도 기깔나게 치우고 스타일러스도 샀으니까 옷방도 비우고 그 김에 벼룩도 하고 냉장고도 청소해야지 뭐 이런 꿈과 희망이 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현실은 시궁창.ㅠㅠ 제대로 한 건 하나도 없고 옷방 비우기도 너무 장난이 아니라 버릴 건 버리고 팔 건 골라내고 사진찍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엔 스타일러스 배송을 일주일 더 미뤘다;;;;;;;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필히 옷을 내보내리라...ㅠㅠ


2. 벼룩 관련

그렇잖아도 연휴 전에 호기롭게 옷벼룩을 한다고 하여 기다리시는 분이 많을 것 같아 진작 블로그에 글이라도 올려 놔야지 했는데 이제서야 몇 글자 쓰는... 제가 요새 이모냥입니다 으흑.ㅠㅠ
옷 벼룩은 일단 자켓이랑 트렌치, 니트 등 이것저것 일단 70벌 정도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중간중간 컴퓨터가 속을 썩이고 해서 아직 올리진 못했어유. 기다리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목요일부터 주말에 걸쳐 올릴 생각이고요, 월요일 배송 예정입니다.
화장품 벼룩은 일곱분 정도가 추석 이후 배송을 요청하셨는데 벼룩글에 얘기했던 대로 저희동네 CJ택배 기사님이 목요일까지는 개인 물품 수거가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셔서 금요일에 발송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급히 받으셔야 한다면 말씀 주세요. 다른 수단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화장품 배송보류 하신 분 중에 옷 보고 월요일 이후에 받으시고 싶다 하시는 분은 역시 말씀 주시면 월요일에 보내드리겠습니다.


3. 연휴의 가족모임

올해 추석에도 역시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 번 했다. 어머니가 집에서 밥이나 한 끼 먹자고 집으로 부를 태세길래 그러지 마시고 그냥 남이 해주는 맛있는 거 드십사 열심히 꼬드겨 추석 전전날 봉피양에서 점심을 먹었음. 하필 그날따라 예약이 안 된다고 해서 낮 1시 약속인데 12시 반부터 가서 줄 서고 6인 테이블 잡아두고 그랬다. 하지만 가족들은 십오분 늦었음.-_-;; 6인 테이블에 홀로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매우 민망하였다.........
그래도 식사는 괜찮았음. 갈비는 매우 호평이었고 냉면도 그럭저럭. 아직 어린 조카를 위해서는 뚝배기 불고기를 따로 시켰는데 잘 먹더라. 식사 마친 뒤엔 바로 옆 한스케익으로 가서 음료와 케익을 시키고 잠시 대화를 나누며 앉아 있다가 모임을 끝냄. 선물은 아버지 어머니껜 구스 패딩을 한 벌씩, 동생 부부에겐 화장품 등을 주었다. 밥값과 선물값 등 지출은 컸지만 딱히 얼굴 붉히거나 감정소모 없이 적당히 맛있는 걸 먹고 3~4시간 보다 헤어지니 참 깔끔하고 좋아서 그럭저럭 돈 쓴 보람이 있는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 수록 가족은 멀리 하고 가끔 보아야 하며, 만남의 시간도 적당히 짧아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추석의 가족 모임은 딱 그런 만남이었고 그래서 나름 좋았던 걸로.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4. 호텔 숙박

집이 제일 편한 인간이라 바깥잠을 잘 안 자는데 이번 추석은 길기도 하고 환경을 바꾸어 집중해서 일하고픈 마음도 들어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1박을 했다. 투숙 당일 점심엔 오랜만에 스시조에서 점심 먹었고, 이그제큐티브 트윈 룸으로 예약해서 친구랑 함께 묵었다. 룸은 오래됐어도 관리가 잘 된 깔끔한 느낌이라 괜찮았고, 침구에 힘을 주는 조선호텔답게 침대도 괜찮았다.
재미있었던 건 베개 서비스. 그런 서비스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룸에 비치된 책상 서랍을 열어 보니 웬 팜플렛이 있더라.




이런 거.
사진처럼 한국, 일본, 독일, 영국, 미국, 스웨덴, 호주 등 각국 전통 베개를 비치해 놓고 있으니 원하는 베개를 룸서비스로 요청하면 올려 준다고 해서 한참 정독하다 나는 양면으로 한 쪽은 소바, 한 쪽은 구스라는 일본의 한 소바 베개를, 친구는 스웨덴 아폴로 베개를 프론트에 요청했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더니 어두운 복도에...

정장을 쫙 빼입은 젊고 잘생긴 남자 직원 두 분이 수줍게 크고 흰 베개를 하나씩 안고 서 있었...........

이 이건 뭔가 초현실적인 광경....................................

몹시 정중하게 건네 주는 베개 두 개를 받아드는데 뭐에 홀린 느낌이랄까...... 왠지 19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친구 란제리 문 새끼가 자기가 군대에 가면 20년동안 써서 걸레짝같이 회색으로 변한 사랑하는 베개 윗동이랑 아랫동이를 할머니가 내다 버릴 것 같다고 내게 베개를 맡아 달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이 새끼 훈련소 가기 전날 마지막 밤을 윗동이와 함께 보내야 한다며 친구들이랑 다 같이 묵기로 한 여관에 그 더러운 베개를 들고 와서 자고 다음날 훈련소까지 꼭 안고 갔다가 입소하면서 내게 베개를 안겨 주며 '누나 윗동이 잘 부탁해' 하고 가버렸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미친새끼 지는 입소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크고 더러운 베개를 든 채 운동장 가운데에 황망히 서 있는데 미친놈아 쇼핑백이라도 챙겨오지 시발 이걸 들고 집에 어떻게 가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속버스 타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데 다른 친구놈들은 다 나를 모른 척 외면하고, 내 옆자리 표를 끊었던 어떤 아가씨는 옆에 앉으려다 베개를 들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나를 보고 화들짝 놀라고(미친년인 줄 알았을 듯;;;) 어찌어찌 고속터미널에 내렸는데 베개가 들어갈 큰 쇼핑백 파는 덴 없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거기서 우리집인 평촌까지 베개를 안고 가려니 너무 죽을 것 같아서 버렸... 다면 차라리 해피엔딩이겠지만 란제리 문 새끼가 탈영할까 봐 조용히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안에 베개를 넣고 단추를 잠궜다. 그리고 그 상태로 코트를 안고 집에 갔던 기억이........................ 서울은 따뜻해서 다행이었다...............

어쨌든 그런 까마득한 과거의 기억이 강제 소환되기도 하는 경험을 겪고 베개를 세팅하고 누웠으나 역시 잠자리가 바뀌니 잠을 거의 못 잠. 한 소바 베개 너무 높았어유. 높은 베개 싫어하시는 분은 절대 주문하지 마시고요....-_-; 원래 세팅된 베게를 베어 보기도 하고 나중엔 안 베고 누워 보기도 했지만 잠자리가 바뀌어 어색한 건 해결이 안 됨. 아무리 헤븐리 베드라도 소용없다 엉엉엉. 그래도 일은 많이 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다음에 일이 정말 많은데 집중해야 하면 또 갈까 싶어요. 가서 베개서비스 다시 시켜봐야지 하하하.

헐 또 수다가 길어진...ㅠㅠ 오늘은 일단 사라집니다. 조만간 또 뵈어유!


여름은 막상 여름일 때보단 여름을 추억할 때가 좋은 듯.ㅋ 짤방을 올리고 사라집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용!^^


by kyoko | 2017/10/11 18:07 | 일상 | 트랙백 | 덧글(59)

잡담- 오랜만의 근황보고

1. 근황

살짝 우환... 이랄까 이런저런 걱정이 있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엄청 신경이 곤두섰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마무리. 시간과 돈이면 많은 경우 일이 해결되곤 하는데 그걸로 해결이 안 되는 때가 정말 큰일이랄까. 그럴 경우 우리는 운을 시험하고 종교에 매달리게 됩니다... 음?! 암튼 아직 종교에 매달릴 정도는 아니라는 게 다행. 운이 좋았겠지.   


2. 아버지 의료사고 합의 준비

올 초 내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아버지 의료사고는 사실 아직 합의를 안 한 상태다. 그 때 퇴원하고 전문가분께 자문을 받고 합의할 생각이었으나 보험사 쪽에서 수술 후 6개월 있다 하는 수술 경과 및 확인차 진행하는 대장내시경과 각종 MRI에 대한 비용은 환자 개인적 문제 때문에 하는 거지 사고 때문에 하는 게 아니지 않냐며 비용을 지불해 줄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합의고 뭐고 올스탑. 이대로라면 검사 결과 좋지 않은 상황이 있어도 추가 치료비 등을 받을 수가 없기도 하고, 말하는 것도 화가 나서 추가 비용까지 꼭 받아내리라 하는 마음으로 진행을 멈췄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검진을 완료했고, 가장 걱정하던 대장암은 조직검사 결과 좀 좋지 않은 폴립이 있긴 했지만 암까진 아니라는 소견이 나와서 그럭저럭 다행인 결과로 일단 정리됨. 이제 이 영수증을 포함해 다시 보험사에 연락하고, 연초에 도움을 주신다 하셨던 전문가분께 매우 늦었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연락도 드려 보고 아버지 개인 상해보험 쪽에도 연락하고 서류 보내는 일 등을 해야 한다.
사실 이렇게 갉아먹으며 조율하고 협상을 해 봤자 먼저 책정된 금액에서 잘 해야 2~3백이나 더 받으면 다행인 거 알고, 이런 거에 신경쓰느니 그냥 내 돈을 주고 말지 하는 순간도 여러번 오는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뭐랄까 이렇게 하는 건 온당치 않은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하기 싫은 걸 해야 할 듯. 누구나 특히 못 하고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 있겠지만 내 경우엔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때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곤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순 없는 게 인생이니까. 어쩔 수 없지.


3. 볕 좋은 가을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가끔은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한다.
지난주엔 일을 던져두고 즉흥적으로 움직인 일이 몇 번 있었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엔 볕이 너무 근사했다.
과천 현대 미술관 야외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사람'의 노래를 들으며 차가운 맥주를 비운 뒤 이런저런 작품들을 보았다. 내게 소울 플레이스랄까 진정한 의미의 고향이 있다면 그건 아마 과천 현대 미술관일 것이다. 갈 때마다 오래 전의 기억들, 그 때 맡았던 냄새, 귀에 꽂았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들이 생각나고, 참을 수 없이 예민했고 불행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고 싶진 않은 학창시절의 감정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것들은 오래 전엔 상처였지만 지금은 단단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양분이 되어 삶에 윤기를 준다. 단조롭고 쉽게 굳어 가는 삶 가운데 아주 소중한 어떤 것 중 하나.
주말도 아주 화창했다. 토요일엔 늦은 오후에 집을 나서 하늘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맛있는 것을 먹었다. 드물게 선물같은 하루. 일요일은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 했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광경들이 예뻐서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저녁에 맛있는 것을 먹고 힘을 얻기 위해 혼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갈 예정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반짝이는 이런 순간들 덕분에 하기 싫은 일을 참고 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집안일과 해야 할 일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동력을 좀 더 모으는 마음으로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다시 리프트를 타고 동물원에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오랜만에 동물원 번개도 하고.ㅋ  


4. 오랜만에

근황도 전할 겸 잡담을 쓰는데 좀 울적해서 그른가-_-; 글이 칙칙하네유 흑흑. 밀린 답글도 달고 정말 많은 분들이 물어보신 공심채 볶음 및 몇 가지 레시피도 올리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엉엉엉.ㅠㅠㅠ 맛있는 거 먹고 와서 정신도 차리고 밀린 답글도 달고 정리해 놓고 올리지도 못 하고 있는 벼룩도 하고 그럴게유.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ㅠㅠ
내일은 서풍과 함께 미세먼지의 습격이 있을 것 같지만 오늘은 아직 공기도 좋고 화창하네용.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 건강이 제일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그래도 짤은 올리는 저임미다........ 건강하고 상큼한 하루 되세용!^^
  

by kyoko | 2017/09/18 13:21 | 일상 | 트랙백 | 덧글(12)

생리대에 대한 잡다한 생각들.

*달걀에 이어 생리대까지 난리다.
릴리안으로 시작해 회수 및 공장가동 중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어제는 무려 "유한킴벌리 생리대서 발암물질 최다 검출" (클릭하면 기사로 넘어갑니다)이라는 기사까지 떴다. 기사에 따르면 '최종 결과에서 1군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제품은 유한킴벌리와 P&G의 한 브랜드로 나타났다. 검출량은 두 제품 모두 1개당 1ng이었다. 또 다른 1군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은 릴리안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고 하고, 발암물질을 포함한 200여가지 물질을 아우른 총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제품은 ‘릴리안’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릴리안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1, 2군 발암물질은 릴리안을 만든 깨끗한 나라를 제외한 다른 생리대 회사들에게서 나타났다는 이야기. 릴리안만 미친놈처럼 줘패더니 위의 결과에선 그나마 1급 발암물질은 릴리안이 적은 거였다고. 이대로라면 릴리안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가장 높게 나왔다곤 해도(향성분을 첨가했으니..)포장 며칠 뜯어 놨다가 쓰는 게 그나마 저 중에선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힘들게 반품까지 한 분들을 진심 허탈하게 만드는 결과인 듯.
물론 저 실험이 믿을 만 하냐부터 시작해 검출단위가 나노그램이면 너무 미량이라 실질적으로는 제거를 하려고 해도 제거가 힘든 수치라던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는 얘기들도 있는데 그건 상황의 진행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고, 외부물질 흡수가 빠른 성기 쪽에 아무리 미량이지만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을 한달에 5~7일간 계속 착용하고 있다는 건 역시 여성 입장에선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는 일이다.

*그럼 대체 어떤 제품들이 안전할까, 뭘 써야 할까... 라는 고민이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고 때문에 대안으로 다양한 해외 생리대들이 거론되는데, 사실 일회용 생리대라는 태생적 특성상 완전히 화학물질에서 자유롭고 백프로 안전한 제품은 없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있다.
내가 몇 년 전부터 쓰고 있는 나트라케어의 경우에도 장점과 함께 여러 가지 단점이 존재한다. 나트라케어는 100% 유기농 순면에 화학 고분자 흡수체(SAP)를 사용하지 않고 100% 천연펄프 흡수체를 사용하며 무염소표백, 무향, 무첨가제, 과산화수소 표백, 그리고 6개월이내 90%이상 생분해되는 녹말과 당분의 친환경 소재 사용이라는 걸 어필하지만 몇 년간 써 본 느낌으로는 친환경 소재를 어필하기 이전에 다른 생리대에 비해 기본 품질관리가 덜 되고 있는 느낌이랄까?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건 접착제가 덜 발려 있고, 어떤 건 커버가 뜯어지고, 어떤 건 뜯어서 쓰려고 펼쳤더니 안의 흡수펄프가 반만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엔 흡수펄프 롤에 붙어 있는 접착테이프가 만드는 공정 가운데 실수로 들어간 적도 있어 해당번호 리콜 사태도 있었다. 아래 두 개 링크는 관련 기사.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겠다.



사용감도 일반 생리대들보다 떨어진다. 접착력이 안 좋고, 착용 시 생리대 종류에 따라 뭉침현상이 있고 흡수력이 일반 생리대보다 떨어지는 편이라 잘 새고, 제품에 따라 낱개포장이 안 되어 있고(덕분에 휴대할 땐 반으로 접어 파우치에 담아 다니곤 한다) 제일 두꺼운 제품도 다른 제품들보단 얇게 나오는 편이라(보통 중형 생리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얇다) 양이 많은 사람에겐 적합치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가격까지 비싼 편이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대체 그런 생리대를 왜 쓰나 생각하겠지만 생리할 때 특유의 밑이 빠지는 느낌이 거의 없고, 다른 생리대를 썼을 때 잘 생기던 땀띠와 진무름, 질염 등이 거의 안 생기는 편인데다 생리통도 확실히 줄어들었다. 내게 있어서는 사용상의 불편함보다 몸이 덜 불편하고 덜 아픈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장점이 단점을 누르는 제품이라 계속 애용하고 있고, 비슷한 괴로움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나트라케어를 추천하고 있다는 이야기. 만듦새, 사용 편의성과 가격이 아쉽지만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 느낌이라 이만한 게 없다는 마음으로 정착 중이다. 나트라케어 뿐만이 아니라 롤라, 오가닉스 같은 유기농을 표방하는 브랜드들은 대체로 큰 차이 없이 비슷한데 그 중 나트라케어가 제일 구하기가 쉬워 애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면 생리대는 다 괜찮나 하면 그것도 어떤 천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제품으로 세탁하느냐에 따라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면 생리대 중에서는 나염된 천도 많은데 그건 괜찮을까 걱정이 있고, 세탁 시 향이 있는 세제나 섬유린스 등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일회용 생리대보다 안 좋을 수도 있다. 대안으로 많이 거론되는 생리컵은 삽입식 제품에 대한 부담감을 무시할 수 없으며 관리, 외출시 세척 등에서 장벽이 있는 경우도 있고, 삽입 시 손톱 등에 의해 부드러운 질구 혹은 질벽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장단점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사용과 동시에 무조건 선택의 여지 없이 아무리 소량이라도 발암물질이 검출된 제품을 착용하게 되는 문제의 일회용 생리대들과는 달리 관리에 따라서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이다. 다만 여기서도 역시 편의성을 희생해야 한다는 아쉬움은 있다.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일반 생리대가 잘 새지 않고, 부드럽고 흡수가 빠른 흡수제를 넣고, 향을 첨가해서 생리 때 특유의 냄새를 잡아 주는 등 사용 편의성에서는 확실히 편한 부분이 있지만 비닐과 흡습제 등 잘 새지 않고 다량의 생리혈을 흡수하는 구조로 만든 대신 통풍이 잘 안 되고 땀이 차 땀띠와 진무름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좋은 향이 나는 대신 불필요한 유기화합물이 첨가되는 게 아닐까. 나는 이걸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일회용 생리대의 태생적 한계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상 어딘가에는 좋지 않은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으면서도 사용 편의성도 훌륭한 제품도 있을 수 있겠지만(혹시 아시면 꼭 알려 주세유. 저도 쓰고 싶슴미다!) 일단 한국 생리대뿐만 아니라 접착력이 좋고 비닐커버를 쓰고 고분자 흡수제를 쓴다면 어느 나라 제품이든 문제되는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는 의심이 있다. 
공장식 밀집사육으로 저렴한 값으로 달걀을 대량생산하게 되었지만 그 시스템은 동시에 살충제 달걀을 만들어 낸 것처럼 어쩌면 생리대 시장도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더 얇고 흡수가 잘 되고 냄새도 안 나는 생리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화학 약품을 쓰고 결국엔 그게 문제가 되는.
세상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더라도 편의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과,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찜찜한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건 얘기가 다르다. 일회용 생리대의 제조 공정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는 물질들의 일부가 검출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그걸 최대한 낮추는 쪽으로 제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위에 나트라케어의 단점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사용하는 이유는 내 몸에 좀 더 낫고 덜 유해한 제품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가격이 비싸고 사용감이 좋지 않더라도 몸에 좋은 제품을 선택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그런 다양한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소비자를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이며 동시에 소비자와 기업이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여성들이 모르기 때문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편리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일회용 생리대들을 이용해 왔다. 생리대는 유해하지 않은 걸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포장이 예쁘고, 좋은 냄새가 나고, 부드럽고 얇으면서도 흡수가 잘 되는 쪽으로 변해왔다. 오랫동안 그게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뭔가 이게 아닌데 싶더라도 어차피 기업들이 다른 제품을 만들지 않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냥 광고하는 것, 더 얇고 더 흡수가 잘 되고 날개가 달리고 뒤가 길다고 하는 그런 제품들을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면 생리대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도 막상 사용해 보면 관리가 어려워 다시 일회용으로 돌아가곤 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회사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여성이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건 단순히 부지런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했다.   
이제는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면 생리대, 수입 생리대, 유기농 자연분해 생리대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생리컵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나의 몸을 위해서라면 해외 직구를 통해서든 뭐든 조금 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보고 사용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용의 편의성을 희생해서라도 좀 더 몸에 나은 것을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예전보다 보편화된 듯 보여진다. 소비자가 변하면 기업도 바뀐다. 더 이상 기업의 편의에 따라 소비자가 이끌려 다닐 순 없다. 지금은 혹시 그 과도기가 아닐까.  

이렇게 생리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즈는(그렇습니다 그날입니다..-_;) 두서없는 생리대 관련 잡담을 하고 사라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by kyoko | 2017/09/05 00:40 | 그 외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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