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일기 두번째- 샤토 몽 페라. Chateau Mont-Perat

Chateau Mont-Perat 는 요새 만화책 신의 물방울 때문에 엄청나게 주가가 뛴 와인.-_-; 원래는 2~3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가격도 왕창 오르고, 그나마 굿 빈티지인 2000년과 2003년은 일본에서 싹쓸이했단다. 그넘의 만화가 뭔지...-_-; 사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와인에 관심을 갖고 수입이 안 되던 와인들도 수입을 시작하는 걸 보면 기쁘기도 하지만 어디에서 뭐가 유명하다고 하면 곧바로 매진되어 버리고 가격은 터무니없이 올라가고 하는 걸 보면 왠지 좀.. 그래;; 내 와인 남들한테 뺏기는 것 같달까.-_;;
어쨌든 얼마전 Y님과 청담동의 와인바에 들어갔다가 리스트에 정말 보기 힘든 2003 빈티지가 있는 걸 보고 낼름 주문해서 마셔보았다. 아래는 사진.





이날 사진들을 발로 찍었다.-_-;; 오픈하고 잔에 따른 몽 페라는 색상이 아주 진하다. 거의 빛이 투과되지 않는 느낌의 어두운 흑장미색이다. 푸룬같은 짙은 말린 과실과 나무열매 향이 진하다. 그나마 오픈한 다음 바로 아로마를 맡으면 생과일 향도 좀 나더라.-_-;





마셔 보자.. 역시 굉장한 와인이다.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여섯송이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솎아내서 응축했다더니 괜한 말이 아니다. 3시간 정도에 걸쳐 마셨지만 전혀 퍼짐이 없이 포도 엑기스 수준-_;;의 파워를 유지한다. 같이 마신 Y님과 물을 타 마셔야 보통 와인의 수준이 되겠다는 말까지 나눴다.-_;;;; 사실 이 정도 힘이라면 오늘 밤에 따 놓고 내일 마셨어야 하는 게 아닌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집이 아닌 와인바라서 그냥 다 비웠다...-_-

어쨌든 몽 페라... 파워 하나만큼은 오래전에 마셨던 샤토 무통 로쉴드 1997년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는 녀석이다. 하긴 무통을 마셨을 때는 와인맛을 지금보다 훨씬 더 몰랐을 시기이긴 하니 지금 비교가 될지는 모르겠다. 당시 일-_-; 때문에(라지만 졸부 사장 덕에) 뵈브, 돔페리, 모엣도 자주 마셨고 레드는 주로 탈보를 마셨었는데(96, 97 빈티지가 가게에 몇 박스 쌓여 있었다-_;), 사실 당시엔 뭘 마시든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안 하면서-_;;; 마셨다. 무통도 3분의 1병쯤 남은 걸 강탈해서 집으로 들고 온 뒤 홀짝대면서 이건 왜 비싼 걸까 고민을 했던 기억이. 오픈한 지 8시간쯤 지난 뒤에 마신 거였던 데다 97년이 좋은 빈티지가 아니니... 뭐 지금 마시면 어떨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2003년 몽 페라 쪽이 무통 97보다는 훨씬 낫다. 한 병을 여러 명의 사람들과 오래도록 조금씩 즐겨야 하는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하고 섬세한 부르고뉴 쪽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런 진하고 파워풀한 와인도 가끔 즐기면 좋을 듯.

참, 단골 와인샵에 여쭤 보니 몽 페라 2004는 이변이 없으면 다음달쯤에 풀릴 예정이란다. 빈티지는 별로지만 2003년과 비교해 보는 의미에서 한 번 마셔 보면 어떨까 싶다. 몽 페라 2005는 거의 2000년에 필적한다는데 그건 적금 깨서 한 박스 쟁여 두어야지.-_; 적금 부으면서 어디다 쓸까 생각했었는데 식도락 기행 대신 와인셀러 사고 와인 쟁이는 데 홀랑 다 쓸 것 같은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_-;; 우짜지...;;;

 

by kyoko | 2006/08/20 13:07 | 와인일기 | 트랙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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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지하련의 우주 at 2006/10/27 15:04

제목 : Chateau Mont-Perat, 2004
만화 을 보진 못했다. 보고 싶은 생각도 그닥 많지 않은데, 그 만화에 나오지 않은, 하지만 너무 좋은 와인들이 많고, 또 그 만화에 나왔다고 해서 다 좋은 와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와인의 세계는 넓고 다양하며 깊다. 글 초반부터 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 와인이 이 만화에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2001년이나 2003년 빈티지는 그 평판이 대단하다. 이러한 평판과 비교해본다면, 이번에 마신 2004년도 빈티지는 가격 ......more

Commented by A-Typical at 2006/08/20 13:11
쟁여지기 전에 다 마실 것 같은걸요. ^^ 식도락에서 와인으로 넘어간 친구말로는 식도락보다 와인이 돈 많이 든다는군요.
Commented by winnie at 2006/08/20 13:20
왜 하필 여섯 송이만 남길까요?-_-
Commented by Beatriz at 2006/08/20 13:31
미슐랑 별 받은 레스토랑들도 음식값은 생각보다 아주 비싸지 않더라구요. 계산서에 실제로 사람 기절시키는 건 와인.... -_- 입맛이 싸구려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8/20 13:41
마시는 속도보다 쟁이는 속도가 빠르면 쌓이겠죠 뭐~ :)
'신의 물방울'은 같이 즐긴다기보단 투기식, 또는 군중심리의 사재기를 부추키는것 같아서 괜히 싸고(비교적) 좋은와인들의 씨를 말려서 정작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슬프게 하는듯해서 빨리 끝나버렸으면 하는 만화중 하나예요...
Commented by kyoko at 2006/08/20 13:47
A-Typical님/음음; 현재까진 식도락과 와인에 드는 가격이 비슷합니다. 와인도락의 길은 아직 멀은 걸까요?-_;

winnie님/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생산량을 정해 놓고 포도가 파워풀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생산량이 나오는 게 저정도의 갯수라고 계산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태리 와인 중에도 저런 넘이 있었는데-_-;대충 그런 얘기를 들었던 듯해요. 불쌍한 포도;
Commented by kyoko at 2006/08/20 13:52
Beatriz님/그러게요; 특히 레스토랑에서 와인 시키면 전 심장이 떨려요. 항상 염치불문하고 한 병씩 가져가곤 합니다. 대부분 집에서 마시고 있구요. 참, 가시기 전에 시간이 괜찮으심 한번 더 뵙고 싶어요. 또 맛난이 먹으러 가용 호호^^

Charlie님/요 며칠 같아서는 쌓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_;컨디션이 좋아지면 장담은 못 하겠어요.
말씀대로.. 신의 물방울에서 싸고 괜찮은 와인을 소개하는 건 좋지만 그것 때문에 그 와인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씨가 마르고, 수입상은 잘 팔리니 가격을 올리는; 지금 딱 이런 상황인 것 같아요. 만화가 이 정도의 힘을 갖다니 놀랍기는 합니다. 사실 나쁜 건 신의 물방울보다는 수입상일지도..-_; 잘 팔리면 안정적인 가격에 수량을 확보할 생각은 안 하고 가격부터 올려버리니;;; 미워요.
Commented by luxferre at 2006/08/20 14:10
쟁여놓으실수 있을까요....사시고 몇달지나서 쟁여놓겠다고 한지가 언젠데 벌써 다 마셨다라는 포스팅올라오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kyoko at 2006/08/20 14:25
luxferre님/흑흑흑 몇달이나 가면 쟁여놓기에 일단 성공한 거죠; 실은 그도 못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래도 저번에 산 부르고뉴는 꾹 참고;; 모셔놓고 있어요. 인내심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 있...--;
Commented by Beatriz at 2006/08/20 14:34
아, 쪼아요! >.< 뭐 먹으러 갈까요~
Commented by Ryuciele at 2006/08/20 18:39
정말 만화때문에 별 어중이 떠중이들이 다 싹쓸이 해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몽 페라 2004는 벌써 풀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kyoko at 2006/08/20 22:51
Beatriz님/Beatriz님이 고르세요 호호^^ 드시고 싶은 거 없으신지?? 전 다음주 중순이면 완전히 살아날 것 같아용.

Ryuciele님/허걱-_저번주에 물어봤었는데; 벌써 풀린 상태였단 말입니까; 와인샵 아줌마 아저씨 미워요-_

Commented by 연화 at 2006/08/20 23:03
포도엑기스 수준인가요; 외가에서 보내는 농축 포도즙은 좋아하지만 저건 어떨까요? 나중에 기회되면 한 번 직접 마셔보는 게 좋겠네요 *_*
Commented by kyoko at 2006/08/20 23:11
연화님/진하고 파워풀한 와인을 좋아하신다면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한번 드셔보세요!
Commented by 아르 at 2006/08/21 07:56
04 빈티지 이후는 너무 어려서 유통이 된다 하더라도 마셨을 때 만족스러울지 의문스럽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 박스 사서 쟁여두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전에 마셔본 기억으론 사실 03 빈티지도 디캔팅을 해야 그럭저럭 먹을 만 하게 되더군요. 사실 03 빈티지도 아직은 좀 어리다고 하지만, 그래도 참 맛있지요. 적당히 디캔틴 후 천천히 즐겼었습니다. 과실 맛이 뚜렷하고 향긋하면서도 어느쪽으로 치우침 없는 종류의 맛을 좋아하는 저로선 꽤 즐겁고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던 와인입니다.

즐거우셨겠네요:) (그나저나 전에 '자주' 마시셨다던 와인들도 상당히...)
Commented by 아리타 at 2006/08/30 18:35
2003 빈티지면 아직 먹기에는 솜털조차 안난상태 아닌가요;
와인은 잘 모르지만 어느정도 숙성시켜야 먹을만하다던데요...(...적어도 사춘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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