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6월 04일
우울.
어제 마감이 끝나고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는 도중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게 술을 마시는데도 미친듯이 우울하다. 존내존내존내 우울하다.
(한 줄을 쓸 때마다 욕이 안 빠지는 것도 참 한심타.)
몇년만인가. 술을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삽질 모드가 되는 게.
술자리에서 헛소리도 잘 하고 잘 떠드는 편이지만 어젠 어느 시점부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헝크러져 버렸다.
두시쯤 술자리는 끝났고 택시를 타든지 해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을 먼저 태워 보내고 그냥 미친듯이 걷기 시작했다. 신촌에서 양화대교 쪽으로. 어디로 가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검은 물이 보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결국엔 절실히 혼자라 느낀다. 평소에도 계속 이런 생각을 한다면 분명히 미쳐버리겠지. 그래서 나는 미친 걸까.
뭐라 말을 하면 삐끗해서 잘 못 나갈 것 같아 불안하고 또 불안했다. 글을 써 놓고 보니 기분 정말 더럽다. 왜 맛있는 술과 좋은 사람들로는 안 되는 거냐. 왜 안 되는 거냐고. 뾰족하게 기른 손톱으로 누군가의 얼굴을 깊게 할퀴어 상처자국을 만들고 피를 흘리게 하고 싶은 기분. 폭력. 내 손에 세계를 폭파할 수 있는 폭탄의 스위치가 있다면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걸 눌렀을 거야.
어두운 새벽 3시, 모든 이유없는 살인과 방화와 폭력이 갑자기 내 곁으로 왔다.
걷다가 결국엔 아침 첫 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가 없기를 간절히 바랬다. 어머니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다. 어머니가 무서운 게 아니다.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다. 언제나 그것이 무섭다. 서른살이 되었어도, 지금도 나는 가끔 부모를 죽이고 싶고 그걸 참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다행히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지친 몸을 침대에 눕혔지만 이미 날카로와진 신경은 잠을 허락하지 않고 뇌에 채찍질을 한다. 머릿속에서 점멸하는 영상들. 모든 것을 다 토해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어 토하려 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냥 조여오기만 할 뿐인 위장과 어느 새 깨물었던 입술에서 나는 비릿한 피맛. 이럴 바에는 술을 취하도록 마시는 게 나았을 텐데 왜 나는 취하지도 못하는 것일까. 결국엔 경련하는 위장에 약을 털어 넣고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었다. 일어나니 남아 있는 건 발목에 생긴 스트랩 슈즈의 희미한 자욱과 왜 생겼는지 모를 손목의 멍 뿐.
그리고 다시 전처럼 살아나가겠지. 새벽의 기억 따위는 잊기 위해 애를 쓰면서.
하지만 그런 걸 잊는다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일까.
무리했다. 무리하고 있다. 무리하면서 살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게 나쁘진 않다고 스스로에게 언제나 얘기하고 있는 주제에 왜 힘들어하는 건데. 우스운 일이지.
...........................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쓴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지금 쓰는 이 글이 맞는 걸까.
나도 안다. 난 조금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마시러 나갈 거고, 다시 농담을 하고. 어제같이 자신을 몰아치는 일 없이 곱게 집에 돌아올 거다. 그리고, 이런 글도 쓰지 않고 다른 글들을 쓰고.
아마도 당분간은.
언제나 대충 말하고 아무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아.
그렇지만 언제나 정말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게 술을 마시는데도 미친듯이 우울하다. 존내존내존내 우울하다.
(한 줄을 쓸 때마다 욕이 안 빠지는 것도 참 한심타.)
몇년만인가. 술을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삽질 모드가 되는 게.
술자리에서 헛소리도 잘 하고 잘 떠드는 편이지만 어젠 어느 시점부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헝크러져 버렸다.
두시쯤 술자리는 끝났고 택시를 타든지 해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을 먼저 태워 보내고 그냥 미친듯이 걷기 시작했다. 신촌에서 양화대교 쪽으로. 어디로 가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검은 물이 보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결국엔 절실히 혼자라 느낀다. 평소에도 계속 이런 생각을 한다면 분명히 미쳐버리겠지. 그래서 나는 미친 걸까.
뭐라 말을 하면 삐끗해서 잘 못 나갈 것 같아 불안하고 또 불안했다. 글을 써 놓고 보니 기분 정말 더럽다. 왜 맛있는 술과 좋은 사람들로는 안 되는 거냐. 왜 안 되는 거냐고. 뾰족하게 기른 손톱으로 누군가의 얼굴을 깊게 할퀴어 상처자국을 만들고 피를 흘리게 하고 싶은 기분. 폭력. 내 손에 세계를 폭파할 수 있는 폭탄의 스위치가 있다면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걸 눌렀을 거야.
어두운 새벽 3시, 모든 이유없는 살인과 방화와 폭력이 갑자기 내 곁으로 왔다.
걷다가 결국엔 아침 첫 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가 없기를 간절히 바랬다. 어머니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다. 어머니가 무서운 게 아니다.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다. 언제나 그것이 무섭다. 서른살이 되었어도, 지금도 나는 가끔 부모를 죽이고 싶고 그걸 참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다행히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지친 몸을 침대에 눕혔지만 이미 날카로와진 신경은 잠을 허락하지 않고 뇌에 채찍질을 한다. 머릿속에서 점멸하는 영상들. 모든 것을 다 토해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어 토하려 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냥 조여오기만 할 뿐인 위장과 어느 새 깨물었던 입술에서 나는 비릿한 피맛. 이럴 바에는 술을 취하도록 마시는 게 나았을 텐데 왜 나는 취하지도 못하는 것일까. 결국엔 경련하는 위장에 약을 털어 넣고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었다. 일어나니 남아 있는 건 발목에 생긴 스트랩 슈즈의 희미한 자욱과 왜 생겼는지 모를 손목의 멍 뿐.
그리고 다시 전처럼 살아나가겠지. 새벽의 기억 따위는 잊기 위해 애를 쓰면서.
하지만 그런 걸 잊는다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일까.
무리했다. 무리하고 있다. 무리하면서 살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게 나쁘진 않다고 스스로에게 언제나 얘기하고 있는 주제에 왜 힘들어하는 건데. 우스운 일이지.
...........................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쓴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지금 쓰는 이 글이 맞는 걸까.
나도 안다. 난 조금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마시러 나갈 거고, 다시 농담을 하고. 어제같이 자신을 몰아치는 일 없이 곱게 집에 돌아올 거다. 그리고, 이런 글도 쓰지 않고 다른 글들을 쓰고.
아마도 당분간은.
언제나 대충 말하고 아무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아.
그렇지만 언제나 정말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무런 생각도 없이.
# by | 2005/06/04 15:58 | 개삽질-_- | 트랙백(1)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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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more
술도 좋아하지만......총알이 딸려서..ㅠㅡㅠ...
힘내세요^^
오죽하면 꿈에서도 시달릴까 싶을정도로..
남들앞에선 웃고 떠들지만, 사실은 내가 정말 두려워하고 있는게 아닌가 아니 어쩌면 내가 그리워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라 힘이 될수있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제 넋두리네요;힘내세요...
힘내세요~~토닥토닥~~
그냥 외롭다구 써요. 한줄만...
리손님/결국에는 그게 제일 문제같아요. 죽지도 못한다는 거.-_-
비공개 1님/저도 늘상 느껴왔던 기분이라.. 그게 일상을 살아나가면서 지워지면 참 좋을 텐데 저는 왜 그게 힘든 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대화를 나눠보면 다들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는 기분인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고장나지 않고 잘 살고 있는(혹은 그런 것 같아 보이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구요. 저만 뭔가 엇나가는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 듭니다.
누군가가 생기고 아무리 즐거운 일이 있어도 왜 잊어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가능하면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지만. 사는 건 참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나마 익숙해지긴 하지만.
오히려 제 우울한 분위기가 전파; 된 게 아닌가 합니다.ㅠ.ㅠ
그런데 다들 전염;; 이라니... 다른 분들도 우울?;
마리오님/음.. 저는 가난한데 술이 '많이'마시고 싶으면 슈퍼의 참이슬 패트병을 이용합니다.-_-;;보통은 맥주를;
사는 게 다 그런가봐요. 뭔가 허전하게 사는 게 오히려 당연할 걸지도..
비공개 3님/감사합니다. 한번 읽어볼게요^^
레이시님/사람들 앞에서의 내 모습과 내 자신이 분리가 되어 있다고 자각하면 할수록 제 자신이 비겁한 것 같아서 뭔가 난감해집니다. 남들을 속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랄까.
그렇다고 날것 그대로를 보여줄 수 없는데도 말이죠. 속살은 빨갛고 흉하기도 하지만 상처도 잘 입을 테니까요.
(뭔 소리여-_-;;) 어쨌든 그래도 살아나가야겠죠^^;;
(써 놓고 나니 우울타-_-;;)그래도 여행으로 뭔가가 달라지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Kana님/전 펀치보다 철권 3이나 TTT기계 앞에 앉아서 미친듯이 헤이하치 초풍신권 콤보를 넣는 게 더...-_-;;
비공개 5님/제 글을 좋아해 주신다는 말..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제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블로그를 하면서도 내 자신도 좋아하지 않는 걸 누가 좋아할 것인가 항상 생각합니다. 제가 강한지 어떤지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약한지도 모르겠습니다.-_-;; 싸우는 걸 두려워하진 않는데 이대로 계속해서 해아가야 하는 건 자꾸 고민이 됩니다. 정말 진작에 끝내버렸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지요. 그렇지만(이라고 쓰는 것도 참..^^;)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다면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하는 걸 테니까.
(라고는 해도 사실은 '미안하게 됐어." 하고 때려치는 인간이 접니다.-_-;;)일단은 계속 해나가야겠지요.-_-; 힘내겠습니다.^^
그래도 왜 술을 마시느냐고 물어보면... 그냥 술 특유의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약간은 풀어지는 기분이 드는 듯한 게. 어쨌든 그래서 술을 마시긴 하지만 성격상 알콜중독은 안 될 것 같아요. 오히려 폭력중독이 될 것 같아 무섭-_-;습니다; 가끔은 알콜을 즐기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음.. 역시 아무생각없이 살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아무생각없이 산다면 그때는 이미 제가 아니겠죠. 그래서 이 상태도 나쁘진 않은 거라고 스스로 계속 생각을 합니다. 지금의 나도 싫지만 다른 나도 그닥 좋을 것 같지 않아서요. 그래서 무리라고 해도 계속해서 이대로 해나가야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횡설수설이라;; 죄송(__);;
A-Typical님/헉;; 멍이 들도록 때리다니.. 그게 수호천사 맞는 겁니까;
한도사님/외로운 거랑은 좀 다른데요.-_-; 혼자 있고 싶었던 걸 보면 외로와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rumic71님/감사합니다.^^
제길...
웬지 그려러니 너무 아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 인생의 주인은 자기니까요. (...CF스런.;;)
벗어나거나 부술 수 있다면 그리해야되고, 그리할수없다면 최대한 피해가는 인생을 살고있습니다. 제 딴에는 깊이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한 결론들이 저보다 나이많은 현명한 사람들의 생각들에 비하면 정말 어린아이같다는 느낌이 간혹 들긴하지만요
어짜피 살아갈 인생이라면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가려고 하지만.. 귀찮아서 -_-a..;;; 아아..횡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