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눈오는 밤에 강아지랑 고양이는

저녁을 먹으러 나가니 온 세상이 하얗다. 2월 말에 눈이라니. 혹자는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상서로운 눈이라고 하나본데 상서로운 눈이면 그럼 상눈인가..-_;;; 어라 입에서 이런 상눔의 색휘 소리가 왜 나오지?;; 암튼 러쉬에 들러 샴푸바를 사야 해서 생각난 김에 정자동으로 향했다. 러쉬 전매장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정자동 러쉬매장에서는 샴푸바 2+1 행사를 한다. 두개 사면 하나 주는데... 덤의 종류는 얼티밋 샤인하고 하드였나? 이거 둘 중에 하나만 고르는 건데 그게 어디야.-_-; 원래 쓰던 뉴랑 점핑주니퍼를 집어들고 얼티밋 샤인을 덤으로 얻은 뒤 요새 일 좀 했다고 심각하게 거칠어지고 갈라져서 밤에 가렵기까지 한 내 손이 불쌍해서 소프트터치라는 핸드바도 하나 샀다. 비누같이 생겼는데 손에 문질문질하면 체온으로 적당량 녹고, 그걸 문질러 바르면 되는데 무척 리치하면서도 달달한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다. 이걸 사니 예쁜 틴도 하나 선물로 받았어욤.

이런 것들. 네모난 건 핸드바, 동그란 건 샴푸바. 샴푸바 한번 쓰면 넘 편해서 액체샴푸를 점점 잊게 됩니다.-_-;;


그리고는 쌓인 눈을 밟으며 버터핑거 팬케이크에 들러 따뜻한 클램차우더 스프랑 아메리카노랑 와플세트 등을 시켰다. 와플엔 감자랑 서니 사이드 업 프라이가 두 개, 소세지 두 개, 베이컨 두 줄 등이 딸려나왔다. 밖은 춥지만 안은 따스하고 배는 든든. 내가 고양이었으면 필시 골골댔을거야. 기분좋게 초원의 집을 읽다가 다시 집으로. 택시를 타고 아파트 상가쪽에서 내렸는데 버스 노선 등이 궁금해서 버스정류장 쪽으로 갔다가 고양이랑 강아지를 만났다.


어두워서 사진이 흔들. 미묘한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두 마리. 마음의 거리인가..-_;;;

이미 네 발은 눈에 푹 파묻혔지만 다소곳한 포즈로 앉아있는 개. 춥고 눈오는 날에 뭘 하는 거니?; 슈퍼에 들어간 주인이라도 기다리... 는 것 같진 않은게 언제부터 눈을 맞았는지 눈이 쌓였어;;;;

그나마 벤치 아래에서 눈을 피하고 있는 고양이. 음음; 좀더 따스한 구석으로 가지.....

하지만 한가롭게 하품.

흑. 넌 왜 미동도 하지 않고 하염없이 눈을 맞으며 앉아있는거니;;; 게다가 이 눈빛은 뭐야;;; 보기만 해도 슬퍼져.ㅠㅠ 눈 오는 밤엔 누구라도 따뜻해야 한다고.ㅠㅠ

그래서 얼른 집에 들어와 며칠 전 먹다 남긴 치킨 큰 것 한조각에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돌려 뼈를 전부 발라낸 뒤 다시 물을 조금 더 붓고 렌지에 돌려 즉석 치킨수프같이 만든-_-;; 걸 들고 얼른 나갔다.(집에 다른 먹을 게 없었다는;;) 하지만 그 새 둘다 어디론가 사라졌어... 따뜻한 곳으로 간 걸까? 치킨 수프는 고양이가 앉아있던 벤치 아래에 두고 왔다. 온기가 남아있을 때 먹으면 좋겠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진 한 장. 나뭇가지에 쌓인 눈도 구경하고, 차에 소복한 눈도 손끝으로 콕 눌러보고, 아무도 안 밟은 눈만 골라 밟으며 따스한 새 집으로 들어왔다.
세상의 모든 강아지와 고양이가 따뜻한 밤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다.
모두 따스한 밤 되셔요.^^

 

 

by kyoko | 2008/02/25 23:51 | 일상 | 트랙백 | 덧글(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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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리내 at 2008/02/25 23:54
허엇, 어제 서울서 오랜만에 집에 내려왔는데... 서울에 눈이 많이 왔군요.
이번에 여행 갔을 때 눈을 지겹게 봐서 이게 정말 천만다행인지... ( -_-)
Commented by Ηellă at 2008/02/25 23:55
전 여의도부터 당산까지 걸어오느라 아주 ...;ㅁ;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8/02/25 23:57
마음이 따뜻하신 쿄님...... ㅠ.ㅠ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5 23:57
미리내님/눈을 피해 내려가셨군요.^^;;전 올 겨울엔 왠지 거의 눈을 본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오랜만에 쌓인 눈을 보니 신선했답니다.^^;;;

Ηellă님/허걱 어째 이런 날씨에!!ㅠㅠ 따스한 물로 씻고 푹 주무세요 엉엉ㅠㅠ 감기조심하시구요1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5 23:58
사발대사님/헉 별말씀을요;; 저 개의 눈빛을 보면 저절로 밥을 줘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Commented by Recce at 2008/02/26 00:02
전 후드점퍼를 뒤집어 입고 불만많은 청소년 컨셉으로 주머니에 손 넣고 돌아다녔죠. 따뜻한 캔커피가 그립더라구요^^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2/26 00:06
흑흑....저희 동네는 눈이 저렇게 안왔습니다 T-T
저렇게 와야 낼 출근도 합법적으로 늦게하는데(.....야이 잣샤!!)
눈 정말 이쁘게 잘와서 쌓였네요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6 00:07
Recce님/전 후드에 토끼털 달린 야상점퍼같이 생긴 넘을 뒤집어쓰고 룰루랄라 다녔답니다. 따뜻한 수프를 먹으니 넘 좋았어요!
Commented by 熱くなれ at 2008/02/26 00:07
올해도 눈한번 못보고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ㅠ.ㅜ 부럽습니다 소복히 쌓인 눈위를 걷는 그 느낌.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6 00:07
比良坂初音님/헉 그렇군욤;; 음음 이사온 동네가 좀 추운 것 같기도 하고;; 참 이쁜 눈이었어요. 다만 내일 무지 춥지 않을까 좀 걱정이...;
Commented by AlanShore at 2008/02/26 00:09
와.... 정자동 사는데요, 저도 오늘 러쉬에서 비누사고 버터핑거 들렀다가 들어왔어요... 그동안 눈팅만 하다가 동선이 완전 똑같아서 댓글 달아봅니다 ^^ 이사하시느라 수고많았습니다!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6 00:09
熱くなれ님/계시는 곳은 눈이 전혀 안 오나 봅니다.ㅠㅠ 저도 이런 눈은 오랜만이어서 좋았답니다. 동네가 워낙 사람이 없어서 더 좋았던 것도 같아요.
Commented by kyoko at 2008/02/26 00:11
AlanShore 님/이런 우연의 일치가!^^ 반갑습니다. 러쉬 행사하니 넘 기뻤어요 흑흑.ㅠㅠ 버터핑거의 무한리필 커피도 오늘같은 날엔 넘 좋더라구요. 언제 정지동 언니답지 않게 꼬질꼬질하고 키작은 언니를 보시면 저려니 생각하심 된다는...;
Commented by 로무 at 2008/02/26 00:11
마음따듯하신 쿄님.. 전 문득 "이미 떠나간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매일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몇시간씩 주인을 기다리는 개"를 시이나 타카시풍(고스트스위퍼)으로 떠올리고 있었습니다만...
Commented by 지그 at 2008/02/26 00:12
아니 강아지 고양이 얘들아 뭐하니ㅠㅠㅠㅠ 진짜 맘쓰이는데요 아직.. 저기...있는건..우왕ㅠㅠㅠ
이사(일부) 잘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_< 새 집에서 좋은 일 많이 많이 계속 되시길 빌겠습니다!
Commented by 달산 at 2008/02/26 00:14
러쉬 매장이 행사 중이라니!+_+ 조만간 가봐야겠습니다. 개강한 후로는 정자동에 가 보지를 못 했어요. ㅡㅜ
오늘 내린 눈이 고스란히 다 어는 게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ㅡㅜ 오늘만 해도 넘어질뻔해서 걱정이 많이 되요. 쿄 님도 감기랑 얼음 조심하셔요.;ㅁ;
Commented by AlanShore at 2008/02/26 00:16
쿄님/ 언제 정자동 형답지 않게 꼬질꼬질하고 츄리닝으로 돌아다니는 형을 보시면 저려니 생각하시고 반갑게 서로 인사해요 ㅋ
Commented by 아르메리아 at 2008/02/26 00:19
치킨집 들어가 눈이 그치길 기다렸는데 -_-; 꿋꿋하게 그냥 오더군요 ㅠㅠㅠㅠ
길이 미글미끌한게 내일은 그냥 집에 틀혀박여 있어야겠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케이트 at 2008/02/26 00:32
오늘 함께 지내는 이와 이태원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돌아왔는데, 소복이 쌓인 눈이 참으로 어여쁘더군요. 뭉쳐서 막 던지다가 싸늘한 시선 받고 말았담미다;;
(그나저나 오렌지색 모터백에 하악하악거리고 있어요; 여전히ㅠ.ㅠ)
Commented by 불꽃팬돌이 at 2008/02/26 00:39
잠깐 오다 말겠지 했는데 그새 소복히 쌓였더군요. 눈이 오는 것도 나쁘진 않는데 다음 날
교통체증을 생각하게 되는 나이가 되서 조금은 슬퍼요;ㅁ; 강아지 고양이가 쿄님이 주신 양식 먹고 추운 밤 뜨시게 보내야할텐데..
Commented by 반짝씨 at 2008/02/26 00:51
읽다가 눈물 핑 돌았네요.. 그러게요.. 길냥이랑 강아지들 따뜻해야 할텐데..ㅠㅜ
(이런말 쓰다가 옆에 퍼져 있는 울 집 강아지를 보니.. 저건 무슨 팔자를 타고났나.. 싶음.)
쿄님 마음 씀씀이 너무 따뜻하세요~~ 복 받으실 겁니다. ^^ 냥이랑 강아지들이 그 스프 맛있게 먹었을 거예요.
Commented by 카니 at 2008/02/26 00:52
소프랑 튼튼이가 덕분에 따뜻한 밤을 보내겠네요 ^_^ 쿄님 너무 예쁘세요. 정말 예뻐요.
Commented by 에바 at 2008/02/26 00:53
오늘 원없이 눈을 맞은 터라 눈이 소복히 쌓이도록 망부석처럼 서 있는 저 강아지에 강렬하게 감정이입 되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던 걸까요.
Commented by 생강 at 2008/02/26 01:05
고양이가 엄청 뚱뚱해요 헉..풍선같은것이 넘 귀엽네요 쿄쿄쿄~
Commented by 붉은도시락 at 2008/02/26 01:13
잘했네. 착하다, 쿄코. ^^
Commented by 제이 at 2008/02/26 01:16
사는동네가 아파트 주변이 오래된 주택단지라서 유난히 고양이가 많습니다. 저런 유유한 표정으로 돌아다니는데 적응을 잘해서 그런가 사람이 주는것도 잘 먹어요. 크리스마스때 저런 고양이가 보여서 물이랑 참치캔을 두고 왔는데.. 날씨가 넘 추워서 꽁꽁 얼어서 더 미안하더라구요.
온통 빙판길이니 조심해서 다니셔요. ^^
Commented by 코난 at 2008/02/26 01:36
아 눈물이....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반열 at 2008/02/26 02:04
강아지를 위해 급히 먹을 것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쿄님이 부럽네요.
언제부터인가 제 눈에는 주위 풍경은 보이지도 않던데...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Commented by 블라이에 at 2008/02/26 02:09
아... 멍멍이 눈빛이 너무 슬퍼요. 그에 비하면 제 옆에서 이불에 대가리 파묻고 주무시는 멍멍이 님은 나름 상팔자시지 싶고;ㅁ;
Commented by 폼폼 at 2008/02/26 02:58
아 맘이 정말 따스하시네요. 흑흑. 왠지 감동스런 이야기~
간만의 업뎃 반가워요 쿄님 ^^
Commented at 2008/02/26 03: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멍멍멍 at 2008/02/26 08:16
오, 이사를 하셨군요. 그 벤치 밑에 닭죽 제가 달려 가서 먹고 싶습니다.. 설 마지막날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제사 끝나 열흘만의 귀가길을 앞두고, 들려보았습니다. 집없는 짐승의 먹이를 제공하시다니... 마음씨가 따뜻하시군요. 막바지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길.
Commented by 유월향 at 2008/02/26 09:23
아웅... 러쉬는 써본적 없지만 저 틴케이스... 무지 끌려요;;;
(사실 틴케이스만 보면 눈이 뒤집히는뇬이빈다;;;)
강아지가 걍 막 뛰어다니면 눈밭이라 개가 좋아하는구나 하고 불쌍하지나 않을텐데,
저렇게 눈맞고 다소곳하게 있으면 너무 불쌍해보이잖... ㅠ_ㅠ
근데 진짜 새색시모냥 다소곳하네요;;;
Commented by iamsia at 2008/02/26 09:24
이불로 포옥 싸주고 싶은 두 아이네요. 그나저나 강아지 눈빛은 정말 애닯네요. ㅠㅠ
Commented by 반나시텔 at 2008/02/26 09:37
ㅎㅎㅎ
Commented by soekso at 2008/02/26 09:54
강아지.. 눈빛이 아주.......
Commented at 2008/02/26 10: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물속인간 at 2008/02/26 10:37
길냥이들은 나름대로 생존법을 터득한 듯 한데 길강아지들은...왜 다들 글케 불쌍해뵈는지..
항상 느끼는건데 야생의 생명력은 고냥이 쪽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저 불쌍한 녀석..ㅡ.ㅜ
우리 개돌이는 지금 물먹고 따뜻한 방안에서 하품하고 있는데...ㅡ.-+
Commented by june at 2008/02/26 10:58
눈 오는 날엔 누구라도 따뜻해야 한다.. 울컥 ㅠㅠ
Commented by 외톨이혹성 at 2008/02/26 11:04
대구엔 추적추적 비만 옵니다. 겨울비에 젖어 떨었을 냥이, 멍멍이들도 있었겠네요....ㅜ ㅜ
Commented at 2008/02/26 11: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브라이언 at 2008/02/26 11:20
고양이와 강아지라..참으로 분위기 있네요.
저도 간만에 눈내리는 풍경을 찍었지요. 오늘 새벽에...^^ 이번 눈이 가장 이쁘더군요.
Commented by che7 at 2008/02/26 11:45
눈오는날 너무 열심히 다니시다가 혹 마녀의 눈에 보여서
독이든 사과 먹고 긴잠에 빠질까봐 걱정 됩니다^^*
Commented at 2008/02/26 15: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멍희 at 2008/02/26 15:26
강아지 너무 귀엽네요 ㅠㅠㅠ 고양이도! 두 마리 다 따듯한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at 2008/02/26 16: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폼폼 at 2008/02/26 20:30
이것 분명 훈훈한 맘으로 봤었는데.. 간밤에 꿈에서 눈밭에 강아지 고양이 수백마리가 대립구도를.. 무서웠어요 -_-;;
Commented by 연화 at 2008/02/26 21:33
강아지가.. 너무 처량해 보이네요 저 둥근 눈이 ㅠㅠ 샴푸바는 금방 다 써버릴까봐 무서와서 도저히 못 사겠더라는 ㄷㄷㄷ
Commented by 아이리스 at 2008/02/27 09:22
우왕~ 고양이가 고양이가~
Commented by 페리 at 2008/02/28 01:49
;ㅁ;;ㅁ; 고양이..강아지... 너무 안쓰럽네요 ㅠㅠ 눈도 오고 먹이도 구하기 어려운 추운날일텐데;;
쿄님 복받으실거에요 ㅠㅠ
그나저나 저도 러쉬제품 써보고 싶은데 사려면 서울가야 한다능..전주엔 없다능..ㅠㅠ
뭐가 좋을지 몰라 써보기도 겁난다죠 =ㅅ=;
Commented by 라엘 at 2008/02/29 00:09
우와. 마음이 너무 예쁘십니다! 너무 감동해서 덧글 남겨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점심도 배달해주시고 그런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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