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26일
잡담- 추석.
1. 추석은.. 그럭저럭 보냈다.-_
이번엔 새어머니 쪽 친척들이 좀 많이 오셨는데, 덕분에 설겆이도 평소 명절의 세배. 그래도 그럭저럭 할 만한 분량이었으니 큰 불만은 없다. 다만 추석 전날에 전 부치기도 모자라 말린 고추 20키로 꼭지 딴 건 좀... 뭐랄까, 기다렸다는 듯 오자마자 고추포대가 눈 앞에 나타나는데 정신이 잠시 아득해졌달까 흑흑.(아니 뭐 고추라서 그런 건 아니고.. 그리고 말린.. 은 좀-_;)
그래도 그리 큰 일은 없었던 명절. 시집가란 소리도 별로 안 들었다. 아예 안 들은 건 아니고 별로라는 게 포인트이긴 하지만.-_-
하지만 이 구박에도 이제는 어느정도 회피스킬이 붙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이모: 너는 왜 결혼을 안 하냐? 네가 올해 몇 살이지?
쿄롤: (조금 맹하게)아 저요? 제가 올해 서른 넷인가? 셋인가? 헷갈리네요 호호호. 아 맞다 서른둘이구나.
이모: (얘는 지 나이도 모르나 하는 얼굴로;) 너 그런데 남자친구는 없니?
쿄롤: 남자친구 많은데요.
이모: (점점 더 알수없다는 얼굴로) 그럼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인데?
쿄롤: 너무 많아서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호호호.
너무 많다는데 어쩔거야...-_; 별 말 없더라. 아, 중매를 서 주겠다는 얘기도 잠깐 있었는데 사뿐하게 '남동생이나 시켜주세요' 그랬다. 아니! 남동생은 여자친구 있잖아!(추석에 데리고 오기까지 했다. 멍청한 놈....-_ 자고로 명절때 남친이나 여친 데려오는 거 아니라고 이 누나가 그리 말했는데.)그런데 왜 중매를 서! 하는 말에 대답한 말은..' 남동생은 어쨌든 결혼할 생각이 있는 거잖아요. 그럼 여자도 여럿 만나봐야죠. 중매도 해 보고.'
...역시 별 말 없었다. 심지어는 산소 가서 차례지내고 시집보내달라고 기도하라길래(아놔; 차라리 로또 일등 이런 걸 기도하지 원;;; 아님 치과 싸게 막게 해주세요 라든지-_;) 허리아프다고(아니 뭐 조금 아프긴 했어)슬쩍 방으로 도망가는 스킬까지 발휘했다;; 나이가 드니 뻔뻔회피능력만 늘어가는구나. 장하다.
2. 어제 오후엔 시흥집으로 돌아와 쿠로의 앞발을 만지며 한가로이 책을 보다가, 부재중 전화가 왔던 게 생각나 대학동기넘에게 연락을 했다. 난 그냥 추석안부전화인 줄 알았는데 추석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이런;;
보라매 병원이라길래 가서 부의금 내고 육개장에 밥 먹고(보라매병원 육개장은 좀 별로. 역시 지금까진 삼성의료원 육개장이 최고입니다.-_;쿄롤과 같이 장례식장 육개장 맛을 품평하는 모 님을 위해 자료삼아 올린다;;) 친구넘과 앉아 맥주 세 캔을 마시고 들어왔다. 다른 대학 동기 둘이 나 오기 전에 왔다 갔다더라.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넘이나 나나 참 잘 안 늙는 얼굴이라 왠지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만. 잠깐.. 그런데 그럼 난 스물때도 서른의 얼굴이었던 거샤? 그런거샤?-_;;;;
그래도 성격만은 둘 다 많이 둥글어졌다.
나는 좀더 싸나이; 가 되었고 예전의 이루 말할 수 없이 예민했던 그 무엇은 단단하게 뭉쳐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버렸다. 지금도 자극을 받으면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던 구슬처럼 굴러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평소엔 아니다. 친구넘도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모서리가 점점 깎여나가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스무살의 우리였다면 갈 일이 거의 없었을 침침한 장례식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아주 가벼워서 깃털처럼 날릴 이야기들을 나누는 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예전엔 분명히 그런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슬퍼지거나 우울해져서 어쩔 줄 몰라했을 텐데. 아마도 그랬을 텐데.
이런 것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걸까. 그렇다면 나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3. 추석 연휴도 오늘로 끝이다.
오히려 연휴가 끝나면 더 한가해지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어째 올해 먹은 명절 요리는 모두 재앙이었다 흑흑.ㅠㅠ(새엄마의 요리솜씨는 진짜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 갈비찜 진짜 뭐냐구요 엉엉ㅠㅠㅠㅠㅠ)반면에 연휴 끝나면 뵙기로 한 모님이라든지 모님, 모님과는 맛난 술이랑 등등을 먹기로 해서 막막 기대되지 말입니다. 모두들 무사히 돌아오시길.^^


벨루치 언니 사진 두 장으로 오늘도 마무리~
이번엔 새어머니 쪽 친척들이 좀 많이 오셨는데, 덕분에 설겆이도 평소 명절의 세배. 그래도 그럭저럭 할 만한 분량이었으니 큰 불만은 없다. 다만 추석 전날에 전 부치기도 모자라 말린 고추 20키로 꼭지 딴 건 좀... 뭐랄까, 기다렸다는 듯 오자마자 고추포대가 눈 앞에 나타나는데 정신이 잠시 아득해졌달까 흑흑.(아니 뭐 고추라서 그런 건 아니고.. 그리고 말린.. 은 좀-_;)
그래도 그리 큰 일은 없었던 명절. 시집가란 소리도 별로 안 들었다. 아예 안 들은 건 아니고 별로라는 게 포인트이긴 하지만.-_-
하지만 이 구박에도 이제는 어느정도 회피스킬이 붙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이모: 너는 왜 결혼을 안 하냐? 네가 올해 몇 살이지?
쿄롤: (조금 맹하게)아 저요? 제가 올해 서른 넷인가? 셋인가? 헷갈리네요 호호호. 아 맞다 서른둘이구나.
이모: (얘는 지 나이도 모르나 하는 얼굴로;) 너 그런데 남자친구는 없니?
쿄롤: 남자친구 많은데요.
이모: (점점 더 알수없다는 얼굴로) 그럼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인데?
쿄롤: 너무 많아서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호호호.
너무 많다는데 어쩔거야...-_; 별 말 없더라. 아, 중매를 서 주겠다는 얘기도 잠깐 있었는데 사뿐하게 '남동생이나 시켜주세요' 그랬다. 아니! 남동생은 여자친구 있잖아!(추석에 데리고 오기까지 했다. 멍청한 놈....-_ 자고로 명절때 남친이나 여친 데려오는 거 아니라고 이 누나가 그리 말했는데.)그런데 왜 중매를 서! 하는 말에 대답한 말은..' 남동생은 어쨌든 결혼할 생각이 있는 거잖아요. 그럼 여자도 여럿 만나봐야죠. 중매도 해 보고.'
...역시 별 말 없었다. 심지어는 산소 가서 차례지내고 시집보내달라고 기도하라길래(아놔; 차라리 로또 일등 이런 걸 기도하지 원;;; 아님 치과 싸게 막게 해주세요 라든지-_;) 허리아프다고(아니 뭐 조금 아프긴 했어)슬쩍 방으로 도망가는 스킬까지 발휘했다;; 나이가 드니 뻔뻔회피능력만 늘어가는구나. 장하다.
2. 어제 오후엔 시흥집으로 돌아와 쿠로의 앞발을 만지며 한가로이 책을 보다가, 부재중 전화가 왔던 게 생각나 대학동기넘에게 연락을 했다. 난 그냥 추석안부전화인 줄 알았는데 추석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이런;;
보라매 병원이라길래 가서 부의금 내고 육개장에 밥 먹고(보라매병원 육개장은 좀 별로. 역시 지금까진 삼성의료원 육개장이 최고입니다.-_;쿄롤과 같이 장례식장 육개장 맛을 품평하는 모 님을 위해 자료삼아 올린다;;) 친구넘과 앉아 맥주 세 캔을 마시고 들어왔다. 다른 대학 동기 둘이 나 오기 전에 왔다 갔다더라.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넘이나 나나 참 잘 안 늙는 얼굴이라 왠지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만. 잠깐.. 그런데 그럼 난 스물때도 서른의 얼굴이었던 거샤? 그런거샤?-_;;;;
그래도 성격만은 둘 다 많이 둥글어졌다.
나는 좀더 싸나이; 가 되었고 예전의 이루 말할 수 없이 예민했던 그 무엇은 단단하게 뭉쳐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버렸다. 지금도 자극을 받으면 어딘가에서 잃어버렸던 구슬처럼 굴러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평소엔 아니다. 친구넘도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모서리가 점점 깎여나가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스무살의 우리였다면 갈 일이 거의 없었을 침침한 장례식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아주 가벼워서 깃털처럼 날릴 이야기들을 나누는 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예전엔 분명히 그런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슬퍼지거나 우울해져서 어쩔 줄 몰라했을 텐데. 아마도 그랬을 텐데.
이런 것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걸까. 그렇다면 나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3. 추석 연휴도 오늘로 끝이다.
오히려 연휴가 끝나면 더 한가해지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어째 올해 먹은 명절 요리는 모두 재앙이었다 흑흑.ㅠㅠ(새엄마의 요리솜씨는 진짜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 갈비찜 진짜 뭐냐구요 엉엉ㅠㅠㅠㅠㅠ)반면에 연휴 끝나면 뵙기로 한 모님이라든지 모님, 모님과는 맛난 술이랑 등등을 먹기로 해서 막막 기대되지 말입니다. 모두들 무사히 돌아오시길.^^


벨루치 언니 사진 두 장으로 오늘도 마무리~
# by | 2007/09/26 10:49 | 일상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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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서울 올라왔슈?
전 아예 안 내려가 버린 탓에 아무 소리도 안 들었습니다...........ㅎㅎ(웃음일까요 흐느낌일까요?)
슈타인호프님/아예 안 내려가실 수도 있군요ㅜㅜ부럽습니다. 그런데 호프님은 아직 구박받을 나이가 아니신 것 같은데;
더불어 상대편의 주의를 딴 곳(동생분)으로 돌리는 스킬까지 겸비.... ^ㅛ^
우리 한국사람들 남의 사생활에 아무 생각없이 언급하고 개입하는 고질병은 아마 기네스 감일 듯... (교육이 잘못되어 그런 것 같아요) ㅠ_ㅠ
장례식 육개장을 평하다니...덜덜덜... 워찌그리신선한가요..
푸하하하하하... 넘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니..왜케 웃긴거야.
딴소리긴 하지만 이제 곧 모니카벨루치가 등장하는 액션영화가 개봉하는군요.
저도 중매 서준다는 압박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O>-<
...저도 나이를 먹으면 그런 장소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나뒹굴다 시장갔다 자다 깨다.........
이따 집에 가야되는데 아휴.... 가기 시러라 ㅎㅎㅎ
추석 잘(?) 보내셨네요 ^^ 보름달 보고 소원도 비시고 :)
언제나 시간이 널널하니 나중에 만나실 분들 다 만나시고 난 다음
불러주세요 ^^ 그리고 브라우니의 답례라는 말은 제발...흑흑;;
담번에 정말 맛있게 만들어보렵니다. (잘난척?) ㅎㅎㅎ
저는 추석인데 방콕했습니다. ㅎㅎ 사실상 오늘까지 연휴이지만..
이틀 휴가를 내서 30일가지 연짱! 놀아요! 그런데..할게 엄따느;;;;;;=_=;;
여행갈려고 했더니 낼 부터 비는 온다고 하고;;;-_-;; 운도 지지리 없지 ㅠ.ㅠ
추석 내내 입원했었던 사람도 있는걸요^^......ㅠㅠ 이번 명절은 참(..)
몇 년 있음 저에게도 결혼 취직 등등의 압박이 들어오겠지(..) 생각하니 왠지 아득해지네요^^;;
삼성의료원이 특히 맛나다고 하니 참고합지요....ㅋㅋ
눈가의 주름살이나 점점 늘어나는 뱃살은 서글프지만 나이를 먹는다는거 멋진일입니다....(그러나 제대로 먹어야 한다는거....ㅋㅋ)
짤방은 예술입니다...벨루치는 여신이어요~~
단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은 엄마가 "회사 들어갔다면서 친척 동생들에게 용돈 좀 줘라, 연봉은 얼마냐"라는 농담조이긴 하지만 기분 나쁜 말을 흘리길래 웃는 척 씹었습네다...-_- 수줍은 척 씹는다죠; 저희 엄마가 친척어른들한테 얜 말이 없다고 밑거름을 깔아놓으신 덕분에 말수 적어도 별 말 없다는 크헤헤.;
저는 집에서 은둔형폐인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ㅎㄷㄷㄷ
그래도 어쨌든 남의 삶이니 참견은 고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은 있답니다.-_;
좀비君님/...장어나 등심이나.....-_ㅠ
브라이언님/그게.. 장례식장 육개장이 한꺼번에 큰 통으로 끓여 그런지 대부분 음식점에서 파는 것보다 맛난 경우가 많아서-_;;그만 그렇게 되었...;
벨루치 언니 나오는 영화는 그냥 저 언니 얼굴이랑 몸매만 많이 나와주셨음 좋겠어요.-_;;
比良坂初音님/제가 명절때마다 회피스킬을 기록할께요.. 나중에 써먹으셔요--;
왠지 안타까운 마음에 외식이라도 하려 했지만 그것도 못 하고 흑흑. 저도 맛난이 많이 드신 분들 애기 보면서 손가락 빨았;;
빈틈님/브라우니를 위해서라도 빨리 만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불끈;; 추석 무지 분주하게 보내셨을 것 같아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주 주중에 연락드릴게요!^^
wind-maker 님/지금은 여행을 떠나셨을지 아니면 집에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연짱 쉬신다니 부럽습니다.ㅠㅠ 전 일할 것도 많은데 괴로움을 이기기 위해서(?)맛의 달인을 한권씩 보고 있어요. 아.. 더 괴롭군요.-_;
연화님/소개팅; 왠지 가족 친지의 소개팅이라는 건 맞선과 다를 게 없을 듯;;
그래도 금기;라고 해주시니 다행이네요. 저희 집은 그런 거 얄짤 없음다;;
연아님/예^^ 맛난이를 못 먹은 것에 비해선 그냥 무난한 추석이었어요. 그런데 연아님 입원하셨었나요?ㅠㅠ 지금은 괜찮으신지... 빨리 건강해지시길!
민현님/흑흑 블로그에 올리신 거 보고 부러움에 몸부림쳤다는...ㅠㅠ전 저번 설에 똑같은 질문을 저한테 하는 사촌오빠한테 방긋 웃으며 오빠 카드빚은 다 갚았냐고 물어봐서 분위기 싸해진 적이 있었...-_; 쿨럭.
나이 제대로 먹으면 그것만큼 강력한 무기도 없는 것 같아요. 어려워서 그렇지;
원두커피님/저도 성격이 좀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제게는 그리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좋아라 합니다 쿨럭; 전 주름살보다는 뱃살이...ㅠㅠ
parTerre 님/헉 수고 많으십니다ㅠㅠ 늦게라도 꼭 휴가 챙기셔요!
그건 그렇고 작은엄마님 좀.. 저도 집에선 말없이 얌전한 인간으로 통하는데, 덕분에 호구로도 찍혀서 귀찮은 얘길 좀 들었습니다. 그나마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성질 한 번 부린 다음부터는 약간 신경들을 쓰시는 듯...?--;
아쑬님/헉... 설겆이 백번... 진짜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 결혼하시는군요. 그런데 시댁과 너무 가까우시다니 그것도 약간 걱정이 됩니다ㅠㅠ
D-cat 님/예 그럭저럭 잘 보냈어요.^^ 저도 은둔형 폐인으로 명절을 나고 싶습니다 흑.
케이트님/흑흑 그래도 먹는게 남는거여요 후회는 왜 하십니까ㅠㅠ 저도 맛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