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9월 15일
불면
이제는 방 공기가 차가워졌다. 핑크색의 두꺼운 가운이 포근하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침대시트를 갈고 화사한 꽃무늬의 새 이불을 깐다. 바삭하게 잘 마른 이불 안에 들어가 새로 간 꽃무늬의 베개커버에 머리를 대고 잠을 청해 본다. 몇시간을 뒤척이다 수면제를 먹어야 하는 걸까 잠시 생각한다. 얕고 괴로운 잠을 자는 것보다는 멍한 채로 깨어 있는 쪽을 선택하고 다시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 뭔가를 쓴다.
내가 섹스를 좋아하는 건 그 짓을 할 때만큼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내 위에 있는 그 애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해 주는지만 느끼면 된다. 마약성 진통제를 맞았을 때의 그 기분, 지독한 통증이 멀어지고 고통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과도 비슷하다. 중독적이다. 머릿속에서 쾌감이 하얗게 점멸한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 애를 보면 곧바로 자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섹스를 하고, 쌔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아주 깊고 아득한 잠에 빠진다. 딱딱한 사탕처럼 굳어버린 불면이 서서히 달콤하게 녹는다. 그 짓을 할 때만큼은 그 애도 나도 행복해진다. 나라는 인간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그 순간뿐일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음란하게 변하고 싶어. 쾌감을 위해 수치를 버릴 수 있을 만큼. 그러나 빌어먹을, 나는 아직도 제정신인 것만 같아. 이젠 그럴 필요도 없는데.
몹시 헝클어진 뇌로 애써 뭔가를 생각하려 한다. 꼭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 몇천년동안 각기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해 왔을 이야기. 나는 네가 필요해. 진통제처럼. 모르핀, 코데인, 펜타조신과 같이 강력한 진통제. 머릿속의 모든 걸 지워주고 나를 재워줄 만한 것. Let me see the light, baby. 무릎을 굽혀 차갑게 된 맨발을 의자에 올리고 손으로 감싸서 덥힌다. 온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따스해질 수 있을까, 네게 머리를 기대고 힘을 뺄 수 있을까. 그래서 행복하게 될까.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필요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모든 걸 버리고 뒤로 향해 달려가게 될까봐 두려워져.
잠이 오지 않아 몽롱한 미드나잇 블루의 새벽엔 잊고 있었던 것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이미지와 감정은 한없이 어둡고 깊어서 그 속에 침잠되어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런 새벽에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배설을 위해 위와 같은 것들을 끄적인다. 그러면 잊어버릴 수 있다.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그걸로 된 거야.
아아, 다행이다.
내가 섹스를 좋아하는 건 그 짓을 할 때만큼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내 위에 있는 그 애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해 주는지만 느끼면 된다. 마약성 진통제를 맞았을 때의 그 기분, 지독한 통증이 멀어지고 고통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과도 비슷하다. 중독적이다. 머릿속에서 쾌감이 하얗게 점멸한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 애를 보면 곧바로 자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섹스를 하고, 쌔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아주 깊고 아득한 잠에 빠진다. 딱딱한 사탕처럼 굳어버린 불면이 서서히 달콤하게 녹는다. 그 짓을 할 때만큼은 그 애도 나도 행복해진다. 나라는 인간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그 순간뿐일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음란하게 변하고 싶어. 쾌감을 위해 수치를 버릴 수 있을 만큼. 그러나 빌어먹을, 나는 아직도 제정신인 것만 같아. 이젠 그럴 필요도 없는데.
몹시 헝클어진 뇌로 애써 뭔가를 생각하려 한다. 꼭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 몇천년동안 각기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해 왔을 이야기. 나는 네가 필요해. 진통제처럼. 모르핀, 코데인, 펜타조신과 같이 강력한 진통제. 머릿속의 모든 걸 지워주고 나를 재워줄 만한 것. Let me see the light, baby. 무릎을 굽혀 차갑게 된 맨발을 의자에 올리고 손으로 감싸서 덥힌다. 온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따스해질 수 있을까, 네게 머리를 기대고 힘을 뺄 수 있을까. 그래서 행복하게 될까.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필요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모든 걸 버리고 뒤로 향해 달려가게 될까봐 두려워져.
잠이 오지 않아 몽롱한 미드나잇 블루의 새벽엔 잊고 있었던 것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이미지와 감정은 한없이 어둡고 깊어서 그 속에 침잠되어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런 새벽에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배설을 위해 위와 같은 것들을 끄적인다. 그러면 잊어버릴 수 있다.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그걸로 된 거야.
아아, 다행이다.
# by | 2005/09/15 05:59 | 개삽질-_-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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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도 앞으로도 계속 괜찮아 지실 겁니다. 힘내세요.
정말 좋은 사람과 섹스를 하고 난 후에 같이 잠드는 것 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자주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게 무척 슬픈일이지만요..ㅎㅎ
전 kyoko님의 만담도 무척 좋아하지만 가끔 이런식의 글을 쓰실 때가 너무 좋아요. 힘들게 쓰시는 글에 괜한소리 같지만 제가 속으로 생각만 했던 게 글로 변해 있는 것 같아서 몇번씩 더 읽게 됩니다.글 정말 잘쓰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푹 주무시고 힘내셔요~~~!!^^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_-*
넉넉하고 행복한,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
확실히 잘라고 누웠는데 오만 잡스런것들이 머릿속에 가지를 쳐대기 시작하면 정말 걷잡을 수 없어요. ㅜ.ㅜ
나중에는 더이상 자랄 수 없는 생각의 나무를 보며 그 씨앗이 어느놈이었는지를 거슬러 내려가는것도 그럭저럭 재미있지만, 역시나 저~ 땅 속 깊숙히 묻혀있던넘을 끄집어 내면 이미 시간은 흘러흘러 창 밖에서 닭이 홰를 치고있죠.
격렬한 섹스후 둘다 땀에 살짝 젖은채로 파트너의 살에 기대어 잠드는것.. 환상입니다.
복상사가 최고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가봐요. (이거랑 그거랑 다른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