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와인 시음회
지난번 갔었던 부르고뉴 와인 시음회의 사진들.

쿄씨는 와인이라고 이름붙은 넘은 웬만하면 다 좋아하지만(사실 술이면 다 좋다-_;) 그 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는 건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들이다.
부르고뉴는 다른 지방의 와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굉장히 우아하고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복합적인 얼굴의 와인이 많아, 한 모금 한 모금 주의깊게 마시게 된다. 물론 부르고뉴 지방 와인 중에서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여름날 시원한 샤브리 한 잔은 정말이지 몸 속에 좍 퍼진다.) 좋은 부르고뉴는 확실히 그냥 편하게 마시는 것 보다는 고민을 하는 게 어울린다. 와인에 철학을 담아 만든 느낌이랄까. 부르고뉴 와인 품종인 피노 누와의 특성 자체가 워낙에 섬세하긴 하지만, 피노 누와라면 다 그렇다.. 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게, 칠레 등의 신세계 와인들에게서는 부르고뉴 피노 누와의 그 기품이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같은 품종을 사용했는데도 확실히 다르다. 품종은 같을지언정, 그걸 길러내는 토양과 기후, 그리고 사람의 손은 엄청난 차이를 빚어낸다.

넓고 넓은 와인의 세계에서도 부르고뉴 와인은 확실히 뭔가 다른, 꼭 닫힌 그들만의 영역이 있고, 그걸 잠시나마 즐길 수 있다는 건 와인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축복받은 일이다.. 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부르고뉴 와인을 가장 좋아한다. 한국에도 부르고뉴가 좀 많이 들어와 주었으면 좋겠는데 좀처럼 안 보이는 게 슬플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르고뉴 와인 5종을 비교 시음할 수 있었던 이번 시음회에 참석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 샤브리, 부르고뉴 피노 누와, 제브리 생베르땡, 본 로마네, 뉘 생 조지로 연결되는 다섯종의 와인을 마시면서 마냥 행복했던 쿄씨. 다음엔 언제 부르고뉴님을 영접할 수 있을까.(라지만 어제 케이크랑 함께 끄로쥬 에르미타주를 홀랑 마셨던 게 생각났..-_;) 글을 쓰다 보니 당장에 쟁여놓은 포마르를 뜯고 싶어졌다. 꾹 참아야 하느니...ㅠ.ㅠ

아래는 사진.





와인잔이 죽 늘어서 있는 건 왜 이렇게 이뻐 보이는 걸까.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곧 이 잔들에 술이 채워질 걸 생각하니 느무 행복합니다.-_; 잔은 슈피겔라우.



앞에서 열심히 강연중이신 미스터 켈리앙 씨. 하지만 이미 술에 정신을 빼앗겨버린 쿄씨여따.-_;



오늘의 시음 목록. 테이스팅 노트도 간단히 써서 내라길래 열심히 써서 제출했어욤.



처음 마신 와인은 샤브리.



항상 장 모레유의 샤브리를 마시다가, 다른 샤브리를 마시니 좋더라. 장 모레유의 샤브리보다는 꽃향과 레몬, 자몽 등의 새콤한 과실향이 좀 더 나는 듯. 아.. 시원한 샤브리에 초밥이 먹고 싶네효...;



하지만 안주는 빵.....ㅠ.ㅠ 프랑스요리 풀코스랑 먹었으면 정말 쵝오 행복했을텐데 말입니다 흑흑흑.
빵도 맛있긴 했어요. 하지만 올리브랑 로즈마리를 듬뿍 넣은 거라 와인을 시음한다는 본래의 목적에는 좀 방해가 되었습니다. 원래 시음을 하려면 조명도 밝아야 하는데.. 그것도 좀 아쉽긴 했어요.



이건 건포도 호밀빵. 역시 시음과는 좀..-_;







두번째는 부르고뉴 피노 누와.



부르고뉴 레드 와인 중에서는 싼 편이지만 그래도 피노누와의 특성은 다 갖춘 분입니다. 염가로 부르고뉴를 즐기고 싶을 때는 이 분을 집어야....
루비색상을 보기만 해도 행복하네효. 색상이 밝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와인. 서양 체리와 딸기, 오크의 향이 솔솔.







다음 와인과의 색상 비교.



이 분은....



제브리 생베르땡! 흑흑 뵙고 싶었어요;ㅁ;/ 샹볼 뮤지니와 함께 부르고뉴 완소 와인. 딱 마시기 좋은 균형감을 자랑했습니다. 탄닌, 산도, 알콜의 밸런스가 황홀합니다.



사진을 빼먹고 안 찍었는데, 그 다음은 본 로마네. 너무 맛있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바람에 못 찍은 듯;; 지금 마시기엔 산도가 좀 도드라집니다만, 따르고 조금 있자 끝내주는 향기가.....ㅠ.ㅠ 오래오래 천천히 즐기고픈 와인이었어욤.





마지막 와인은 뉘 생 조지. 이거 아주 좋았다! 2002임에도 불구하고 덜 열린 느낌이었지만 아주 기품있고 우아하면서도 틴닌이 혀를 확 감싸안는데.. 끝내줬어요!



보기만 해도 좋아요 흑.


이런 와인들을 즐기는데 안주가 빵밖에 없었다는 게 너무 슬픈 날이었다. 언젠가는 내 꼭 프랑스 풀코스를 안주로 부르고뉴 와인 다섯 병 뜯어놓고 하루종일 밥 먹을 테야요!! 흑.

그런데.. 아직 한시 반인데 벌써 술을 마시고 싶네..; 어쩌면 좋아-_;(다행히 오늘 저녁에 호주와인 마시러 갑니다 잇힝;)
by kyoko | 2007/02/08 13:40 | 와인일기 | 트랙백(2)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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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7/02/09 11:56

제목 : 2007년 2월 9일 이오공감
메이져 블로거가 되는 방법  by sadcafe블로그를 개설하기 전,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의 성향'을 아는것이 중요합니다. 왜냐면 즐겁지 않으면 블로깅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포스팅을...요즘 주목하고 있는 국내산 MP3플레이어 몇가지.  by GrayFlower 무엇보다도 심플한 디자인과 매력적인 인터페이스가 강점인 제품입니다. 사실 LG쪽의 음향기기란 것은 그다지 평이 좋지 못해서 저도 구입을 망설이고.........more

Tracked from 곰부릭씨 뒹굴뒹굴 철퍼.. at 2007/03/29 01:26

제목 : 그것은 빙산의 일각_와인 시음회 다녀오다.
대유와인 대표님과 Mr.Anthony Gourmel^^ 오늘 마신 와인들은 리저브 무똥까데 쌩떼밀리옹 리저브 무똥까데 메독 리저브 무똥까데 소테른 리저브 무똥까데 그라브 화이트 헌정시리즈 바론 칼 쌩떼밀리옹 헌정시리즈 바론 앙리 메독 ....빈티지는 불명. 병들을 사진좀 잘 찍어올걸 뒤늦게 생각^^ (카메라를 가졌어도 귀차니즘 때문에 어딜 가도 사실 몇장 안찍고 노느라 바쁜) 마신 와인들에......more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7/02/08 13:44
와인 시음회라...부럽습니다. 하지만 낮술은 좋지 않아염.(키득~)
Commented by 소마 at 2007/02/08 13:52
...절 점점 와인의 세계로 꼬드기시네효.. 흑
Commented by 새벽사랑 at 2007/02/08 14:00
아, 부르고뉴 너무 좋아요...ㅠㅠ 본로마네와 샹볼뮤지니를 연이어 마셨을 때는 행복했습니다.
일전 청담동에서 소믈리에 소개로 본로마네 대신 알렉스 꼬르동(?)을 마셨는데, 이것도 참 좋더라고요...부르고뉴씨는 정말 만세입니다.^^
Commented by kyoko at 2007/02/08 14:31
하늘이님/술은 언제나 옳습니다.-_-; 낮술 최고;

소마님/웰컴이예요!!;ㅁ;/

새벽사랑님/부르고뉴 좋아하시는군요! 반갑습니다 흑흑흑. 본 로마네와 샹볼 뮤지니 콤보라니 정말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알록스 꼬르통을 드셨군요.^^ 저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전에 포마르랑 같이 한박스씩 사서 쟁였다가 홀랑 다 마신 녀석이예요;; 담에 포마르도 꼭 한번 드셔보셔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2/08 15:06
빵과 땅콩....;; 맛있는 와인 드시면서도 허전하셨겠습니다. :)
Commented by kyoko at 2007/02/08 15:32
Charlie님/흑흑 허전 정도가 아니라 마시면 마실수록 강력한 상실감이...ㅠㅠ
Commented by 이니군 at 2007/02/08 15:33
으어- 부럽다..저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양주류 입에 대본적도 없음..) 그래도 저처럼 발랄한 척 하는 소심, 소탈한 사내에겐 역시 소주가..^^;;
Commented by 코코 at 2007/02/08 15:40
와아~ 와인님들의 자태가 곱네요.+_+ 그런데 함께 즐길 음식이 고작 빵 뿐이라니... 저까지 슬퍼집니다.;;
Commented by Nariel at 2007/02/08 15:41
고기를 싸들고!!! ㅋㅋ

본 로마네는 저도 한번 마셔보고 싶어용~~
Commented by Devilot at 2007/02/08 16:50
와인 맛은 알 수 없지만 빛깔만 봐도 황홀합니다;ㅁ;;
하지만 안주가 달랑 빵이라니 너무 아쉬운데요; 하다못해 치즈라도 주면 안 되나_ _
Commented by 달빛느낌 at 2007/02/08 17:47
..아흑, 저도 완소 부르고뉴~~!!!!
본로마네님 사진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당;;
Commented by ★花夜★ at 2007/02/08 20:41
아직 와인을 먹어보진 못했지만 흥미진진해요///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7/02/09 01:30
으음;; 그..뭐더라 쿄누님이 좋아하시던 와인중의 하나를
와인 코너에서 시음회 하길래 마셔봤습니다만;;;
...시고 알콜음료 특유의 맛과 목넘김과 냄새덕에 죽는줄 알았습니다;;
꽤 차게 보관되어 있었고 병 딴거 바로 따라서(종이컵) 주는 거였는데
뭔가 문제가 있는걸까요?;;;
(라벨은 전혀 볼줄 몰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가격은 병 2.3만원이던가;;)
Commented by xmaskid at 2007/02/09 13:20
부르고뉴 비싸요! (아니 삐뇨 느와는 어느동네꺼나 다 비싼거같아서...ㅠ_ㅠ...) 저는 그저 캘리포니아나 오레곤 삐뇨 느와를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만 언제쯤 괜찮은 버건디를 마실수 있을지...
Commented by memini at 2007/02/09 14:11
샴페인, 스파클링, 화이트 아이스바인 같이 스위트한 녀석들만 손대고 있는 저로써도, 좀더 깊게 레드와인의 길을 가고 싶어지네요 Y_Y;;;
Commented by Rivian at 2007/02/09 14:33
아아. 부르고뉴...참으로 손대고 싶은 지방입니다만 건드렸다간 지갑이 날아갈 것 같아서 차마 손댈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다소나마 저렴한 부르고뉴 와인들이 수입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orz
Commented by 칸타빌레 at 2007/02/09 15:27
신의 물방울인가요? 왠지 그 느낌나는 포스팅이네요
Commented at 2007/02/09 16: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THX1138 at 2007/02/09 19:24
신의 물방울이 생각났어요
Commented by 연화 at 2007/02/09 23:35
여행갔다 온 사이 못 읽은 글이 좌라락 밀렸네요;ㅁ;
와인님들하가 너무 입맛땡기게 찍혀서 마시고 싶어 죽겠습니다ㅠ_ㅠ
Commented by luxferre at 2007/02/10 01:48
가격이 얼마나 할라나.....
Commented by yu_k at 2007/02/10 11:02
감탄했어요! 잔 아래로 비치는 그림자의 색까지 황홀하게 예쁘네요. 맛은 또 얼마나 좋을지-///-
Commented by 스피리아 at 2007/02/10 22:32
와인 라벨만 봐도 덜덜덜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생각을 하며 마셔본 적이 별로 없어서 일 잘 할지 모르겠다고 능청부리니까 담당님이 와인 선물로 주신대서 엄청 기대중이에요. 호주 와인님이 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_+
Commented at 2007/02/11 18: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2/14 17:40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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