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6월 30일
레스토랑 줄라이(July)- 실망스럽다.
어제는 서래마을에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줄라이(July)를 방문했다.
정통 프랑스식 레스토랑이자 업스케일 프렌치를 표방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최근 이글루스 내에서 이 레스토랑을 둘러싸고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맛있다고 하신 분도 여러 분이셨지만 그 반대가 되는 의견을 펼치신 분도 계셨는데, 레스토랑 관계자님과 이미 다녀오신 분께서 맛이 별로였다는 의견을 피력하신 분께 글을 남겼더라. 그래서 이 분, 저 분이 남기신 리뷰를 읽어 본 뒤 궁금한 마음에 억지로 시간을 내어 다녀오게 되었다. 조금 더 여유있는 날에 다녀왔으면 좋았겠지만 어제까지만 50% 할인기간이라 해서 시간을 쪼개 보았는데... 결론만 미리 얘기하자면 내게 있어서는 안타깝지만 많은 부분이 미흡하게 여겨지는 레스토랑이었다. 누가 사 준다고 해도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음식접은 아무리 허름해도 음식만 맛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조미료 범벅이라 해도 본인 입에만 맛이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미료투성이의 음식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데다, 나름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이라 꽤 돈을 들여서 외식을 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주로 먹는 건 양식류이다. 프렌치와 이탈리안을 즐기지만, 이탈리안이라 해도 그냥 피자와 파스타가 주종인 집은 피하고, 여러 요리를 즐기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상당한 금액의 외식비를 지출하곤 한다.
그러나 가끔은 서비스나 음식의 질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엔 바로 가게 내에서 클레임을 건다. 하지만 클레임도 걸기 귀찮은 곳이 있다. 클레임을 거는 것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집의 요리는 다시 해서 가져오더라도 내 맘에 들지 않을 게 확실한 곳. 이럴 때는 그냥 이 집을 잘못 선택한 나의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줄라이는... 아무말도 없이 그냥 나왔다. 이 곳이 어떤 형식의 음식을 추구하든, 이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든 그건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냥 난 어제 쬐끔 불운을 만난 거였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블로그에 미음껏 투덜거리든지, 아니면 그냥 주변 친구들에게 절대 가지 말라고 경고를 날리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다른 분 블로그에서 본 줄라이 관계자님의 리플 때문에 굳이 글을 쓴다.
아래는 줄라이의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아쉬움이다.
먼저, 외관은 나름 예뻤다. 발레파킹을 해 주는 청년이 조금 늦게 나왔기는 했지만, 그래도 레스토랑의 외관에서는 상당한 기대치가 있었다.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해 주었고 메뉴판을 펼쳤다. 점심 코스는 두 가지였다. 3만원대 코스와 5만원대 코스. 여기에 택스가 붙는다.
코스 구성은 빵- 아뮤즈 부쉐(전채 전 입맛을 돋구는 간단한 식전 간식같은 거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이다. 스프와 차는 포함되지 않는다. 5만원대 코스에서도 스프와 차를 원하면 따로 주문해야 한다. 단 5만원대 코스는 메인에 스테이크 선택이 가능하고, 마지막 디저트 전 프리 디저트가 나온다고 한다. 구성만으로 보면 점심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당히 센 편이라는 느낌이다. 50% 를 해도 그리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진 않더라.
어쨌는 3만원대 코스와 5만원대 코스를 시켰는데 그 중 5만원대 코스의 가리비 요리는 모래가 나와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토마토 스프의 바닷가재 샐러드를 시켰고, 3만원대 코스에서는 연어요리를 시켰다. 메인은 닭가슴살 요리와 미디움으로 익힌 스테이크를 시켰고.
아래는 일단 음식사진들이다.
빵. 롤빵과 미니바게뜨 같은 빵이 나온다.
빵은 평이했다. 롤빵의 경우에는 버터가 들어간 빵이니만큼 데워서 나오는 쪽이 맛과 향을 즐기기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난했다.
버터. 상당히 좋은 버터였다. 옆은 올리브유와 발사미코, 파프리카를 이용한 페이스트로 추정된다.
저 허브는 손으로 비벼서 빵과 같이 즐기라고 나왔는데.. 저런 것이 서빙된다면 최소한 식사 전 물수건쯤은 서빙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아뮤즈 부쉐. 여러가지 재료를 섞어 크로켓처럼 만들어 튀긴 것인데.. 사실 입맛을 돋구는 메뉴로서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튀김이다보니 느끼하면서도 묘하게 싱겁다. 간이 약하다는 말이 아니라 재료 맛 자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입맛을 돋구는 메뉴로서 존재하는 아뮤즈라기엔 부족함이 많다는 느낌이다. 짭쪼롬하면서도 진하지 않아 말 그대로 침샘을 돌게 하는 아뮤즈..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버터 때문에 나름 만족하고 있었는데 아뮤즈에서 좀 실망했다.
오른쪽은 오렌지 주스같은 것에 프로슈토 햄을 한 조각 넣은 것인데... 마지막에 입 안에 들어가는 햄의 맛이 좀 비릿해서 그냥 안 넣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었다.

3만원대 코스의 전채. 여러가지 야채와 연어를 작게 다이스 한 것인데, 요리가 담겨져 나온 모양은 상당히 예뻐서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한 입 입에 넣은 순간 너무 실망스러웠다. 연어 요리임에도 연어의 맛이 다른 야채맛에 밀린다. 게다가 식감이 몹시 좋지 않다. 야채가 아삭한 편이라 입 안에 넣었을 때도 연어와 어우러지지 않고 야채조각들이 다 따로 굴러다닌다. 조각이 작아서 잘 씹히지 않는다. 차라리 야채를 테린느해서 연어 콘카세를 곁들이고 포인트로 주키니와 파프리카 살짝 소테한 걸 얹는다든지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르는 데 정성은 들어갔을지언정 맛은 없는... 괴로운 메뉴였다.
이건 3만원대 코스의 메인. 닭 가슴살에 허브 등을 말아서 익혀낸 것인데, 한 조각 먹어 본 것이 하필이면 끝쪽이었다.
입 안에 넣는 순간 확 밀려오는 닭냄새가 몹시 비렸다. 허브가 있는 쪽은 괜찮았지만 양쪽 끝은 어떻게든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간은 좀 많이 세더라. 그리고 옆에 당근, 주키니 등의 야채를 길게 줄리엔한 가니쉬는 너무 심하게 짰다. 분명 방문 전 관계자님께선 정통 프렌치를 추구하므로 밋밋하고 간이 되어 잇지 않은 맛이라 느낄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3만원대 코스의 마지막인 디저트. 역시 과일을 잘게 다이스한 것 위에 서벗을 올리고 바닐라 빈으로 장식했다.
이건 그래도 과일이다보니 위의 연어요리에 있는 야채처럼 입에서 따로 노는 게 덜하고 씹힘맛도 좀 더 있었다. 지금까지중에선 가장 무난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3만원대 코스라면... 역시 재방문의사가 없을 수밖에.
여기서부터는 5만원대 코스의 요리. 토마토 스프의 바닷가재(였나 킹크랩이었나가 갑자기 혼동이..) 샐러드였는데 연어 요리보다 훨 나았다. 여기도 역시 잘게 썬 야채등이 있었지만 그걸 토마토 스프가 감싸주어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료의 제맛을 제대로 살렸냐고 묻는다면... 그 점에서는 좀 고민이 있다.
보통 내가 좋아하는 프렌치는 여러 재료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조리하여 어우러지게 함으로서 그 재료의 숨겨진 맛을 끌어낼 뿐더러 조화로 인해 맛의 상승 효과가 있는 스타일인데, 이 집은 조리과정에 있어 그런 세련됨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다. 뭐 이건 스타일 차이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기대감 없이 레스토랑을 방문하느니 그냥 집에서 야채를 볶아 먹고, 크랩 살 발라 먹는 게 더 낫지 않는가 싶다.
나를 너무나도 실망시킨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 사실 방문 전에 후한 리뷰를 쓰시지 않았던 분도 스테이크만큼은 괜찮았다고 하셔서, 전채의 아쉬움을 스테이크로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건... 좀 너무했다.
사진을 보시면 스테이크 결이 벌어져 있는 게 보이실 것이다. 받고 조금 의아했는데, 한 입 자르자 붉으스름하니 원하는 대로 익혀 나온 것 같아서 조금 다행스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입에 넣으니.... 육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리과정에서 모두 빠져버린 것인가. 스테이크의 생명은 육즙인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거의 장조림을 입에 넣고 씹는 느낌이었다. 관련자님의 글을 보니 수비데라는 진공포장 조리법을 이용해서 붉어도 육즙이 안 나오는 거라 하시는데, 진공포장 조리법은 보통 고기의 육즙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닌지. 왜 이렇게까지 육즙이 빠져버린 건지... 에 대해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생긴 건 분명히 빨갛다. 하지만 육즙은 없다.
게다가 가니쉬의 매쉬드 포테이토는 짜고,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익혀 아삭한 맛이 사라졌다. 메인을 먹으면서 물만 세 컵 마셨다.
5만원대 코스에만 제공되는 프리 디저트. 과일과 서벗이다. 많이 단 편이지만 그래도 스테이크 맛을 씻어주어 반가운 메뉴였다.
그런데 그 다음 디저트에도 코코넛 셔벗이 나온다. 코코넛 셔벗의 맛은 괜찮았지만, 내가 디저트를 고른 것도 아니고 그냥 정해진대로 주는 건데, 앞 메뉴와 뒷 메뉴가 겹친다는 느낌이 들어 좀 아쉬웠다.


마음에 많이 안 들었던 디저트. 파인애플을 얹은 케이크인데, 관계자님의 말에 의하면 천연 이스트를 사용해서 질감이 일반 시트와는 좀 다르단다. 하지만 맛은 일반 시트케이크보다 못했다. 파인애플은 향을 너무 강하게 만졌고, 결정적으로 빵이 너무 뻑뻑해서 코스에 없는 커피 생각이 절로 났다. 이런 질감의 시트는 보통 얇게 썰고 시럽을 듬뿍 먹이거나 해서 무스 종류에 맞춰 식감을 준다든지 하지 않을까? 새로운 시도는 언제라도 환영하지만 그것도 음식이 맛있었을 때의 얘기이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결국 반 이상 남겼다. 커피를 주문할까 하다가 여러모로 실망감이 커서 그냥 나와서 다른 곳에서 차를 마셨다.
사실 방문 전에는 그래도 기대감이 있었다. 관련되신 분은 미슐랭 스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하실 정도로 자신들의 음식에 대단한 자신간이 있는 것 같았고, 음식이 어느 정도 이상이 아니면 그런 자신감이 있기 어려울 것 같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방문한 느낌은.. 많이 실망스러웠고 아쉬웠다. 확실히 나오는 음식은 꽤 예쁘고 보기 좋았으며, 레스토랑 외관도 나름 스타일리쉬했고, 처음에 나오는 버터도 맛있었지만... 중요한 음식의 맛, 식감 등에선 전혀 만족하지 못하겠더라.
음식 뿐만 아니라 다른 안타까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는 레스토랑의 화장실엔 좋지 않은 냄새가 났으며, 손을 씻고 나서 보니 핸드타올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손에 달라붙는 크리넥스로 물기를 닦아야 했다.
서빙하시는 분은 예의발랐지만 머리에 헤어제품을 좀 많이 바르셨는데, 음식을 서빙하시는 입장이니만큼 과도한 헤어제품은 삼가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손이 갈 수도 있고 그 손으로 다시 서빙을 하실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조리법으로 보이는데,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거의 다 콘캇세, 혹은 다이스한 채소와 과일을 사용하는 것은 보기에는 갖가지 색이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지만,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포크로 먹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이런 조리법을 주로 사용하신다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께는 상당히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큰 가니쉬와는 달리 못 먹는 재료가 들어가도 골라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문시 들어가는 재료를 간단하게나마 명시해 주시거나, 못 먹는 재료가 있는지 물어본 뒤, 혹시 있다면 다른 전채를 제공하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진정한 업스케일 프렌치를 표방한다면 이런 사소한 배려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내게 있어서는 여러 모로 아쉬웠고 마음에 차지 않는 레스토랑이었다. 위에 말했지만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래는 이 레스토랑을 방문하신 빈틈님의 리뷰이니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셨으면 한다. 이 쪽에서 여기 레스토랑 관계자분의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줄라이 레스토랑 2편
정통 프랑스식 레스토랑이자 업스케일 프렌치를 표방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최근 이글루스 내에서 이 레스토랑을 둘러싸고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맛있다고 하신 분도 여러 분이셨지만 그 반대가 되는 의견을 펼치신 분도 계셨는데, 레스토랑 관계자님과 이미 다녀오신 분께서 맛이 별로였다는 의견을 피력하신 분께 글을 남겼더라. 그래서 이 분, 저 분이 남기신 리뷰를 읽어 본 뒤 궁금한 마음에 억지로 시간을 내어 다녀오게 되었다. 조금 더 여유있는 날에 다녀왔으면 좋았겠지만 어제까지만 50% 할인기간이라 해서 시간을 쪼개 보았는데... 결론만 미리 얘기하자면 내게 있어서는 안타깝지만 많은 부분이 미흡하게 여겨지는 레스토랑이었다. 누가 사 준다고 해도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음식접은 아무리 허름해도 음식만 맛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조미료 범벅이라 해도 본인 입에만 맛이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미료투성이의 음식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데다, 나름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이라 꽤 돈을 들여서 외식을 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주로 먹는 건 양식류이다. 프렌치와 이탈리안을 즐기지만, 이탈리안이라 해도 그냥 피자와 파스타가 주종인 집은 피하고, 여러 요리를 즐기기 위해 애쓰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상당한 금액의 외식비를 지출하곤 한다.
그러나 가끔은 서비스나 음식의 질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엔 바로 가게 내에서 클레임을 건다. 하지만 클레임도 걸기 귀찮은 곳이 있다. 클레임을 거는 것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집의 요리는 다시 해서 가져오더라도 내 맘에 들지 않을 게 확실한 곳. 이럴 때는 그냥 이 집을 잘못 선택한 나의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줄라이는... 아무말도 없이 그냥 나왔다. 이 곳이 어떤 형식의 음식을 추구하든, 이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든 그건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냥 난 어제 쬐끔 불운을 만난 거였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블로그에 미음껏 투덜거리든지, 아니면 그냥 주변 친구들에게 절대 가지 말라고 경고를 날리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다른 분 블로그에서 본 줄라이 관계자님의 리플 때문에 굳이 글을 쓴다.
아래는 줄라이의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아쉬움이다.
먼저, 외관은 나름 예뻤다. 발레파킹을 해 주는 청년이 조금 늦게 나왔기는 했지만, 그래도 레스토랑의 외관에서는 상당한 기대치가 있었다.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해 주었고 메뉴판을 펼쳤다. 점심 코스는 두 가지였다. 3만원대 코스와 5만원대 코스. 여기에 택스가 붙는다.
코스 구성은 빵- 아뮤즈 부쉐(전채 전 입맛을 돋구는 간단한 식전 간식같은 거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이다. 스프와 차는 포함되지 않는다. 5만원대 코스에서도 스프와 차를 원하면 따로 주문해야 한다. 단 5만원대 코스는 메인에 스테이크 선택이 가능하고, 마지막 디저트 전 프리 디저트가 나온다고 한다. 구성만으로 보면 점심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당히 센 편이라는 느낌이다. 50% 를 해도 그리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진 않더라.
어쨌는 3만원대 코스와 5만원대 코스를 시켰는데 그 중 5만원대 코스의 가리비 요리는 모래가 나와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토마토 스프의 바닷가재 샐러드를 시켰고, 3만원대 코스에서는 연어요리를 시켰다. 메인은 닭가슴살 요리와 미디움으로 익힌 스테이크를 시켰고.
아래는 일단 음식사진들이다.

빵은 평이했다. 롤빵의 경우에는 버터가 들어간 빵이니만큼 데워서 나오는 쪽이 맛과 향을 즐기기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난했다.

저 허브는 손으로 비벼서 빵과 같이 즐기라고 나왔는데.. 저런 것이 서빙된다면 최소한 식사 전 물수건쯤은 서빙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오른쪽은 오렌지 주스같은 것에 프로슈토 햄을 한 조각 넣은 것인데... 마지막에 입 안에 들어가는 햄의 맛이 좀 비릿해서 그냥 안 넣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었다.

3만원대 코스의 전채. 여러가지 야채와 연어를 작게 다이스 한 것인데, 요리가 담겨져 나온 모양은 상당히 예뻐서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한 입 입에 넣은 순간 너무 실망스러웠다. 연어 요리임에도 연어의 맛이 다른 야채맛에 밀린다. 게다가 식감이 몹시 좋지 않다. 야채가 아삭한 편이라 입 안에 넣었을 때도 연어와 어우러지지 않고 야채조각들이 다 따로 굴러다닌다. 조각이 작아서 잘 씹히지 않는다. 차라리 야채를 테린느해서 연어 콘카세를 곁들이고 포인트로 주키니와 파프리카 살짝 소테한 걸 얹는다든지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르는 데 정성은 들어갔을지언정 맛은 없는... 괴로운 메뉴였다.

입 안에 넣는 순간 확 밀려오는 닭냄새가 몹시 비렸다. 허브가 있는 쪽은 괜찮았지만 양쪽 끝은 어떻게든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간은 좀 많이 세더라. 그리고 옆에 당근, 주키니 등의 야채를 길게 줄리엔한 가니쉬는 너무 심하게 짰다. 분명 방문 전 관계자님께선 정통 프렌치를 추구하므로 밋밋하고 간이 되어 잇지 않은 맛이라 느낄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이건 그래도 과일이다보니 위의 연어요리에 있는 야채처럼 입에서 따로 노는 게 덜하고 씹힘맛도 좀 더 있었다. 지금까지중에선 가장 무난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3만원대 코스라면... 역시 재방문의사가 없을 수밖에.

보통 내가 좋아하는 프렌치는 여러 재료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조리하여 어우러지게 함으로서 그 재료의 숨겨진 맛을 끌어낼 뿐더러 조화로 인해 맛의 상승 효과가 있는 스타일인데, 이 집은 조리과정에 있어 그런 세련됨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다. 뭐 이건 스타일 차이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기대감 없이 레스토랑을 방문하느니 그냥 집에서 야채를 볶아 먹고, 크랩 살 발라 먹는 게 더 낫지 않는가 싶다.

사진을 보시면 스테이크 결이 벌어져 있는 게 보이실 것이다. 받고 조금 의아했는데, 한 입 자르자 붉으스름하니 원하는 대로 익혀 나온 것 같아서 조금 다행스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입에 넣으니.... 육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리과정에서 모두 빠져버린 것인가. 스테이크의 생명은 육즙인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거의 장조림을 입에 넣고 씹는 느낌이었다. 관련자님의 글을 보니 수비데라는 진공포장 조리법을 이용해서 붉어도 육즙이 안 나오는 거라 하시는데, 진공포장 조리법은 보통 고기의 육즙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닌지. 왜 이렇게까지 육즙이 빠져버린 건지... 에 대해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게다가 가니쉬의 매쉬드 포테이토는 짜고,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익혀 아삭한 맛이 사라졌다. 메인을 먹으면서 물만 세 컵 마셨다.




마음에 많이 안 들었던 디저트. 파인애플을 얹은 케이크인데, 관계자님의 말에 의하면 천연 이스트를 사용해서 질감이 일반 시트와는 좀 다르단다. 하지만 맛은 일반 시트케이크보다 못했다. 파인애플은 향을 너무 강하게 만졌고, 결정적으로 빵이 너무 뻑뻑해서 코스에 없는 커피 생각이 절로 났다. 이런 질감의 시트는 보통 얇게 썰고 시럽을 듬뿍 먹이거나 해서 무스 종류에 맞춰 식감을 준다든지 하지 않을까? 새로운 시도는 언제라도 환영하지만 그것도 음식이 맛있었을 때의 얘기이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결국 반 이상 남겼다. 커피를 주문할까 하다가 여러모로 실망감이 커서 그냥 나와서 다른 곳에서 차를 마셨다.
사실 방문 전에는 그래도 기대감이 있었다. 관련되신 분은 미슐랭 스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하실 정도로 자신들의 음식에 대단한 자신간이 있는 것 같았고, 음식이 어느 정도 이상이 아니면 그런 자신감이 있기 어려울 것 같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방문한 느낌은.. 많이 실망스러웠고 아쉬웠다. 확실히 나오는 음식은 꽤 예쁘고 보기 좋았으며, 레스토랑 외관도 나름 스타일리쉬했고, 처음에 나오는 버터도 맛있었지만... 중요한 음식의 맛, 식감 등에선 전혀 만족하지 못하겠더라.
음식 뿐만 아니라 다른 안타까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는 레스토랑의 화장실엔 좋지 않은 냄새가 났으며, 손을 씻고 나서 보니 핸드타올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손에 달라붙는 크리넥스로 물기를 닦아야 했다.
서빙하시는 분은 예의발랐지만 머리에 헤어제품을 좀 많이 바르셨는데, 음식을 서빙하시는 입장이니만큼 과도한 헤어제품은 삼가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에 손이 갈 수도 있고 그 손으로 다시 서빙을 하실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조리법으로 보이는데,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거의 다 콘캇세, 혹은 다이스한 채소와 과일을 사용하는 것은 보기에는 갖가지 색이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지만,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포크로 먹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이런 조리법을 주로 사용하신다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께는 상당히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큰 가니쉬와는 달리 못 먹는 재료가 들어가도 골라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문시 들어가는 재료를 간단하게나마 명시해 주시거나, 못 먹는 재료가 있는지 물어본 뒤, 혹시 있다면 다른 전채를 제공하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진정한 업스케일 프렌치를 표방한다면 이런 사소한 배려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내게 있어서는 여러 모로 아쉬웠고 마음에 차지 않는 레스토랑이었다. 위에 말했지만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래는 이 레스토랑을 방문하신 빈틈님의 리뷰이니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셨으면 한다. 이 쪽에서 여기 레스토랑 관계자분의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줄라이 레스토랑 2편
# by | 2007/06/30 14:59 | 맛있는 집 맛없는 집 | 트랙백(2) | 핑백(1) | 덧글(5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최근 줄라이 사태에 대한 잡상.
레스토랑 줄라이(July)- 실망스럽다.뭐... 그야말로 잡상이니 뻘소리여도 너무 뭐라하진 마시고.내가 커피 배울때 일이다. 당시에, 그야말로 손님과 점원이면서도 정말로 많이 가르쳐주고 많이 이야기 나눈 손실장님이 이야기해줬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사바욘님의 음식을 먹을 때에도 느꼈던 부분이다.그것은 맛의 컨트롤이다.커피맛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변화한다. 온도 습도 등의 날씨, 까페 내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의 수 등의 사소한 것부터, ......more
제목 : 쥴라이
방금 전에 10일치 점심 식비를 한 번에 소비해서 긴 저녁식사를 끝내고 돌아왔더니 이글루스에 쥴라이 논쟁이 한창이네요. 실은 이번 주말에 짝꿍과 듀파르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조금 더 돈을 보태면 쥴라이에서 가개장 할인을 받고 디너를 먹을 수 있기에 선회해서 며칠 전에 토요일 저녁에 예약을 해뒀더랬습니다. 어쩐지 유행에 편승하게 된 느낌이 들기야 하지만서도. 어찌된 일인지 다른 분들이 받은 것과 다른 인상을 받았기에 서둘러서 업데이트......more
... 줄라이 레스토랑 2편 by 빈틈씨레스토랑 줄라이(July)- 실망스럽다.최근 줄라이 사태에 대한 잡상. by 로무줄라이는 저희 집에서도 가까울뿐더러 주일에는 성당에서 몇발자국만 옮기면 되기에...그리고 블로깅하면서 알게된 ... more
읽고만 있는데도 괴로워지네요... ㅠ_ㅠ
맛을 안 봤으니 제가 뭐라하는 것은 넘겨짚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스테이크와 셔벗-셔벗은 사진으로만 봐도 조금 아닌 것 같네요.
향이님/전 먹으면서 괴로워했습니다ㅠㅠ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지요;
그걸 읽으니까 더 화가 나네요!!!
막 중언부언하시고... 정통 프렌치스타일이랬다가 아니랬다가...
아우 날도 더운데다가 내가 내돈주고 사먹은 것도 아닌데 왤케 열받지...;;;
다른 얘기지만 뵌 지도 오래되었으니 언제 우드스탁양이랑 같이 밥이나.. 호호.
나무벌레님/어제의 경험만으로 감히 말쓰드리자면 전혀 안 궁금해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미리내님/스테이크는 정말이지.. 할 말이 없었습니다.ㅜㅜㅜ소야 미안해ㅠㅠㅠㅠㅠ
게다가 아삭하지 않은 아스파라거스에 육즙이 없는 스테이크라니;;;
무슨 그런 개념없는 레스토랑이 있단 말입니까-;;;
레스토랑 별로 다녀보지도 못했지만 그것만 보아도 절대로 가고싶지 않네요-_-;;;
우마왕님/아.. 그랄 수도 있을... 하긴 저는 그냥 일반인 고객일 뿐이니까요 허허허.
디너라서 그랬던 건지.. ^^;;
확실히 물수건이 준비되지 않는것은 아쉬운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수역은 대게입니다!
쿄님이 가끔 소개해주시는 아따블르 라든가 듀파르, 그란구스또인가 하는곳은 쿄님 글만봐도 '나도 저런데 가보고 싶어어어어어!!!' 였는데 말입니다.
적어도 이글루스 안 에서는 줄라이에 다녀왔다는 글을 보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
근데 육즙이 없는 스테이크라니요. oTL 스테이크의 탈을 쓴 장조림이라니. 고기에게 미안해질 것 같아요.
그냥 야심은 크고 손은 짧아서 가게 열어놓고 주방 멤버 흔들리고 뭐 그러면서 허둥지둥하고 있는 상태일 테죠 뭐... 늘 한결같이 고른 품질의 음식을 제공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고 보면. 그러나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조심히 피해 다니는 것말고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근데 쫌 다른 얘긴데요, 매쉬드 포테이토 '위'에다 스테이크를 올려 내놓는 게 언제 어디서부터 유행하게 되었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언제부턴가 저렇게 내는 집들이 많더라고요. 싫은데 말입니다 -_-
그나저나..정말 답답하시겠어요; 저랑 담에 맛난 거 먹으러 가요!
쿄코님이 확인사살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괜히 가서 돈낭비할뻔했네요.
식당측 태도로 봐서는 미슐랭 스타는 커녕
미슐랭의 미자도 구경하기 어려울것 같군요.
자칭 "업계 종사자"면서 서비스 정신의 기본이 안되어있는 s님의 덧글을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 어떤 최신, 최고의 공법을 썼든지간에, 한국인에게만큼은 '죄악'이군요.
위의 어떤 분처럼 저도 매쉬드포테이토를 스테이크 아래 깔아주는 거 정말 싫더군요.
먹고픈 음식만을 골라먹을 권리를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요.
하고있었는데 이래저래 평이 안좋군요..
저도 '일반인'에 준하는 미각이라... 다른분들같은 전문적인 평은 힘들지만.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아아.. 이참에 똑딱이라도 하나 사야하려나.. 아놔;
흑... 육즙없는 스테이크는 정말 싫은데... ;ㅁ;
도대체 헤어폼 바른 서비스라니 그런게 어디있습니까...그거 하나만으로도 미슐랭 스타는 받긴 틀렸는데요...-_-;;;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잘읽었습니다
그저 각자 음식먹고 평가하는 것조차도 하나하나 그렇게 나오시면..
피곤해서 어떻게 삽니까 -_-
참 그 이쁜 가방은 팔렸는지요. 저는 매스티지 정도에 만족하며 살까합니다. 그 이쁜애 사면 우리 샘소나이트가 울어요.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