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쇼핑잡담- 장갑과 시계 이야기

사진첩도 정리할 겸 간만에 패션 잡담.ㅋ

짧고 굵은 인간이지만 입고 쓰고 드는 물건들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관심이 많다 보니 집 정리를 하다 보면 오만가지 기기묘묘한 것들이 쏟아져 나오곤 한다.-_-; 오늘은 그 중에서 장갑 얘기.

오래전에 망한 장갑 구매기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내 장갑 고르는 기준은 아래와 같다.

*장갑의 경우 손이 너무 퉁퉁해 보이지 않으면서, 손 끝이 너무 남지 않는 적당한 여유와 좋은 핏감의 제품을 좀처럼 찾을 수가 없어 샀다가 꼭 실패하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장갑의 요건.

1. 안감이든 겉감이든 일단 손에 직접 닿는 부분은 100% 캐시미어여야 한다.
그냥 울 100% 장갑이 커피라면 캐시미어 100% 는 티오피......-_; 장갑의 제 1 요건인 보온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항목이다. 토끼털은 처음에는 괜찮은데 좀 쓰다 보면 뭉친다.-_-

2. 가죽의 경우 부드러워야 한다.
양가죽이든 사슴가죽이든 상관없지만 가죽이 뻣뻣하면 착 감기는 맛이 없고 불편하다.-_-

3. 사이즈가 잘 맞아야 한다.
위에서도 간단히 얘기했지만, 손이 너무 퉁퉁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여유가 있지만 결코 사이즈가 커서는 안 된다.

이상인데, 의외로 이 조건에 맞는 장갑을 만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_- 어쨌든 그래도 그간 야금야금 산 장갑들이 제법 모였는데 잘 안 쓰는 건 선물로도 주고 벼룩도 하고 하다 보니 아래와 같은 것들이 남아 있음. 대체로 무난한 애들인데 그 중 좀 돌은-_-아이템이 있어 웃겨서 찍어 둠.





떼샷. 뭔가 좀 수상하지 않습니까.........?



그렇다. 이 물건.................





요 몇년 간 일명 어글리 럭셔리라는 모토로 발렌시아가, 베트멍 등 각종 브랜드들에서 어처구니없는 디자인의 제품들을 내놓았는데 마르니에서도 이런 짓을 했었음. 일명 곰 앞발 장갑.-_-;;


손바닥은 이렇고요


끼면 이렇습니다.




마치 곰이나 늑대가 된 것 같은 기분.....-_;



엄지 척


당장이라도 햇님달님네 문을 두들기거나 빨간모자네 할머니 침대에 눕고 싶은 기분이 왜 드는지 모르겠네효 하하핳 하지만 그래봤자 개죽음이나 당하겠지............

보자마자 넘 웃겨서 질렀다가 방치플레이 중인데 과연 올 겨울에는 끼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걸 어디에 끼고 나간담 학예회? 유치원 재롱잔치?? 핼로윈?? 가격도 생각보다 개비쌌는데 제가 대체 이걸 왜 샀는지......... 뭐 이런게 한두갠가요 그저 웃지요.......



좀 멀쩡한 장갑들도.



이건 보테가 스웨이드. 안의 라이닝은 실크랑 캐시혼방인데 감촉이 좋습니다. 사이즈도 적당히 잘 맞고 가죽 질도 좋고 좋은 장갑이에요.

가볍고 편함.




얘는 말로. 말로 장갑들 정말 좋아하는데 모님이 이태리 말로 본사 파산했다고 하셔서 멘붕. 이제 내 캐시미어 소품들은 어디서 산단 말인가.ㅠㅠ


남성용 제일 작은 사이즈라 약간 크긴 한데 그래도 괜춘.



왼쪽 어그장갑은 어그부츠랑 같이 혹한기 때 써 보겠다고 샀는데 위 링크의 다이앤 본 장갑 시즌 2임......


이 이보시오;;; 손을 쥘 수가 없소;;;;;;;;;;;;;;;;;;;;2222222222222



양털이 안까지 빵빵한 건 좋은데.... 더 큰걸 샀어야 하나봐요ㅠㅠ
 


얘는 제일 많이 끼고 다니는 에르메스 켈리. 그러고 보니 보호스티커도 아직 안 떼었;;; 올해는 떼어야지.........


왼쪽은 엄청 오래된 포르톨라노 램스킨 롱장갑. 오른쪽은 로로피아나의 스웨이드 롱장갑. 밝은 색 가죽장갑이 하나 필요해서 사 두었는데 이것도 쳐박아두고 까먹었네효;;;



무난하니 괜춘



이건 매우 오래된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 털실장갑. 촛불집회 하러 다닐 때 잘 썼는데 덕분에 군데군데 촛농의 흔적이 흑흑

이렇게 대체로 무난한 장갑들 속에 군계일학처럼 빛나는(...) 마르니의 장갑이었습니다. 누구 웃기고 싶으면 끼고 나가야지.............


장갑 얘기만 덜렁 하면 썰렁(?)하니 시계 얘기도 잠깐.

악세서리는 거의 안 하는데 그나마 챙기는 게 시계와 팔찌. 반지도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끼는데 거의 시계만 차거나 약간 더 뭔가 하고 싶으면 팔찌를 추가하는 게 평소의 악세서리 사정. 그러다 보니 시계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런저런 자잘한 시계들을 사고 처분하고를 반복하다 최근엔 IWC의 남성용 시계만 주구장창 차고 있음. 가끔 롤렉스랑 에르메스 까르띠에 같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도 착용은 하는데 거의 일년에 한두번 할까말까 하는 수준이고, 큼직한 남성용 시계를 착용하고 나니 왠지 작은 시계들엔 손이 안 가게 됨. 아래는 사진들.

금시계라 금팔찌랑 이렇게 레이어드하기도 하고.......



외계인과 교신하는 느낌의 티파니 볼팔찌.ㅋ




보통은 이렇게 단독으로. 예당에 공연보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인데 이 날 옷이랑 신발 가방 등이 나름 맘에 들었던 기억.





투표하고 나서 버스정류장에서. 드레스 워치지만 캐주얼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음.



오랜만에 일기장 자물쇠-_-;같은 켈리시계. 사진으로 보니 예쁘긴 한데 막상 찰 때는 대체 왜 어색한거신가.........



이건 오랜만에 반지도 끼어서 찍어 둔 듯. 보통 이런 뱅글팔찌류를 많이 착용함. 반지는 쇼메의 호텐시아 컬렉션인데 수국 꽃모양이 너무 귀여워 안 살 수가 없었다;;;;




이렇게 주구장창 한가지만 차다 보니 좀 지겨워질 찰나, 친구의 더 큰-_-; IWC 시계를 차 보고 그만 새 시계 뽐뿌가 와 버리고야 말았.......................... 후..... 그리하여 오랜만에 판교 현대를 해파리처럼 휘적이며 돌아다녔고 의외의 시계에 꽂히고야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 아직 사진 않았어효.................





판교 현대에 있는 시계매장은 다 들어가 보았는데 의외로 오메가가 예쁘더라는! 원래는 IWC나 예거 르쿨트르를 생각했었고 오메가 사느니 롤렉스 산다는 마음이었는데 롤렉스는 이미 있기도 하고, 오메가 디자인이 생각보다 엄청 깔끔하고 예뻐서 깜짝 놀람. 사진은 공홈에서 찍은 스피드마스터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빈티지 블랙. 빈티지한 시계줄도 넘 예쁘고 기판의 숫자 색깔도 아주 예쁘게 빠짐. 뒷판도 예쁘고 그냥 다 예쁨 헉헉헉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블랙블랙도 실물 개쩔음............. 가격만 싸면 이 시리즈 다 모으고 싶지만 당연히 가격은............(눈물)


하지만 사게 되면 후보 1순위는 이거. 왜냐면....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시리즈들은 넘나 크기 때문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아무리 한손목하는 통뼈라도 44.25미리 오토매틱은 무리일듯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얘는 38미리라 지금 착용하는 거랑 사이즈도 비슷하고, 골드콤비에 빈티지한 올리브그린 스트랩도 아주 예쁘게 빠짐. 가격도 다크사이드 시리즈의 반도 안 되는지라 오메가에서 시계를 사게 되면 아마 이걸로 살 듯.



실물도 예뻤다 헉헉. 돈 많이 벌어야 할듯............................... 또르르

이렇게 미친 쇼핑과 물욕-_-;이 어우러진 포스팅을 마치고 저는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러 사라집니다. 오시는 분들도 남은 연휴 맛있는 것과 함께 하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by kyoko | 2018/09/25 15:48 | 이것저것 후기 | 트랙백 | 덧글(4)

추석 이브를 맞이하여 오랜만의 잡담ㅋ

0.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블로그도 안 도와주고...ㅠㅠ

격조하였... 으로 시작되는 글을 주절주절 꽤 길게 썼는데 저장이 안 되어 쟈근 멘붕이 왔음.ㅠㅠ 그래도 오랜만에 근황도 전할 겸 쓰기로 한 거니 다시 써야겠다 으흑.
아마 블로그 시작하고 가장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 쓴 것 같은데, 더울 땐 더워서 일이고 뭐고 못 했고, 날이 선선해지자 그간 밀린 일을 하느라 눈코뜰 새 없었고, 약간 숨을 돌리나 싶은 타이밍엔 집에 장기투숙 손님이 오게 되어 정신이 없었음. 그러다 정신을 차리니 거의 두 달이 흘렀고 시절은 추석이고 여름옷 정리도 하나도 못했는데 아침저녁엔 쌀쌀해지고 뭔가 총체적으로 망한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아 모르겠어요 그냥 막 살고 싶어요........ㅠㅠ
그래도 어쨌든 그간의 근황을 쪼매 끄적여 봅니다 흑흑흑 흑흑흑흑흑


1. 서재 청소

사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거슨 서재 청소. 집의 구조상 침실에는 에어컨을 놓기가 힘들에 거실과 서재에 에어컨을 놓은 상태인데, 여름철 더운 날엔 에어컨 없이 잠을 자기 어려운 날도 있다 보니 서재를 치워서 잠을 잘 수 있는 방으로 만들겠다는 꿈과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먼저 닥친 일을 해치우다 보니 서재방엔 손끝 하나 못 댔고, 그 상태로 무자비한 여름을 맞이했고, 막상 더워서 에어컨이 절실할 때는 넘 덥고 힘들어 도저히 청소라는 과업을 해치울 수가 없었음.ㅠㅠ 그냥 매우 더운 날엔 거실로 이부자리 끌고 나와 고양이들에게 밟혀가며 쪽잠을 자기도 하고, 적당히 살만할 때는 얼음팩 껴안고 선풍기 돌려가며 자는둥 마는둥 하다 보니 드디어 지긋지긋한 여름도 끝났다. 이렇게 되면 나란 인간의 게으름을 고려했을 때 서재방 청소는 내년 봄쯤 하면 장하다고 해야 할 수준인데(그렇다 닥쳐야 한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달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식객의 등장.-_-; 내게 내재된 호스피탈리티 충 줄여서 호충님이 기승을 부리다 보니 손님을 차마 폭탄맞은 책방에 재울 수는 없기도 하고, 화장실이 딸린 방이 침실이라 침실을 양보하고 나니 난 거실 아니면 서재에서 자야 하는데(애초에 옷방은 고려대상이 아님.....) 서재 꼬라지가 인간이 가서 눕기는커녕 앉기도 힘든 상태라 거의 일주일을 넋이 나가 치우고 또 치웠음. 정확히 말하자면 서재의 짐을 옷방과 베란다 벽장 등으로 옮겨 처박은 수준이었지만 어쨌든 그 짓을 하고 또 해서 드디어 바닥이 보이는 상태가 된......... 됐어 이정도면 누울 수 있어......
그리하여 즈는 침실을 식객에게 양보하고 잉여오덕같은 느낌으로 서재방에서 주로 누워 있는 삶을 살게 된 것이었습.......... 아니 뭐 누워서 책보기는 좋아졌네효 허허헣 눈 뜨고 누워 있노라면 눈에 들어오는 건 온통 책인데 '아 저 책 오랜만에 읽어 볼까... 아 맞다 내가 저런 책도 사놨지...' 상태가 되어 저도 모르게 계속 이것저것 책을 펼쳐보게 됨. 생산성은 한없이 떨어집니다;;;;


2. 템퍼 토퍼 구입

1번과 연결되는데, 서재엔 당연하지만 침대가 없어 침대를 사든 바닥에 뭔가를 깔든 뭐든 필요한 상태. 그렇다고 침대를 살 순 없고, 소파베드를 사면 부피가 크다 보니 차후 짐이 될 것 같고 해서 고민하다 역시 만만한 게 토퍼인 듯 싶어 템퍼 토퍼를 구입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서재방에서 잘 때 필요할 것 같아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치우고 사야지 하다 보니 못 산...-_-;; 그러나 드디어 사야 할 날이 닥쳐왔고 그래서 질렀음.
원래 지금 쓰는 던롭필로 매트리스를 살 때 템퍼가 좋다고 하여 템퍼에도 가서 누워 보았는데, 특유의 쑥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이 부담스럽고 적응이 안 되었던 기억이 있다. 조금 하드한 타입에도 누워 보았는데 역시 모를... 결국 던롭필로를 샀고 만족하며 잘 쓰고 있긴 한데 토퍼를 사게 되니 그래도 많이 팔리는 게 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 싶어 다시 템퍼 매장으로 갔음. 쑥 들어가는 느낌은 여전히 생경했지만 바닥에 까는 걸 고려하면 무난할 것 같아 가격을 물어보니 퀸사이즈 140인가를 부르더라. 조용히 백스텝해 매장을 나와 인터넷 검색을 했고 직구를 하면 3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음.-_- 미국매장 제품은 템퍼가 아닌 템퍼페딕이라고 부르고, 한국서 판매하는 것보다 좀 부드럽다는 얘기도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가격이 이 정도 차이나면 무조건 직구가 답이지 싶었다. 요 몇년 간 귀찮아서 직구 안 하고 비싸도 대충 국내매장서 사거나 전문 셀러한테 구매대행으로 사곤 했는데 잊고 살던 직구의 혼이 다시금 불타오르더라는. 그리하여 매장가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8센티쯤 되는 두께의 슈퍼싱글 사이즈를 샀고, 써 보니 특유의 지옥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은 있지만 바닥이 딱딱하니 지옥 가다 마는 느낌이 있어서 나름 만족하며 쓰고 있다. 혹시나 템퍼 토퍼를 사실 분들은 직구... 직구를 잊지 마세여... 아마존에서 가끔 핫딜로도 뜹니다....


3. 끼니 고민의 나날들

당연하지만 혼자서 먹는 게 아니다 보니 아무렇게나 먹을 수 없어 매 끼니 뭘 만들지 고민이 많다. 방을 내어주었어도 하루 두 번 식사 때와 중간중간 간식 및 티타임 때 커뮤니케이션 외인 서로 각자의 방에서 알아서 일을 하는 상황이라 딱히 얼굴이 마주칠 일도 많지 않아 불편함은 별로 없는데, 매일 오늘은 어떤 요리를 해야 할까는 고민이 좀 있음. 식객이야 뭘 줘도 감사히 먹지만서도 내가 또 그건 좀...-_-; 아침은 간단하게 양키조식풍으로 먹는 일이 많지만 최소 하루 한 끼는 좀 멀쩡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암튼 고민이 많다. 그러다보니 부작용이 저녁에 요리를 하고 나면 하루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역시 생산성이 한없이 떨어짐.;;; 아니 무슨 아침 9~10시쯤 아침겸 점심식사 챙기고 청소 좀 하고 고양이 돌보고 일 좀 보고 간식 챙기고 커피 내리고 저녁 만들고 욕실 청소하면 밤 12시... 그때부터 책 읽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3시쯤 자서 아침에 일어나 다시 책 좀 보다 아침 일과 시작하면 또 하루가 휙 가있음. 이건 대체 뭘까.... 왜 이모양일까 흑흑흑


4.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버지가 의료사고를 당하시고 나서 두 번째 대장내시경 정기검진이 있어 역시 보호자로 끌려감. 지난 검진에선 용종이 몇 개 발견되었는데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매우 깨끗하시다고. 아버지는 완전히 회복하셔서 새로 직장도 구하셨고(이번에도 전기기술분야... 역시 기술 배워두는 게 최고임;;) 더웠던 올 여름도 건강하게 나셨음. 심장수술 등 대수술만 세 번을 한 양반인데 타고나길 참 건강하게 타고나신 듯. 그래도 나이가 있으시니 이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간간히 하시는 듯 한데, 이번에 대화를 나누면서도 느낀 건, 죽을 때까지의 과정에 대한 생각은 역시 없으시고 그냥 막연하게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던가 죽은 다음엔 매장 필요없고 화장해서 뿌리면 좋겠다던가 뭐 그런 얘기들을 하시는 정도. 조부모 산소도 그냥 정리하고 싶으시다고. 차를 가지고 오셔서 수면내시경 마취가 완전히 깰 때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하는데 저런 얘기들을 하셔서 덩달아 나도 생각이 많아짐.
사실 마흔이 넘은 어느 시점부터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친한 친구가 암에 걸리고, 어떤 친구는 사고로 어이없이 죽고,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는 일들을 겪다 보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이상 미뤄놓을 순 없겠다 싶어진 듯. 내 고민은 아버지의 얘기처럼 단순히 고통 없이 죽고 싶다던가 죽은 다음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이런 건 아니고, 죽을 때까지의 과정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달까.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필연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와도 연결되어 있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나가다 보면 죽음에 가까와지는 게 삶의 특성이다 보니.
생의 마지막 순간이 언제인지 누구도 알지 못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가는 데 순서 없으니 어쩌면 부모보다 내가 먼저 죽을 수도 있는 거고. 뭐 급작스런 사고로 인한 죽음까지 대비하는 건 어렵겠지만 문제가 되는 건 역시 병에 걸렸을 때인데, 돈은 어떻게 할지, 보험에 들어야 할지, 애완동물은 어떻게 할지 같은 실무적인 건 오히려 큰 고민이 안 되는데 내가 병과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의 존엄성을 어느 시점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같은 종류의 생각들이 더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읽은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와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둘 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 이 책 두 권에 관한 건 시간이 허락한다면 따로 포스팅을 하고 싶다.

죽음을 깊게 생각하면 현재의 선택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시야도 좁아진다. 스스로가 불멸의 존재가 아님을 아는 건 중요하지만 심연을 너무 깊게 들여다봐야 좋을 것도 없고.어쨌든 결론은 적당히 꿈을 가지되 현재를 너무 희생하진 않고 열심히 사는 걸로.ㅋ


5. 추석

흑흑 처음 쓰던 건 나름 웃겼는데 다시 쓰다 보니 괜히 심각한 글이 되어 망한 듯. 어쨌든 추석이지만 저는 이번엔 가족모임조차 없이 조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얼마 전 정기검진 때 만나서 선물 드렸고, 어머니도 그 전주에 만나서 대충 챙겨드림. 역시 집에서 조용히 보내는 명절이 짱이에유. 명절 기간 동안엔 밀린 포스팅도 좀 하고 외식도 하고 가능하면 조금이나마 벼룩도 하고 그럴 생각.
참, 이벤트 당첨자도 뽑아야 되는데 블로그 두 개 양쪽에 덧글 달아주신 분들이 넘나 많기도 하고 워낙 오래되어 과연 덧글 달아주신 분들이 확인을 해 주실지 모르겠;;; 뭔가 다른 조치를 취해야겠어요.ㅠㅠ
수다는 이쯤 마치고 저는 그럼 이만 저녁외식을 위해 사라집니다. 아니 뽈뽀가 추석기간 동안 하루도 안 쉬고 영업을 한다니 안 갈수가 없지 뭐예효..... 오시는 분들도 부디 명절 무탈하게 잘 보내시고 기분전환도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이에요!








사진은 한밤중 창문 너머로 베란다가 연결된 서재에서 자는 저를 끊임없이 지켜보는 누군가...의 눈빛. 부담 백배의 날들입니다........ 후.



     

by kyoko | 2018/09/23 16:45 | 일상 | 트랙백 | 덧글(6)

잡담- 혹서기의 생존신고;;더위의 생존템들

0. 여러분.... 무사히 살아 계십...... 니까.................


1. 와 진짜 뭐 이런 날씨가 있나.

작년 염화지옥 팜스프링스 여행에서 진정한 미친 더위를 겪고 그렇구나 한국만 유난한 게 아니구나 겸허한 마음이 되어 옷깃을 여민 채 웬만한 더위는 그냥 너그럽게 열린 마음으로 대하며 작년 여름은 무사히 났는데, 올해는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다. 지난주말 뽈뽀에서 점심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낮 시간에 나갔는데, 버스에서 내려서 열걸음쯤 걷다 보니 '나 이 햇빛... 아는 햇빛인데... 이 따가움.... 그거슨 팜스프링스....' 모드가 되었음. 아니 진짜 습도가 조금 더 높다 뿐이지 햇빛이 인간을 직접적으로 찌르고 공격하는 말 그대로 '칼날같은 햇빛'느낌이 완전........ 태양의 멱살을 잡고 너 이 미친새끼야 해도 너무하네 이건 살인미수잖아 하고 싶다.ㅠㅠ 설마 한국만 이지랄로 덥나 했더니 그냥 전세계가 불바다........ 북한과는 화해무드인데 왜때문에 서울 불바다인가요.ㅠㅠ 그나마 출퇴근 안 하는 직업인이고 집구석이 산중턱이라 도심 열섬 현상에선 비껴나 있지만(산 아래보다 2~3도 정도 낮고 산바람이 불어 습도만 안 높으면 견딜 만 하다) 가끔 외출해서 버스정류장 같은 데 서 있노라면 내가 죽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심각한 의문이 드는... 막 화염을 뚫고 걸어다니는 느낌이 든달까. 특히 신사역이나 강남역 중앙 버스정류장 같은 덴 진심 불지옥이더라.ㅠㅠ 그렇다고 에어컨 센 곳에 가면 머리가 아프고. 다행히 집이 버틸만해서 낮에 제일 더울 땐 열대야모드로 약하게 에어컨 틀다가 해 넘어가면 환기하고 선풍기 틀고 사는데도 그냥 축 늘어져 책이나 읽고 있음 모를까 집중해서 일을 하려고 하면 일이 안 되어 강제휴업중이다. 지난번 화장품 벼룩할 때 한꺼번에 택배 싸다 하루 앓아 누웠었다는.... 집에서도 이 모양인데 이 날씨에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분들은 얼마나 더울까 절로 걱정이. 집에 오시는 택배기사님들을 위해 얼음컵과 포카리스웨트도 구입해서 얼굴 뵐 때마다 손에 들려드리고 있음. 진심 모두의 건강이 걱정인 날씨다.ㅠㅠ


2. 진짜 신의 발명품 에어컨...

캐리어님은 사람의 형상을 한 요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 매일. 에어컨 리모컨을 누를 때마다 하늘에 계시는 캐리어님의 명복을 조용히 빌게 되는 날들이다. 존 스칼지 신 엔진에서였나 신도수가 많으면 그 신의 파워가 세진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에어컨신이 제일 킹왕짱 힘세실 듯. 에어컨교가 있다면 기독교를 누르고 신도수 전세계 1위를 달성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구촌 날씨다. 친구가 요새 학교에 천장형 에어컨에 바람 직사 안되게 플라스틱 판이 대져있는데, 그 위에 학생들이 초코바, 음료수 등 차게 유지해야 하는 식품들을 올려놓는다는 얘길 해 줌. 이것은 난로에 양철도시락을 올려놓는 것의 현대판 버전이랄까. 하지만 난 이 얘기를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에어컨신에게 공물을 바치는 게 아닐까 생각함. 제사가 별건가 에어컨님 앞에 먹을 거 늘어놓고 덕분에 저희가 죽지않고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하면 그게 제사지... 제사가 끝나면 쉬는시간에 공물을 나눠먹으며 에어컨님을 칭송하고... 뭐 그런게 아닐까 싶음.ㅋ 친구는 이 얘기를 듣자 플라스틱판 튼튼하냐며 아래로 떨어지는 거 아니냐 하던데 난 그것은 공물이 맘에 들지 않은 에어컨님의 진노로 인한 천벌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였.. 에어컨님 믿습니다 화이팅



3. 여름나기 도구들

물론 에어컨이 여름나기 물품 원탑 대장님이시지만(그 한참 뒤에 선풍기와 휴대용 선풍기가..) 그 외에도 여름철 생존을 위한 소소한 물품들이 있다. 시원한 의류와 햇빛가리는 도구들이 바로 그것인데, 폭염에도 운동화를 주로 신고 집의 선풍기가 죽어간다는 남자사람친구를 위해 내가 써 본 물품 중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물품을 준비함.




헬렌카민스키 밀짚모자. 모자는 고온다습할 경우엔 좀 쓰기가 힘들지만서도 고온건조하면서 햇빛이 따가울 땐 진정한 필수템. 헬렌카민스키는 가격대는 좀 비싸도 견고하고 모양도 예쁘고 오래오래 쓸 수 있어 매우 좋아하는 여름철 생존템이다. 6개정도 사서 돌려 쓰는데 오래된 건 십 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멀쩡함. 남성용 제품으로 다닐로 모델을 구입했는데, 분당에는 판교 현대백화점과 AK에 매장이 있다.



핏플랍. 여름철 슬리퍼의 제왕. 특히 운동화 등에 익숙해 쿠션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남자사람친구들에게 강추함. 예쁘기는 버켄스탁이 좀 더 예쁘지만 핏플랍의 두꺼운 굽높이와 쿠션감은 독보적인데 지면 상태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막아 주는 아이템임. 굽높이가 4센티 정도인데 발꿈치 모양으로 패여 있어 실제로는 3센티 정도 느낌인 듯. 핏플랍 종류가 엄청 많은데 일단 바로 신었을 때 편한 건 가죽으로 되어 있고 밴드에 패드 처리가 되어 있는 디자인임. 친구놈을 위해 산 건 고흐슬라이드.




이건 내가 몇년째 신고 다니는 핏플랍.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있는데 이게 제일 편해서 자주 신다 보니 많이 낡았다. 가죽이고, 안쪽에 발등이 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소재고 푹신하다.



대충 외출 꼬라지... 리넨 반바지에 핏플랍 샌들에 헬렌카민스키 모자에 와인 셔틀용 보냉백.




이건 친구네집으로 바로 배송시켜 줌. 발뮤다 선풍기인데 백화점에서 보고 인터넷으로 주문. 발뮤다 제품을 사실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디자인때문에 편의를 포기하는 제품군을 그리 안 좋아함;;) 내가 쓰는 게 아닐 뿐더러-_-; 바람 질이 꽤 괜찮아서... 장점은 수면시 틀 수 있는 약풍이 너무 과하지 않고, 센 단계는 꽤 세다는 것.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 단점은 일단 가격.-_- 그리고 높낮이 조절이 가운데 봉을 빼야 한다는 것(여러단계 조절이 안됨), 그리고 손잡이가 없어 이동시 잡기가 애매하다는 것과 앞뒤 플라스틱이 좀 약해보인다는 점. 세척이 쉽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세척을 위한 분리홈 등이 없다는 것도 좀 애매한 부분인 듯. 아기사랑 선풍기(혹은 아기바람 선풍기)등을 더 테스트해 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한데 일단은 디자인이 괜찮고 친구는 맘에 들어하니까 뭐;;
 



이건 아직 안 와서 홈페이지 사진 긁어 옴. 양산. 지드래곤이 군대가기 전에 한 달만 바짝 양산을 들었다면 지금 한반도의 폭염 아래 양산을 든 남자분들이 많이 보일 것 같은데 아쉽게도 지디는 양산에 별로 관심이 없었나 봄.ㅠㅠ 암튼 쪽팔림이고 뭐고 생존을 위해선 남자들도 양산 장착이 필요한 날씨임ㅠㅠ 한낮에 외출을 해야 한다면 자외선 차단되는 양산과 모자가 정말 큰 도움이 됨. 고온건조한 날씨의 생존템이랄까.;; 과연 친구가 양산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상비는 할 수 있도록 초경량에 디자인도 최대한 심플한 걸로 골라 보았음. 우산 겸용도 되어 소나기를 피하는데도 유용할 듯. 일단 가지고 다니다 보면 타죽는 것보단 쪽팔림이 낫겠다 싶은 타이밍이 분명 올 것이라 생각함... 그런 날씨임....


4. 고양이들의 근황.

더운 여름에도 다행히 하루와 호피는 꿩처럼 건강합니다. 다만 수면 시간이 더 늘어난 듯... 그래... 니들도 덥겠지;;



이글루스의 좋은 분이 벼룩으로 보내주신 예쁜 액자가 도착하자 바로 검수에 나선 호피.


호피의 검수에 이어 하루도 검수를 위해 등장.



호피의 검수가 끝난 뒤 본격적인 검수에 나선 하루.



액자 좋네... 흠...



이날씨에 에어컨도 껐는데 굳이 내 옆으로 와서 찰싹 붙은 채 자고 있는 호피. 우리 호피가 날 정말 많이 좋아하나보다... 근데 내가 못살겠다 이놈아ㅠㅠ



침실엔 에어컨이 없는지라 밤에 에어컨이 있는 거실로 이불을 가지고 나와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루가 발치에 이러고 누워있었음. 평소 금지구역인 이불에 올라와 넘 행복했던 듯. 귀여워서 친구한테 사진 보여줬더니 '실신했어요... 웃는 얼굴로...' 함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



찍지뫙 헤헿

어느 날 털을 빗은 뒤의 흔적. 잘 지내지만... 털은 그만 뿜뿜하면 안되겠니......

어쨌든 잘 지내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헉헉



5. 이벤트 당첨자 추첨

생일기념 생일선물 내가 준다를 마무리할 겸 이벤트 당첨자 추첨을 해야 하는데 덧글 달아주신 분들이 많아서 아이디 정리에 시간이 걸리네요 흑흑ㅠㅠ 덧글 남겨주신 것들은 넘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의 활력소였어요. 응당 빨리 정리하여 당첨자어플을 돌려야 하겠지만서도 정말 죄송하지만 날도 덥고 힘들어 좀 천천히(이미 천천히인데...?;) 하겠습니다.ㅠㅠ 선물도 아직 뭘로 할지 못 정해서;;;; 암튼 찬바람 불기 전에(...) 짜잔 정리해서 글 올릴게요!!ㅠㅠ

오랜만의 수다는 일단 이 정도로.... 더위에 정말정말 건강 조심하시고ㅠㅠㅠㅠㅠㅠㅠ 부디 여름 무사히 나시길 바랍니다. 기운내시길!!



눈을 맞으며 귀를 쫑긋 콧김 흥흥하는 호랑이를 두고 사라집니다... 5달만 참으면 돼... 그럼 영하 25도.... 아니 이게 아닌데?!!


by kyoko | 2018/08/02 16:42 | 일상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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