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답 종류는 무척 오랜만에 하는 듯. 독서 문답.
모 님께 바톤을 받은.. 건지 아닌 건지 헷갈려서-_;;걍 트랙백은 안 하고 해 보아요.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글쎄요-_-;초반부터 웬 뜬금없는 질문을..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그냥 좋아한다.. 기엔 좀 애매하군요. 활자중독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이유랄것도 없어요. 중독에 이유가 있습니까. 볼 거 없으면 근처 백화점 전단지라도 정독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유를 제가 알 리 없죠.-_- 심지어는 아침에 화장실 갈 때도 오늘은 어떤 걸 들고 들어갈까 고민도 해요. 참, 다른 얘기지만, 화장실에 책 놓는 거 몹시 싫어합니다. 그 미묘한 눅눅함이 영..... 가끔 다른 집 놀러갔을 때 화장실에 책이 있으면 깜짝깜짝 놀라요.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요새는 많이 줄었는데... 일단 만화책을 더하면 숫자가 넘 불어나니-_-; 그냥 책 기준으로 지난달엔 한 5~60권쯤.
많이 읽는 달엔 100~150권?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기본적으로는 닥치는 대로... 지만 선호하는 장르는 SF, 하드보일드, 추리, 동화, 서양 고전 문학.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세계.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일상.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독서율 통계가 잘못된 듯 싶어요.-_-;
항상 생각하지만, 내가 남들 것도 읽어주는데(..) 왜 낮은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주변엔 다 활자중독만 득시글하거든요.
책을 하나만 추천하시죠?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하나만... 좀 애매하군요.-_; 일단 블로그의 제목이기도 하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추천합니다.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많은 책 중에 하나만 고르기가 넘 힘들어서-_-바로 생각나는 블로그 제목으로 골랐습니다... 만, 아주 훌륭하고 우아하면서도 젤라즈니 특유의 묘한 야수성과 마초이즘, 그리고 유머도 보이고, 그러면서도 구조가 훌륭한 단편집이라 여러 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책입니다.
SF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이건 즐겁게 읽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당연하죠... 라고 대답하고 나니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냐는 질문에서 빼 버린 게 왠지 미안해지네요.-_-;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문학 3분의 2, 비문학 3분의 1.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 쓴 판타지와 무협지를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런 분류법을 만들어냈나 보군요.
물론 판타지와 무협은 옥석이 섞여있는 장르고, 옥의 비율보다는 석의 비율이 좀 높은 게 항상 아쉽긴 합니다만, 그건 순문학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던져버리고 싶은 병신같은 순문학도 꽤 자주 만났던 것 같거든요.
비율의 차이로 결정된다.. 면 뭐 할 말 없구요.-_-;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있다.. 고 해야 할지.-_-; 일반 출판물로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조낸 괴롭다 70%, 쪽팔린다 20%, 그 외 조금 기분좋은 것도 같고, 스스로가 장하다, 시파 다신 안써 등이 10%.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많은데요. 적당히 생각나는 대로 쓰죠.-_-;
로저 젤라즈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의 작가님입니다. 추천작은 앰버 시리즈, 딜비쉬 연대기, 신들의 사회... 등 쓰고 나니 버릴 게 하나도 없네요.
로버트 하인라인,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닐 스티븐슨, 테드 창, 러브크래프트, 레이몬드 챈들러 등도 무척 좋아합니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나오는 거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_-;
조반니노 과레스끼- 개그가 뭔지 아시는 분이죠. 신부님 시리즈는 어릴 때부터 항상 제게 웃음을 준 시리즈입니다.
디킨즈- 이 아저씨 소설은 겁나 설렁설렁 쓰는듯한데 읽고 나면 뭔가 끝내주는 걸 읽은 기분이 들어요. 가차없이 좍쫙 나가는 속도감이 죽여줍니다. 게다가 그 삐뚤어진 개그라니;; 한 시대를 풍미한 장르소설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시는 듯.(디킨즈를 이렇게 얘기하면 개까이는 게 아닐까-_-;)
제인 오스틴- 이 언니는 거의 여자 디킨즈.. 까지 쓰고 보니 문장이나 구조, 스타일이 좀 많이 다르긴 하군요. 그래도 역시 좋아하는 작가. 오만과 편견은 너무 유명하고(개인적으로는 정말 잘 쓴 로맨스라 생각합니다.), 맨스필드 파크도 좋아합니다.
스티븐슨- 아놔 쵝오. 아저씨 하악하악.
에두아르트 푹스- 풍속의 역사 시리즈를 쓰신 분이시죠. 어릴 때 이 아저씨의 책 1권을 무심히 넘기다가, 풍속화에 있어서 "진리는 중간에 있는 게 아니라 극단 속에 있다' 라는 명언을 하심으로서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은 분입니다. 이건 현실생활에서도 어느 정도 적용이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어쨌든 제게 많은 성지식과 성역사, 그리고 섹스와 경제(..)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도 일깨워주셨던 고마우신 분.
이인화- 그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글은 참 잘 씁니다. 안 좋아할수가 없네요.-_-;
천명관- 고래 하나로 이 사람의 모든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배수아- 그저 그런 가벼움과 허무함에서 정지할 것 같은 작가였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살아남아준 게 고맙습니다.
한상운, 좌백, 풍종호, 김민수-
한상운- 친구가 아닐 때부터 책을 읽고 감탄했었습니다.
처음 이 친구 책을 읽은 건 23살때였나? 읽은 독비객이었어요. 다른 무협물와룡강;에 젖어 있던 제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다음 양각양을 읽었고, 나중에 다른 책들도 다 읽었습니다만, 여러면에서 감탄하게 되어요. 한상운을 대표하는 블랙 유머와 삐뚤어진 시각... 말고도 뭐랄까, 여러 장르를 좋아하고, 그 장르를 다시 비틀어 자기것으로 소화하는 게 무척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걸 쓸지 계속 기대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게다가 데뷔한지 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장하고 있죠. 요새 쓴 걸 읽으면 문장도 정말 깔끔해진 듯. 게다가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었는데 인간에 대한 미묘한 애정도 생긴 것 같습니다. 독자로서 기쁜 일이에요.^^ 괴물작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추천작은 역시 비정강호입니다. 다른 것도 잘 썼고 아주 즐겁게 읽었지만, 한국에서 하드보일드 장르를 이 정도까지 무협으로 바꾼 책은 얼마 없지 않을까 싶구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전 하드보일드를 몹시 좋아합니다.^^
좌백- 이 분 책은 기본적으로는 '나' 와 '집단'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표사 시리즈는 약간 다르다고 느꼈습니다만-_-; 이건 아래 얘기에서 빼겠습니다.)
'원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집단에 속하게 되지만 어떻게든 그 속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나' 와 '집단 밖에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하는 나' '집단에 미묘하게나마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이 속에서 섞여 살아나가는 것이 올바른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나' 뭐 대충 이런 것들이랄까요. 어떻게 보면 일본 근대소설사에서의 '사소설' 과도 일정부분 맥락을 같이 하는 게 있지 않은가 합니다. 왜냐면 그 '나' 는 결국 하나처럼 보이거든요. 작가 자신이요.
그리고 그건 우리들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집단 속에서 살아나가야 하지만, 벗어나고 싶은/섞여서 계속 살아나가야 할/(내가 적극적으로 원하진 않더라도 여러 상황을 통해 나를 알아주는 자들이 많이 생겨 결국에) 주역이 되는/그러나 그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는/.....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지 않는 현대인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어째 쓰다 보니 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_-; 더 길게 쓰려다 패스... 하고. 어쨌든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참, 문장도 깔끔하시다는 게 아주 장점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편안합니다.
풍종호- 너무 깊게 들어가시는 게 가끔은 좀 힘듭니다. 하지만 광혼록 하나때문에라도 좋아합니다.
김민수- 어쨌든 재미있는 글을 씁니다. 미루마치를 처음 읽었을 때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약점이 있어요.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습니다. 하지만 더 놀란 건 이게 그냥 묻혔다는 점입니다.-_-; 넘 안타까워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미묘한 글이거든요. 배경은 삼국시대지만, 작가 특유의 재구성한 세계가 아주 멋집니다. 이게 요새같은 때 대체역사소설로 나오면 어떨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현재는 계속 본인 블로그에 이것저것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그것들도 다 작가 특유의 아스트랄한 유머와 날카로움이 묻어나 있어 볼 때마다 아주 즐겁습니다. 정말 좋은 책을 내 줄 거라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장르작가분들 중에 좋아하는 분이 많습니다. 한수오님, 강승환님 등에 대해서도 죽 쓰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쓴 걸 보고 포기했습니다. 넘 말이 많았네요.-_-;;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한번만....아 이게 아니고-_; 술이나 같이 한 잔 하시죠 호호.;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싫어요. 아무나 할 거예요.-_- 원하시는 분 가져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