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14일
양성일-바흐 무반주 첼로의 밤 감상.
피곤한데다 할 일이 있어서 긴 글은 못 쓰겠지만, 짧게라도.

오늘은 기다렸던 양성일의 바흐 무반주 첼로의 밤 공연일.
낮에는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고, 8시 공연에 맞춰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굉장히 좋아하는 지춘희의 파란색 반팔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낮에는 꽤나 덥더니 저녁이 되자 춥다. 가디건을 입었지만 조금 쌀쌀해서 봄철의 일교차를 실감할 수 있었던 저녁.
명동성당에 도착하자 7시 반. 표를 찾고 들어갔는데 50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거의 만석이다. 성당쪽에서도 표를 판매한 듯. 공연으로 얻는 수익금은 전체 다 고아원에 기증하는 자선공연이라 그런지 주차안내하는 사람들도 자원봉사를 하는 듯한 학생들이었다. 그냥 자선공연이라면 좀 불안한 요소도 있을 수 있지만 연주자가 바흐의 스페셜리스트인 양성일씨라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명동성당 내부는 여전히 고풍스럽고 멋지다. 곧 이 곳을 가득 채우는 첼로 소리를 들으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공연 소식을 처음 듣고 예매했을 때처럼 뭔가에 손이 닿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8시. 공연은 시작되고 양성일씨가 나와서 자리에 앉는다. 활을 들고 포즈를 취한다. 곧 너무나 유명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이 성당 안을 가득 채운다.
뭐라 표현해야 좋을까. 가슴 속이 순간적으로 꽉 차면서도 동시에 뭔가 단단하게 응어리가 지는 기분이랄까.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동안 수십, 수백번은 들었을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와는 완전히 다르다. 카잘스가 음 하나하나에 확신을 가지고 강렬하고 또렷하게 연주한다면, 양성일은 각자의 음이 다른 음을 불러오는 것처럼 잔잔한 듯 조화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달까. 지금까지 들었던 연주들과는 다른 양성일만의 연주는 성당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더 마음을 헤집고 들어왔다. 첼로의 저음으로 표현된 바흐의 음악은 몇백년이 지나도 뭔가를 얘기해 주었다. 삶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앞을 바라보고 걸어간다는 것에 대해. 그래서 끝날 때까지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두 곡의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더 이상 첼로의 음이 들리지 않는 성당 안은 무언가 허전했다. 내게서도 뭔가가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지만 동시에 뭔가로 충만해진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닐지도, 결국에 남은 건 불완전한 이미지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못하기에 그걸 위해서 책을 읽고 공연을 보고 미술관에 가는 거겠지. 그러다 오늘처럼 뭔가를 만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다음을 기대하고.
오늘 잠시나마 그 뭔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짧은 글은 이만.

오늘은 기다렸던 양성일의 바흐 무반주 첼로의 밤 공연일.
낮에는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고, 8시 공연에 맞춰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굉장히 좋아하는 지춘희의 파란색 반팔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낮에는 꽤나 덥더니 저녁이 되자 춥다. 가디건을 입었지만 조금 쌀쌀해서 봄철의 일교차를 실감할 수 있었던 저녁.
명동성당에 도착하자 7시 반. 표를 찾고 들어갔는데 50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거의 만석이다. 성당쪽에서도 표를 판매한 듯. 공연으로 얻는 수익금은 전체 다 고아원에 기증하는 자선공연이라 그런지 주차안내하는 사람들도 자원봉사를 하는 듯한 학생들이었다. 그냥 자선공연이라면 좀 불안한 요소도 있을 수 있지만 연주자가 바흐의 스페셜리스트인 양성일씨라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명동성당 내부는 여전히 고풍스럽고 멋지다. 곧 이 곳을 가득 채우는 첼로 소리를 들으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공연 소식을 처음 듣고 예매했을 때처럼 뭔가에 손이 닿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8시. 공연은 시작되고 양성일씨가 나와서 자리에 앉는다. 활을 들고 포즈를 취한다. 곧 너무나 유명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번이 성당 안을 가득 채운다.
뭐라 표현해야 좋을까. 가슴 속이 순간적으로 꽉 차면서도 동시에 뭔가 단단하게 응어리가 지는 기분이랄까.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동안 수십, 수백번은 들었을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와는 완전히 다르다. 카잘스가 음 하나하나에 확신을 가지고 강렬하고 또렷하게 연주한다면, 양성일은 각자의 음이 다른 음을 불러오는 것처럼 잔잔한 듯 조화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달까. 지금까지 들었던 연주들과는 다른 양성일만의 연주는 성당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더 마음을 헤집고 들어왔다. 첼로의 저음으로 표현된 바흐의 음악은 몇백년이 지나도 뭔가를 얘기해 주었다. 삶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앞을 바라보고 걸어간다는 것에 대해. 그래서 끝날 때까지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두 곡의 앙코르 연주가 끝나고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더 이상 첼로의 음이 들리지 않는 성당 안은 무언가 허전했다. 내게서도 뭔가가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지만 동시에 뭔가로 충만해진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닐지도, 결국에 남은 건 불완전한 이미지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못하기에 그걸 위해서 책을 읽고 공연을 보고 미술관에 가는 거겠지. 그러다 오늘처럼 뭔가를 만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다음을 기대하고.
오늘 잠시나마 그 뭔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짧은 글은 이만.
# by | 2005/05/14 01:31 | 영화 및 공연 감상 | 트랙백 | 덧글(1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좋았다니 부럽습니다.
A-Typical님/ 감사합니다.^^
bikbloger님/울리는 소리가 정말 좋았습니다. 제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rumic71님/저런;; 좋은 공연이었는데 표가 매진이라.. 안타깝습니다..ㅠ.ㅠ
hannah님/다음주 4, 5, 6번도 넘 가고 싶은데... 아마 표가 없을 것 같아요..ㅠ.ㅠ 현장에 일찍 가시면 구매가 좀 가능하실 것도 같습니다. 크림소스 스파게티랑 리조토 해 드셨군요.^^ 허접한 레시피지만 부디 맛있게 해 드셨기를..^^;
bikbloger님/우째 이런 허접한 글이;; 감사합니다.^^;;
핑크팬더님/아쉽습니다...ㅠ.ㅠ 그런데 명동성당에서도 은근히 공연을 많이 하더라구요. 다음에라도 꼭 보실 수 있으셨음 좋겠습니다.^^
사이오닉스톰메저H/언니도 카잘스가 있군아.^^; 언니도 명동성당서 들었으면 징 하고 느껴지는 정도가 아니라 두산이 역전했을 때 같은 감동이 있었을거여;ㅁ;/
luxferre님/저도 현악기가 좋아서 바이올린은 하고 있긴 하지만.. 첼로소리를 들으면 첼로가 하고 싶고^^;; 어쨌든 현악기는 정말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