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27일
그러고 보니 문득 깨달았어.
세상에.
이글루를 만든 지 벌써 일년이 넘었다니.
일년동안 나는 스물 아홉살에서 서른 살이 되었고, 4년간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10년동안 내 옆에 있었던 가장 친한 남자친구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게 되었고,
몇개인가의 연애 사건에 휘말렸으며, 새로운 술친구들이 생겼고,
조금 더 뻔뻔스러워졌고, 조금 더 거짓말을 잘 하게 되었으며,
그러면서도 묘하게 솔직하게 굴고, 그래서 여전히 복잡한-결국엔 변한 것 없는- 서른 살의 미숙아로 지냈다.
다시 새해가 다가오고 나는 곧 서른 한 살이 된다. 올 연말에도 여전히 베토벤 9번을 예매한다. 새 구두는 언제나 빨간 박스 안에 있으며 캐시미어 코트는 잘 손질이 되어 드레스룸에 걸려 있고 나의 까만 고양이 쿠로는 내 옆에서 몸을 둥글게 만 채 자고 있다.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만 같아. 그렇지만 그 동안의 일들은 이글루에 조각조각 퍼즐처럼 흩어져 있다. 아마도 내 자신조차 맞추기 어려울 게 틀림없는 그런 자디잔 퍼즐.
그냥 아무 생각 없는 잡담과 배설-_-;을 위해 작년 11월 20일에 만들었던 이글루가 1년동안 10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곳이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놀라울 따름. 이렇게 오랫동안 해 나갈 거라고는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이글루가 나에게 있어서 뭔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혼자서 끄적대는 지극히 개인적인 그 모든 허접쓰레기같은 글을 하루에 몇백, 때로는 천명이 넘는 사람이 읽어 준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아니, 가끔은 그것 때문에 오히려 혼자라는 걸 자각했던 순간도 있고.- 여기서 누군가를 만나고,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음담패설을 하고. 술이 깨면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내밀하며 부끄러운 얘기를 하기도 했었고(세상에.) 지금도 그러고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해.
언제나 그랬듯이 왜 이곳에 글을 쓰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나는 문학소녀가 아니고, 그냥 저질스런 속물에 불과한 인간이라 믿는다. 내 일상은 보통의 인간들처럼 하잘것없으며 가끔 빛나는 순간은 글로 남길 수조차 없다. 가끔 떠오르는 생각들, 이미지와 엑스타시는 글이 되면 더 이상 빛나지 않고 찌든 낙엽처럼 바스라진다. 그렇지만 언젠가 이글루에 썼던 이 문장을 떠올린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죽는 편이 더 달콤할 것만 같은 전쟁. 절대로 채울 수 없을 것 같은 상실감. 하지만 그게 두려운가를 반문하면 그건 아니다. 나는 언제나 무모했으며, 내가 무서워하는 건 굴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디스트일 수밖에 없다. 가끔은 마음 속의 연한 부분이 건드려지고, 그래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되어도 내가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노다. 그래서 나는 싸워 나가겠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갖지 못하게 되어도, 내 머릿속에서 언제나 플래쉬백되는 것들. 엑스타시와 이미지. 관념.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들.
그래도 나는 그것을 쓰겠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 아직은.
이글루를 만든 지 벌써 일년이 넘었다니.
일년동안 나는 스물 아홉살에서 서른 살이 되었고, 4년간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10년동안 내 옆에 있었던 가장 친한 남자친구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게 되었고,
몇개인가의 연애 사건에 휘말렸으며, 새로운 술친구들이 생겼고,
조금 더 뻔뻔스러워졌고, 조금 더 거짓말을 잘 하게 되었으며,
그러면서도 묘하게 솔직하게 굴고, 그래서 여전히 복잡한-결국엔 변한 것 없는- 서른 살의 미숙아로 지냈다.
다시 새해가 다가오고 나는 곧 서른 한 살이 된다. 올 연말에도 여전히 베토벤 9번을 예매한다. 새 구두는 언제나 빨간 박스 안에 있으며 캐시미어 코트는 잘 손질이 되어 드레스룸에 걸려 있고 나의 까만 고양이 쿠로는 내 옆에서 몸을 둥글게 만 채 자고 있다.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만 같아. 그렇지만 그 동안의 일들은 이글루에 조각조각 퍼즐처럼 흩어져 있다. 아마도 내 자신조차 맞추기 어려울 게 틀림없는 그런 자디잔 퍼즐.
그냥 아무 생각 없는 잡담과 배설-_-;을 위해 작년 11월 20일에 만들었던 이글루가 1년동안 10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곳이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놀라울 따름. 이렇게 오랫동안 해 나갈 거라고는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이글루가 나에게 있어서 뭔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혼자서 끄적대는 지극히 개인적인 그 모든 허접쓰레기같은 글을 하루에 몇백, 때로는 천명이 넘는 사람이 읽어 준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아니, 가끔은 그것 때문에 오히려 혼자라는 걸 자각했던 순간도 있고.- 여기서 누군가를 만나고,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음담패설을 하고. 술이 깨면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내밀하며 부끄러운 얘기를 하기도 했었고(세상에.) 지금도 그러고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해.
언제나 그랬듯이 왜 이곳에 글을 쓰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나는 문학소녀가 아니고, 그냥 저질스런 속물에 불과한 인간이라 믿는다. 내 일상은 보통의 인간들처럼 하잘것없으며 가끔 빛나는 순간은 글로 남길 수조차 없다. 가끔 떠오르는 생각들, 이미지와 엑스타시는 글이 되면 더 이상 빛나지 않고 찌든 낙엽처럼 바스라진다. 그렇지만 언젠가 이글루에 썼던 이 문장을 떠올린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죽는 편이 더 달콤할 것만 같은 전쟁. 절대로 채울 수 없을 것 같은 상실감. 하지만 그게 두려운가를 반문하면 그건 아니다. 나는 언제나 무모했으며, 내가 무서워하는 건 굴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디스트일 수밖에 없다. 가끔은 마음 속의 연한 부분이 건드려지고, 그래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되어도 내가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노다. 그래서 나는 싸워 나가겠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갖지 못하게 되어도, 내 머릿속에서 언제나 플래쉬백되는 것들. 엑스타시와 이미지. 관념.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들.
그래도 나는 그것을 쓰겠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 아직은.
# by | 2005/11/27 23:49 | 개삽질-_-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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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디다 쓴 글을 누군가 읽어주고 흔적을 남겨준다는것.
의미가 다른 오르가즘을 느끼게하죠.
블로그를 만들어서 사람을 모이게 하는거 굉장히 부러운 일입니다.
하고싶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아무나 다 되는것도 아니며, 싫다고 막을 수 도 없는 일이죠. (아 막을 순 있겠군요. 닫아버리면되니.)
어디 한 구석탱이에 내기 만드는 환상세계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건 좋은것 같아요.
맘이 통하는 이성 혹은 동성친구 보다 가끔은 이런 작은 공간이 더 편할때도 있구요.
인터넷.
인간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 아닐까요? ^^
정말 확 와닿는 글이네요. 거기에 평소 쿄코님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삶을 살아나가시는지 잘 표현되어 있는것도 같고..^_^
전 쿄코님의 글이 좋아요. *>_<* 앞으로도 그 삶의 조각들을 함께 나누고 더듬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날이 쌀쌀해 지는데 건강에도 유념하세요-*
알바트로스K님/서정적;; 전 왠지 건조해 보이는데요-_;
Arsia님/음.. 환상세계라. 사실 전 저란 인간에 대해 1그람의 환상도 없는 무미건조한 뇬이라-_;;
그냥 글로라도 안 쓰면 정말 맹구수준의 사고를 하게 될 것 같아서 가끔 뭔가를 써야겠다고 애를 쓰지만.. 그래봤자 바보인 것 같아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