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8월 20일
와인일기 두번째- 샤토 몽 페라. Chateau Mont-Perat
어쨌든 얼마전 Y님과 청담동의 와인바에 들어갔다가 리스트에 정말 보기 힘든 2003 빈티지가 있는 걸 보고 낼름 주문해서 마셔보았다. 아래는 사진.

이날 사진들을 발로 찍었다.-_-;; 오픈하고 잔에 따른 몽 페라는 색상이 아주 진하다. 거의 빛이 투과되지 않는 느낌의 어두운 흑장미색이다. 푸룬같은 짙은 말린 과실과 나무열매 향이 진하다. 그나마 오픈한 다음 바로 아로마를 맡으면 생과일 향도 좀 나더라.-_-;

마셔 보자.. 역시 굉장한 와인이다.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여섯송이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솎아내서 응축했다더니 괜한 말이 아니다. 3시간 정도에 걸쳐 마셨지만 전혀 퍼짐이 없이 포도 엑기스 수준-_;;의 파워를 유지한다. 같이 마신 Y님과 물을 타 마셔야 보통 와인의 수준이 되겠다는 말까지 나눴다.-_;;;; 사실 이 정도 힘이라면 오늘 밤에 따 놓고 내일 마셨어야 하는 게 아닌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집이 아닌 와인바라서 그냥 다 비웠다...-_-
어쨌든 몽 페라... 파워 하나만큼은 오래전에 마셨던 샤토 무통 로쉴드 1997년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는 녀석이다. 하긴 무통을 마셨을 때는 와인맛을 지금보다 훨씬 더 몰랐을 시기이긴 하니 지금 비교가 될지는 모르겠다. 당시 일-_-; 때문에(라지만 졸부 사장 덕에) 뵈브, 돔페리, 모엣도 자주 마셨고 레드는 주로 탈보를 마셨었는데(96, 97 빈티지가 가게에 몇 박스 쌓여 있었다-_;), 사실 당시엔 뭘 마시든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안 하면서-_;;; 마셨다. 무통도 3분의 1병쯤 남은 걸 강탈해서 집으로 들고 온 뒤 홀짝대면서 이건 왜 비싼 걸까 고민을 했던 기억이. 오픈한 지 8시간쯤 지난 뒤에 마신 거였던 데다 97년이 좋은 빈티지가 아니니... 뭐 지금 마시면 어떨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2003년 몽 페라 쪽이 무통 97보다는 훨씬 낫다. 한 병을 여러 명의 사람들과 오래도록 조금씩 즐겨야 하는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하고 섬세한 부르고뉴 쪽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런 진하고 파워풀한 와인도 가끔 즐기면 좋을 듯.
참, 단골 와인샵에 여쭤 보니 몽 페라 2004는 이변이 없으면 다음달쯤에 풀릴 예정이란다. 빈티지는 별로지만 2003년과 비교해 보는 의미에서 한 번 마셔 보면 어떨까 싶다. 몽 페라 2005는 거의 2000년에 필적한다는데 그건 적금 깨서 한 박스 쟁여 두어야지.-_; 적금 부으면서 어디다 쓸까 생각했었는데 식도락 기행 대신 와인셀러 사고 와인 쟁이는 데 홀랑 다 쓸 것 같은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_-;; 우짜지...;;;
# by | 2006/08/20 13:07 | 와인일기 | 트랙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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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Chateau Mont-Perat, 2004
만화 을 보진 못했다. 보고 싶은 생각도 그닥 많지 않은데, 그 만화에 나오지 않은, 하지만 너무 좋은 와인들이 많고, 또 그 만화에 나왔다고 해서 다 좋은 와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와인의 세계는 넓고 다양하며 깊다. 글 초반부터 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 와인이 이 만화에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2001년이나 2003년 빈티지는 그 평판이 대단하다. 이러한 평판과 비교해본다면, 이번에 마신 2004년도 빈티지는 가격 ......more
'신의 물방울'은 같이 즐긴다기보단 투기식, 또는 군중심리의 사재기를 부추키는것 같아서 괜히 싸고(비교적) 좋은와인들의 씨를 말려서 정작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슬프게 하는듯해서 빨리 끝나버렸으면 하는 만화중 하나예요...
winnie님/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생산량을 정해 놓고 포도가 파워풀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생산량이 나오는 게 저정도의 갯수라고 계산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태리 와인 중에도 저런 넘이 있었는데-_-;대충 그런 얘기를 들었던 듯해요. 불쌍한 포도;
Charlie님/요 며칠 같아서는 쌓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_;컨디션이 좋아지면 장담은 못 하겠어요.
말씀대로.. 신의 물방울에서 싸고 괜찮은 와인을 소개하는 건 좋지만 그것 때문에 그 와인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씨가 마르고, 수입상은 잘 팔리니 가격을 올리는; 지금 딱 이런 상황인 것 같아요. 만화가 이 정도의 힘을 갖다니 놀랍기는 합니다. 사실 나쁜 건 신의 물방울보다는 수입상일지도..-_; 잘 팔리면 안정적인 가격에 수량을 확보할 생각은 안 하고 가격부터 올려버리니;;; 미워요.
그리고...몽 페라 2004는 벌써 풀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Ryuciele님/허걱-_저번주에 물어봤었는데; 벌써 풀린 상태였단 말입니까; 와인샵 아줌마 아저씨 미워요-_
전에 마셔본 기억으론 사실 03 빈티지도 디캔팅을 해야 그럭저럭 먹을 만 하게 되더군요. 사실 03 빈티지도 아직은 좀 어리다고 하지만, 그래도 참 맛있지요. 적당히 디캔틴 후 천천히 즐겼었습니다. 과실 맛이 뚜렷하고 향긋하면서도 어느쪽으로 치우침 없는 종류의 맛을 좋아하는 저로선 꽤 즐겁고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던 와인입니다.
즐거우셨겠네요:) (그나저나 전에 '자주' 마시셨다던 와인들도 상당히...)
와인은 잘 모르지만 어느정도 숙성시켜야 먹을만하다던데요...(...적어도 사춘기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