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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쨌든 살아 있다. 뭐 이빨 세개 뽑힌다고 죽을 리는 없긴 하지만-_-; 그래도 살아서 숨 쉬고 죽 먹고 그러고 있다.
모 님과 모 님이 사랑니 뽑기 생생 리포트(사진도 첨가...)를 원하셨는데(...)사진은 말도 안 되고-_-그냥 어떤 과정이었는지 공포에 떠시라고-_; 얘기나 좀 써 볼까 한다. 치과의 공포에 떠는 찬모군 같은 사람은 안 읽는 게 좋을지도... 하지만 사실 그렇게 못 참을 정도의 작업은 아니여;;;; 걍 살만해-_; 그러니 당신도 치과 가..... 2. 그래서 과정. 먼저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마취주사부터. 요새는 흡입가스도 있다는데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성인에게 사용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수술 과정은 그냥 그랬는데, 이넘의 마취주사가 기분이 아주... 나쁘다.-_ 한 대로 끝나는 게 아니고 위 아래 다 발치다보니 좀 골고루 많이 맞았는데... 정말 참신하게 불쾌하다.-_;;; 요새 아가들한테 기분좋아지는 마취가스를 쓰는 걸 이해할 수 있다. 가스 하면 왠지 이미지상 좀 안 좋지 않나 싶기도 하겠지만 이거 한 대만 맞아도 애기들에겐 트라우마 생길 것 같으니, 간호사 언니도 이뻐보이고(..) 기분도 좋아지는 가스가 훨 좋을 듯하다-_;; 마취약 기운이 돌면 오늘 이빨을 뽑아 주실 선생님이 오신다. 갖가지 연장이 플레이트와 쿄로리 가슴 위에 놓여지고, 입만 뽕 뚫린 천을 덮은 채 시술이 시작된다. 뭔가 기분나쁜 연장들이 입 안을 왔다갔다하지만 아프진 않다. 감각도 없다. 그냥... 기분이 더러울 뿐이다.-_;;가끔 이빨 조각(..)이 튄다든지 해서 기침이 나올 뻔한다든지 하긴 하지만.. 뭐 그럭저럭 살만하다. 시술 시간은 15분 정도 걸렸다. 선생님이 훌륭하신 것도 있고 내가 운이 좋았던 것도 있는 듯. 아랫쪽 이는 누워 나서 시간이 훨씬 더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후딱 발치. 내 경우엔 염증도 있고 출혈도 많은 편인데다(혈소판 문제가 있다;) 상처자리도 커서 세개 다 실로 봉합을 했다. 이건 거의 마무리 작업이라 그런지 조금 아프지만 역시 그럭저럭 마음을 비울 수는 있다. 다 하고 나면 발치한 이빨을 보여 준다. 이빨 세 대가 피투성이가 된 채 얌전히 누워 있는데 사이즈 진짜 크더라....--; 이것만 뽑아도 2백그람쯤 살이 빠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뽑느라 수고하셨다. 하지만 제일 지랄같은 게 아직 남았다. 두시간 정도 거즈를 입에 물고 있어야 한다. 지혈과 소독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거즈가 크다 보니 입에 물고 있는 게 아주 고역이다. 말도 못 한다. 수술이고 뭐고 이게 제일 죽을 것 같다.-_;; 거즈에서 핏물이 끊임없이 배어나오는데 이건 다 삼켜야 한다. 맛? 거지같지 뭐.-_-; 게다가 마취가 되어 있는 얼굴의 느낌과 혀의 느낌이 아주 심하게 나쁘다. 거즈와 마취주사 덕분에 계속 구역감이 치밀어오른다 흑흑. 그래도 곧 고개를 뒤로 젖히면 침으로 가장한 핏물을 삼키기가 쉽다는 걸 발견. 거즈를 입에 물고 수납을 했다. 진료비, 시술비에 특진까지 해서 13만원 정도. 생각보다 싸게 나와서 좀 기뻤다;; 집에 오는 길에 슬슬 마취가 풀리더라. 아프긴 한데 역시 참을만하다. 원래 아픈 거에 둔감한 편이기도 한데-_-; 어쨌든 거즈만 뱉으면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다. 집에 와서 감자랑 양파랑 새송이를 잘게 잘라 쌀이랑 볶아서 죽을 끓였다. 1시에 드디어 거즈를 뱉으니 잠시 천국이 별 게 아니지 싶기도 하다. 하지만 혀는 여전히 마비상태. 약을 먹기 위해 억지로 죽을 먹으려 노력했지만 알갱이가 있어 좀처럼 먹기 힘들다.-_ㅜ 그냥 인스턴트 스프를 호록호록 마시고 약을 먹었다. 뜨거운 건 먹지 말고 미지근한 걸 먹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등을 먹으라는데 아이스크림이고 음료고 다 꼴도 보기 싫다.-_;; 그냥 차가운 얼음물만 죽어라 마시면서 아이스팩으로 냉찜질을 좀 했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 다시 죽을 먹고(라고 썼지만 아직 건더기는 먹기 힘들어 물을 많이 타서 마셨다;;), 약을 먹고, 발치자리를 피해 양치를 했다. 피는 아직도 나온다.-_-; 열심히 다 삼키고는 있지만 맛은 정말 더럽게 없다. 피를 열심히 마셨더니 고기라도 한 근 먹은 것 같은 기분이다;; 이래서 어디 살 빠지겠어?-_ 하지만 이 상태로 2~3일은 계속 고생해야 하고, 그 뒤로도 잘 먹긴 어려울 것 같으니 확실히 살이 빠지긴 할거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ㅠㅠ 물은 대충 2리터쯤 먹었고, 뭔가 더 차가운 걸 먹어볼까 하고 스무디킹에서 피치슬라이스를 사서 3분의 1쯤 먹었다. 하지만 역시 안 땡긴다. 내일 아침에 이거나 먹고 병원가야지. 내일 아침에 소독 한 번 하고, 다음주 초에 실밥 풀 예정이다. 그다음 바로 다른 치료 안 들어간다고 하면 나는 고기를 먹을 거야. 두께는 2센티 이상에 미디움 레어로 익혀 육즙이 흥건하고 소스는 간단하게 좋은 소금이랑 통후추. 같이 먹는 건 버터랑 크림이 잔뜩 들어간 매쉬드 포테이토랑 구운 야채. 와인...도 먹고프지만 출혈이랑 염증때문에 당분간 술 먹지 말래 엉엉ㅠㅠ그래도 일주일 뒤부터는 눈치봐서 맥주 한잔쯤은 마셔줄거야 흑. 3. 병원서 있었던 일. 병원 의자에 앉아 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나를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 "***씨 아직 뺄 이가 남았어?" "예?.. 저 오늘 처음인데요." "어? 저번주에 와서 이빨 뽑은 아가씨 아니야? 얼굴이 비슷한 것 같은데? 그 이빨 많이 없는..." "..흑시 그 분 ***씨...?(사이오닉스톰H언니의 본명.-_;)"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H언니. 나랑 언니랑 닮았나 봐... 참고로 오늘 쿄로리씨는 노메이크업에 창백한 안색. 머리는 질끈 묶었고 옷은 가디건 입고 청바지 입고 슬리퍼 찍찍 끌고 나갔습니다. 병원에 미남의사 있긴 있어요. 하지만 입 벌리고 이 뽑는데 개뿔 이쁘게 보여 뭐하나효 다 그런 거지...휴. 4. 글을 쓰다 빰에 아이스팩을 댔다가를 반복중이라 이쯤해서 끝내야겠다. 누워서 찜질해야지....-_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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