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7월 30일
와인일기 첫번째- Cote du Rhone Villages

와인일기의 첫번째 와인은 프랑스 론 지방의 와인인 꼬뜨 뒤 론 빌라쥐-피에르 오그리.
프랑스 와인 하면 보르도 혹은 부르고뉴 지방이 일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만 론 지방도 질좋은 와인을 생산하며 무엇보다도 가격대비 품질이 무척 훌륭하다.
최근 상당히 인기있는 샤토뇌프 뒤 파프 Chateauneu-du-pape 도 바로 이 남부 론 지방의 와인. 뒤 파프의 경우 가격대가 보통 7만원이 넘는지라 쉽게 사서 마시기엔 좀 부담스럽지만 꼬뜨 뒤 론 빌라쥐의 경우엔 17개 마을(Villages)에 한정되어 생산되지만 훨씬 더 접하기 쉬운 가격대의 와인으로 섬세한 풀 바디의 론 지방 와인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무척 좋아할만한 와인이라는 느낌이다.
쿄씨가 마신 피에르 오그리의 꼬뜨 뒤 론 2001년산도 이런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일단 오픈을 하면 상당히 복합적인 향이 코를 간질인다. 포도 특유의 신선한 향과 항초 계열의 향기인데 향 자체가 무척 섬세한 편이라 처음엔 상당히 옅은 향이 난다. 글라스에 따르고 나서 좀 지나야 서서히 향이 퍼지는 정도.
색상은 보랏빛과 루비색의 중간 정도로 병으로 짐작할 수 있는 색상보다는 좀 더 가볍고 젋은 느낌이다. 의외로 단독으로 마시기에 좋다. 특히 따고 30분 이내에서는 2001년산임에도 불구, 상큼하고 젊은 포도의 느낌이 난다. 부르고뉴의 피노 누와 종 와인들이 생각나는 섬세한 양갓집 아가씨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이 아가씨 의외로 고집이 세다.-_-; 집에서 매치할 수 있는 웬만한 안주엔 다 안 맞는다. 와인만 즐기기엔 괜찮지만 심지어는 향이 조금 강한 치즈하고도 안 맞는다. 무조건 와인의 섬세한 향이 죽어버리고 탄닌과 통후추같은 느낌의 맛만이 혀에 남는다. 물론 안주가 좀 부실하긴 했지만(그날따라 전형적인 미국산 체다치즈와 딜이 들어간 크림치즈 정도밖에 없었..;) 정말 심할 정도로 안 맞는다! 나중엔 오기가 생겨(쿄씨는 와인도 중요하지만 안주도 몹시 중요하며 그 둘의 마리아주가 있을 때 비로서 맛있는 와인을 마셨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라-_-;) 냉장고에 있는 이런저런 밑반찬을 가지고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최악은 장조림에 들어있는 메추리알. 메추리알이 비릿하고 간장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나마 이탈리안 비노들은 간장맛하고도 어느 정도 어울리더만; 이건 뭐 아가씨가 까아 나 죽네 이런 변태 엉엉엉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수준;; 그나마 괜찮은 건 감자전. 하지만 감자 특유의 흙냄새가 더 진하다. 아아.. 집에서 이 분을 알흠답게 마셔드리려면 쁘띠 프렌치라도 차려놓아야 하는 거냐? 캐고민하다가 마지막으로 쿄씨의 시선을 붙잡은 건 바로...
밥통...-_-;
그래... 맨밥이랑 먹어보는 거샤!!!!(야!!!!!!;)
시험삼아 그릇에 흰쌀밥을 떠서 한 입 입에 넣고 쌀의 단맛이 나올 때까지 꼭꼭 씹은 뒤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시파...
졸라 맛있어!!!!!!!!!!!!!!!(라고 말하지만 캐부끄럽다;;;)
그렇다. 이 언니님은 맛이 엷고 미묘한 요리에 잘 어울리는 분이셨다 흑흑흑. 밥을 먹고 와인을 입에 넣자 앞에 먹은 것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와인의 맛이 따스하게 감싸지면서 단 맛과 복잡미묘한 맛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졸라 맛있는 와인이쿠나 흑흑. 그런데 이거.. 대체 뭐에 곁들여 먹어야 하지? 정통 프렌치??
고민하다 나중에 아따블르에서 모임이 있을 때 한병 따서 곁들여 보니 과연 버터와 오일 풍미에는 잘 어울리더라. 집에서 마셨던 그 분하고는 천지차이였음. 어쨌든 섬세한 와인인데 일반적으로는 중식하고 어울린다고 평가되고 있으니 어쩐 일인지. 마셔 본 바로는 중식은 좀 에러일 것 같은데...-_-; 다음에 홍루에 갈 때 한병 들고 가봐야겠다. 오늘의 와인일기 이만 끝~.
(그렇다.. 이 코너는 와인을 마시며 뻘짓을 한 얘기를 쓰는 코너인 것이다 흑흑.)
참, 중요한 가격. 소비자가는 3만원대지만 여러 와인샵 에서 만원대 중 후반 정도의 가격으로 할인을 하고 있는지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가격대비로는 강추!!
# by | 2006/07/30 18:09 | 와인일기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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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리신 녀석은 cinsault 30% grenache 30% syrah 30% mourvedre 10%...일 겁니다. 해산물이나 새고기 등에 잘 어울릴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몽티리우스의 꼬뜨 뒤 론(grenache 100%)가 입에 잘 맞더라구요 ^^a
요새 신의 물방울 (만화)를 보면서 왠지 모를 와인에의 열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
아니면 누룽지라던지;;;;
다른 세계의 와인님을 접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우유에다 밥말아 먹는것도 훌륭하다 말씀하시는분들도 많으시니 역시나 맛있으면 그만이다~ 가 정답이겠군요.^^;;;
전 못해봤습니다만.
프랑스산 샤블리 행사였나 그럴 겁니다.
다른 것들은 원래 가격 그대로...ㄱ-
언제 다 배우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