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06일
피치의 라 트라비아타 감상- 우왕ㅋ굳ㅋ
정말 오랜만에 공연 얘기. 자주 보러는 다니는데 어째 후기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 작년 니벨룽겐의 반지도 꼭 써야지 하다가 그냥 묻어버렸음 흑흑.ㅠㅠ 어쨌든 오랜만에 맘 잡고 씁니다.
'리날도' 로 국내 오페라팬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던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겨울에는 '라 트라비아타' 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동안 공연이 있었는데 전 회 매진. 쿄씨는 운좋게 제일 마지막 공연을 보고 돌아왔는데 이런 공연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운이었다. 전막에 걸쳐 단 한번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무대를 빨아들이는 마음으로 열심히 관람했는데 마지막엔 정말 눈물이 글썽글썽. 원래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에 가면 질질 짜면서 보는 쪽팔린 인간이기도 하지만; 이 날의 공연은 확실히 굉장했다. 아마 이 공연을 보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라 트라비아타는 춘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 어릴때 우연히 뒤마의 원작을 보았는데, 어린 마음에도 아놔 ㅅㅂ 남자따위 다 소용없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단 걸작이다.(이 설명은 뭐냐-_;;)
모르시는 분을 위해 스토리도 설명.
1막. 파리 사교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비올레타 언니. 이 언니는 고급 창녀로 매일매일 술과 파티로 나날을 보내지만 사실 폐병쟁이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미래를 잊으려는 듯 죽어라 사람들을 불러모아 열심히 파티를 하는 와중 순수한 청년인 알프레도가 나타난다. 그는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언니는 몹시 고민하지만 그의 순수한 사랑을 믿고 따르기로 하면서 막장테크를 탑니다.(..)

내가 잘 해줄게~ 저 정말? 우왕ㅋ굳ㅋ
2막. 후원자들과의 관계를 끊고 공기맑은 시골로 내려간 언니와 옵빠. 첨엔 조낸 행복하게 잘 살지만 점차 비올레타의 재산은 바닥이 나고, 철없는 부잣집 알프레도 도련님하는 집안 살림이 쑥대밭인줄도 모르고 있다가 비올레타가 마지막 남은 물건들을 팔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캐쪽팔린 알프레도는 자기도 돈마련을 해야겠다고 잠시 집을 비우고 그 사이 비올레타가 돌아오는데 그때 나타난 사람은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제르몽님하는 야이 개가튼뇬아 네가 우리 순진한 아들을 꼬드겨 살림을 차렸지 이년 이년 하며 화를 내지만 비올레다가 뜻밖에 너무 순진하고 상냥하면서도 착하고 고결한 아가씨임을 알고 허걱 내가 오해가 있었쿠나 그렇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 님하가 점 없어져주었음 좋겠으셈 신공을 날린다. 예나 지금이나 이 수법에 당하는 순진하고 착한 언니들은 얼마나 많은지.-_-; 결국 비올레타도 알프레도의 행복을 위해 떠나겠다고 약속한 뒤 그냥 가면 안 믿을까봐 다시 파티에 나가고 사교계로 가겠다고 편지를 남긴다. 그걸 그냥 다 쳐 믿는 알프레도.(이쯤되면 점 바보라고밖에...-_;)아버지 제르몽이 말리는데도 '이뇬 내가 파티에 가서 개쪽을 줘야지 이 죽일년 감히 나를 떠나 버럭' 모드가 된다.-_-;

3막. 폐병쟁이임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미모로 다시 후원자를 낚은 비올레타 언니. 파티에 가자 엄훠 거기엔 알프레도가 와 있었다.-_-; 아놔 ㅅㅂ 좃됐네 모드인 비올레타 언니를 무시하고 비올레타 언니를 데려온 백작과 노름을 열라 하는 알프레도. 거기서 알프레도는 백작의 돈을 전부 다 따내고 사람들 앞에서 비올레타 언니한테 이 캐호구뇬 언제는 내가 좋다고 전재산 다 갖다 꼴아박더니 이젠 또 다른남자하고 놀아나?! 흥 나도 댓가를 치루면 될 거 아냐! 하며 딴 돈을 모두 비올레타한테 던진다. 모욕을 받은 비올레타는 쓰러지고 모든 사람들은 엄훠 비올레타 언니 그렇게 안봤더니 캐호구네효 뭐 저런년이... 라고 비난했다면 내가 사랑하는 대인배 베르디 횽일 리 없고-_-;;
4막. 죽을때가 다 된 비올레타 언니. 아름다움도 병마로 간곳없고 후원자도 다 빠진 채 죽을날만 기둘리고 있다. 돈도 몇 푼 안 남았지만 그것마저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라 시킨다.(진짜 캐호구다-_;) 그런 와중 비올레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을음 알게 된 제르몽. 알프레도에게 그간의 일을 사실대로 얘기하고 비올레타의 집으로 찾아온다. 임종 작전의 비올레타에게 울며 사과하는 두 사람. 하지만 비올레타는 좋은 아가씨 만나 사랑하라는 덕담까지 남기고;;;; 조용히 숨을 거둔다. 죽은 년만 불쌍하지 뭐......휴.-_

흑흑 죽을날이 얼마 안남았삼.
비올레타 미안해 내가 죽일넘이야;;; 아녜요 알프레도 잘 먹고 잘 사삼.... 그럼 안녕~
하여튼 스토리만 봐도 굉장히 원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라 평소에 무척 좋아하기도 했고, 몇 번 오페라로 본 적도 있지만 이번 피치의 무대는 확실히 특별했다. 일단 배경이 1940년대로 바뀌었고, 따라서 무대도 현대적이면서 화려한 무대로 구성되었다. 위의 사진들에는 잘 나타나 있진 않겠지만 무대를 두 공간으로 나누고 그 공간을 왔다갔다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지라 굉장히 밀도가 높아보이고 계속해서 집중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더라.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지금까지의 비올레타와 알프레도는 좀 안이쁜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이 전까지 가장 비올레타의 이미지에 근접한 건 94년 솔티 아저씨가 지휘한 라 트라비아타의 안젤라 게오르규 정도? 이때 이 언니는 진짜 이뻤다능! 하악하악)이번 비올레타 역을 맡은 이리나 룽구 언니도 정말 이뻤다! 연약한 춘희라기보다는 완전 늘씬 쭉빵한 언니였는데 1940년대 배경에는 이런 스타일이 더 잘 맞는 듯. 게다가 남자주인공 알프레도 역을 맡은 제임스 발렌티 옵빠.. 키가 190은 될 것 같은데;; 몸도 완전 킹왕짱 잘 빠진데다 2막 시골집에서 잠시 쉬는 모습을 보여줄 땐 까만 비키니 실크빤쓰 한장만 입고 그 위에 가운 걸치고 내려와서 노래부르다가 가운을 벗어던지는 서비스를;;; 우왕 피치아저씨는 팬서비스가 뭔지 아시는 분이셔요!!ㅠㅠㅠ 2층만 아니었으면 무대로 뛰어올라갈뻔했다.-_;; 전체적으로 노래도 훌륭했지만 비주얼과 연기에도 엄청나게 신경을 쓴 티가 좔좔. 처음부터 끝까지 대만족하면서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커튼콜에서는 모두 다 같이 '축배의 노래' 를 부르며 마무리했고 출연진들은 들어가다가 다시 뛰어나와 인사하기를 반복. 멋진 무대를 끝내려니 아쉬운 거지...^^;; 하여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즐거운 무대였다. 피치아저씨 다시 오신다는데 그 때도 꼭 가서 봐야겠다. 다만 다음엔 세종문화회관에서 안 했음 좋겠다능;; 아니 S석에서도 음향이 그모양이면 더 안 좋은 자리는 대체 어쩌라고;;;;;;비싸긴 무지하게 비싸면서 시야도 음향도 안 좋으니 그저 난감할 뿐이다. 웬만하면 세종에서 하는 공연은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능..-_-;
어쨌든 피치아저씨 또 오세효! 그리고 이런 좋은 공연을 보게 해 준 모 군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고맙삼 호호호.^^

또 오세효~
# by | 2007/12/06 14:19 | 영화 및 공연 감상 | 트랙백 | 덧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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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때는 처음 보는 거다 보니 자막 보느라 바빴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이에요.
너무 귀에 맘에 쏙쏙 박힙니다요
저도 맘에 드는 공연이라 할지라도 세종이라면 안가게 되요
예전에 리뉴얼 하고나서 첫공연인가 나비부인인가 할때 가보고 뜨악
좌석 뒷부분에 설치해놓은 스크린땜에 집중도 안되고
암튼 이게 정말 리뉴얼인가 황당했던 기억이 나요
근데 정말요 오페라 주인공들 미모가 딸리면 아무리 목소리가 받쳐주셔도
좀 공감 내지는 감동이 덜오는건 확실한것 같아요
춘희 원작보다 쿄님의 설명이 더 재미있다능...^^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선생님이 "라 트라비아타"는 대단한 실력이 필요한 오페라라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처음엔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교계의 꽃에서 마지막엔 폐병으로 죽어가는 처절함을 표현하기 때문에 소프라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미모도 받쳐줘야 한다는 설명이었죠.
저도 샐리님처럼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비부인보다가 절망했더랬어요.
아무리 제일 싼 자리라지만 무슨 CD를 듣는 것도 아니고...-_-:; 현장감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태어나서 단 한번본게 다인데..저에게 오페라란 왠지 친해지기 어려운 분야...
오훙..
부러워요!! 보구 싶다~!!
님하가 설명친 대사삘로 연극이나 뮤지컬 만들면 대박나겠삼
끄하하;
안젤라 게오르규 이야기라든지, 세종문화회관의 음향 이야기도 모두 공감이에요. 정말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좁은 좌석에 음향은 개판.. -ㅅ-;;;
안젤라 게오르규 진짜 예뻤죠. 1막에서 축배의 노래 부를 때 드레스랑 얼굴이랑 다 하악하악.. 그걸 보면서 저 찌질한 남자와는 너무 안 어울리는 멋진 언니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남녀가 모두 멋졌군요!!! 아아, 설명 보니까 갑자기 땡기는데 벌써 끝났다니 아쉽습니다. ㅠ.ㅠ
그러고보니 언젠가 학교에서 도밍고 알프레도의 라 트라비아타 LP를 본적 있는데 거기 나온 비올렛타가 완전 킹왕짱이었던!!.. 이름을 까먹었어요ㅠㅠ; 제가 알아와서 꼭 말씀드릴테니 한번 찾아보셔요/ㅁ/
쿄님 블로그를 보다보니깐 흥미가 생겨서 한번 가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혹시 처음 갈때 주의사항 같은게 있을까요?
아니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같은 게 있다면 노하우를 좀 소개해주세요^^;;;
부엉님 덧글에 완전동감! 후기보니 공연보다 쿄코님 줄거리 설명이 더 재밌어요!ㅋㅋ 요렇게 *꼬발랄하게 설명되다니~ ㅋㅋ
참 고급스럽고도 고전적이어써- 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쭉 읽었더니............
우왕ㅋ굳ㅋ 쿄님 공연얘기 자주 써주세요. 막 쏙쏙 들어와요 ㅎ_ㅎ
예전엔 그저 심오하고 심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이런 재밌는 스토리였군요 오호호
능력도 없는 철부지 도련님이 세상 쓴맛은 못 보고 설치다가 죽어가는 전 애인한테 가서 행패부리다 나중에 후회하는 얘기 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쿄님의 현실적인 설명을 듣고 나니 속에서 열불이..ㅠㅠ
지젤에 나오는 알브레히트와 더불어 2대 찌질이라고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하는 꼴하고는.ㅡㅡ(이런 느낌일지도..^^;;;)
공연평 잘 봤습니다.
덕분에 제가 본 것처럼 공연장면이 막 상상이 되네요.^^ 이런 평 너무 좋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정말 너무나 가고싶은 공연들 많은데
이곳은 막장 군대
그래도 두달 남았으니 열심히 해서
열심히 다녀야겠어요. 하지만 문제는 막장 공연비...
소설에서 첫장면에 제일 인상깊습니다. 관을 열어서 대면이라니... 후덜덜...
'어린 마음에도 아놔 ㅅㅂ 남자따위 다 소용없삼' <-요런 생각을 저도 했던 기억이
책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너무 어릴 때 읽어 가물가물해요
다만 오페라는 넘 비싸요 흐흐흑T-T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가 친구들에게 했던 파우스트는 악마의 고뇌를 나타낸 글이야. 와는 차수가 틀리네요=_=;)
오페라는 집중이 좀 힘들어서 잘 안보러 다니고 연극이랑 콘서트(클럽에서 하는 밴드들의 공연도 콘서트로 볼수있다면_-;;)만 잘 보러 다녔는데, 이건 집중이 잘 되나보네요.
다만 가난한 학생의 재정상태에 알맞은 오페라이길 바라며 전 공연정보를 알아보러 다시 떠납니다~
푸훗!하면서 끝까지 다 읽고 말았;;;;
어흑...재미있었겠어요...무대도 무대지만, 뭔가 새로움이 있는 거 같아서 좋을 거 같은데;
언제 이쪽으론 안 오실라나...흠.
이규도 박세원님 등등이 현역으로 오페라에 출연하실 때.. 한창때인 30대때 찍은 프로필 사진을 프로그램에 올려두고 정작 무대 위에서는 원숙한 얼굴이시면- 어린 마음에 '이 사람은 누구? 여기는 어디??' 하면서 혼란에 빠지곤 했었는데, 요즘은 가수들이 비주얼마저 좋아지는 시대라 노래하시는 분들도 애로사항 만발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뭐, 보는 저는 흐뭇하지만요~(작년 돈 조반니의 조반니도 아주 훈-늉한 이태리 가수분이 나오셔서 좋았었다지요) 사진을 곁들여주신 쿄님의 설명에 마치 저도 공연을 본 듯한 기분이 듭니다. 참, 이 잘생긴 가수들 노래도 잘 하던가요?
세종문화회관은 참.. 사랑하는 마음으로도 감싸주기가 힘든 공연장이죠. 뭐 그래도 제일 싼 맨꼭대기 우물내려보는 자리는 다른데 제일 싼 자리보다 낫긴 한... 오페라 본 지도 오래됐네요 ㅠㅠ
그나저나 역시 여주인공 안 예쁜 최고 안습은 역시 살로메라고 봅니다.-_- 몇 년전에 서울에서 공연한거 주인공 사진보고 맘을 접었지요. 아무리 노래가 좋아도 오페라는 역시 비주얼이 좀 돼줘야.;;
그래도 라 트라비아타나 나비부인을 보면 왜 사람들이 이거에 열광하는지 그냥 팍팍 알 수 있지요.(라지만 벌써 몇 년째 오페라의 'ㅇ' 구경도 못 해봤...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