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07일
잡담- 삽질중이겠지?
1. 잠깐 나와서 커피랑 파니니 샌드위치로 아침 겸 점심을 때우는 중.
양갱을 사러 일본에 갈까 생각중이다. 여행을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가서 열심히 관광하는 인간도 아니건만 양갱을 먹고 싶다는 일념에 비행기표를 검색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경악했다.-_-;; 물론 생리중이었다는 특수상황도 있겠지만;;(그래서 생리가 끝난 지금은 조금 덜 버닝중이다.) 어쨌든 정말 진지하게 양갱이랑 술이랑 사러 일본에 가야지 11월 중에 가서 보관이 가능할 만큼 잔뜩 사 놓고 겨우내 먹어야 이하생략 막 이따위의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 참..... 하지만 진짜 갈 것 같다는 게 더 참....-_;; 이번엔 컨디션이 괜찮아야 할 텐데 말이지.
2. 뭔가를 하고 싶은 시즌인 걸까?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가끔 유화를 끄적이는 것 외엔 꽤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 같은데. 토나올정도로 프릴이랑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입은 지점토 인형이라도 만들기나 뭔가를 그리고 칠하고 난장을 부리는 게 무지 땡겨서 침대밑이라도 뒤져 쳐박아놓은 프라모델이라도 꺼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니 얼마 전 도서정가제에 낚여 미루고 있던 '이대영의 밀리터리 디오라마'를 사 본 영향도 있는 듯.(이대영씨의 밀리디오라마는 이미 그냥 디오라마가 아니라 장인혼이 담겨있다는;; 이젠 키트도 거의 안 쓰시고 인형이랑 동물은 무조건 자작 고고씽하시더라 덜덜덜;;) 하튼 뭔가 끄적이고 조물조물하고 색칠하는 걸 하고 싶다. 컴퓨터로 뭔가를 하는 것보단 손으로 직접 그리고 물감을 조합하고 색칠하고 싶은 게다. 그냥 기분전환할 게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3. 일요일엔 대학 동기넘을 오랜만에 만났다. 라타볼라에 앉아 야채스프를 떠 먹으며 지금은 더 이상 만나지 않는 친구였던 애들의 안부를 들었고 판나콧타를 먹으며 식사를 끝마쳤다. 생각해 보니 대학 시절의 동기 중 지금까지 연락하는 건 둘밖에 없구나. 그냥 계속 스스럼없이 지내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으니 뭐 어쩔 수 없지. 후배는 많은데 말야.
식사를 마치고는 천천히 언덕배기를 걸어내려가 리움 미술관으로 갔다. 여백의 미 특별전 중인데 예쁘고 맘에 드는 거 많더라. 현대미술관서 상설전시하던 것들도 몇 개 와있는 듯 했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간 미술관과 미술관 특유의 공기는 좋았다. 밖은 쌀쌀하지만 안은 살짝 더워서 동기놈과 나 둘 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전 층을 샅샅히 돌았다. 잘 만든 무엇인가를 보면 항상 습자지가 물을 슥 빨아들이는 것 같이 내가 무언가를 빨아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땐 자립할 수 있는 인간이 되자고. 방 한칸서 특별히 크게 버는 돈은 없지만 빚도 없이, 좋아하는 거 보고 듣고 읽으면서 고양이 한 마리 끼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고 지금 그래서 그런 식으로 살고 있지만, 그래도 껄끄러운 무엇. 연애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진부하고 우스운 걸 거고 그게 사실도 아니고. 그냥 사는 게 원래 그런 것 같다 아마도. 그런 기묘하게 우울한 기분을 완화시켜 주는 게 공연과 미술관과 동물원이 아닐까. 더 추워지기 전에 동물원도 가고 싶고, 현대미술관도 가고 싶고 예매해 둔 부천필과 KBS의 공연을 기다리는 것. 말러, 모짜르트, 부르크너. 자기 전에 드뷔시를 잠깐 듣고,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컵을 마시며 라벨을 듣고. 일하면서 바흐를 틀어놓을 수 있는 것. 커피랑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집 앞 커피숍에 나와 노트북으로 뭔가를 끄적이고 그러다 일본에 양갱을 사러 가고 싶으면 외출 나가는 것처럼 가볍게 슥. 쓰고 있으려니 너무나 페이크한 인생이로구나 왠지 욕이 나온다 씨발.
하지만 이게 내가 그 모든 것과 바꿔서 얻은 것... 이겠지 아마도. 역시 난 전혀 쿨하지 않다니까 호호호.
4. 마음 한켠에 깔린 게 있으면 꼭 글도 이따위로 안 써지지.-_-; 이럴땐 닥치고 상콤한 언니나 봐야하지 말입니다-_;;

에리카양... 닥버한 것 같은데;; 요샌 잘 지내나...-_;;;
# by | 2007/11/07 12:26 | 일상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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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ruliweb.empas.com/ruliboard/read.htm?table=game_nds&page=1&num=14660&main=nds&find=subject&ftext=그림색칠
대략 이런 게임이라죠 :)
놀랍슴미다.
프라모델이라.... 건프라도 좋아하신다면 조만간 나올 유니콘을 함 지르심이.... 극강의 손맛을 보장할 듯.....
너무 슬퍼만 하시지 말고 뭔가에 집중하시면 괜찮으시려나 (...)
비공개 c님/저도 놀라워요; 하지만 경고가 무서워서...ㅠㅠ
징소리님/음음; 하지만 손으로 직접 뭔가를 칠하고프다능;
Recce님/그건 좀..ㅠㅠ 파티는 땡기지만 장소가 고민이에요;
히스하님/아 말이 있군요! 하지만 이번주 주말에도 약속이 있는데...ㅠㅠ
소마님/저만 이런 게 아니라서 기쁩니다; 대충 날짜 정했어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11월 셋째주쯤에 갈 생각입니다.
뚱띠이님/건프라는 영역밖이구요^^; 좋아하는 건 밀리랑 AERO랍니다. 집에 키트가 몇 개 굴러다니고 있어요.
比良坂初音님/어쨌든 인생은 상대적인 것 같기도 하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미리내님/좀처럼 요약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혼자서 가야죠.
연화님/팥앙금부터 직접 만든 아주 훌륭하고 부드러운 양갱이 먹고싶습니다ㅠㅠ
예전에 포스팅을 보고 정말 맛있게 생겨서 남자 셋이(...;;)가서 피자랑 고기셀러드(이름이 잘;;)랑 맥주를 시켰는데, 사진과 다르게 좀(쪼금 더?.?;;) 작던 기억이 쿨럭;;; 맛은 끝내줬어요 ~_~/
에로페서님/그래도 라타볼라가 다른곳보다 피자가 큰편이라능;; 맛있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저도 다시 가서 피자랑 맥주를 먹고싶습니다ㅠㅠ 일요일엔 물이랑 같이 먹었....;
비공개 L님/웅? 저한테 데이트신청은 그냥 하심 되는데요.. 다만 제가 하는일없이 바쁜 백수라 시간이 맞아야-_-;;
사발대사님/대신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__)
제 책꽂이 위에도 한참 쌓여있는 키트들이 있다는..;ㅁ;
그 양갱은 굉장히 맛있는건가봐요+ㅂ+ 전 친한 언니와 그저 오뎅에 정종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오사카행 비행기티켓을 끊었답니다. 관광같은건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