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동 주민들의 저녁식사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 요새 계속 이것저것 바빠서 집에서 뭔가 이상한 걸 만들어 먹으면서 살았다. 가끔 맛있는 것도 해 먹긴 했지만 집꼴도 피폐하고 정신도 없어서 사진 같은 건 찍을 생각도 못 했다능...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맛난이를 잔뜩 먹었다. 일단 점심엔 아꼬떼에서 아가씨들과 신나게 식사를 했고, 4시까지 수다를 떨다가 신사동 DEUX CREMES로 이동해서 초콜렛 퐁당이랑 흑임자 타르트랑 커피를 맛있게 냠냠. 6시에 나와 신사동 가게들을 좀 구경하고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지르기도 하고 그랬는데, 8시엔 폼페이동 주민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기로 해서 몇 군데 못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8시 딱 맞게 도착했는데 경비실에 택배가 5개.................-_-;;낑낑거리며 가지고 들어와서 열심히 풀어헤치다가 윗층의 부름을 받고 올라갔더니 아래의 음식들이 저를 반겨주었어요 으하하.
일단 사진.

연근과 우엉과 당근이 들어간 근채밥! 완전 맛있다능 흑흑. 이거 식으면 주먹밥 만들어서 구워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듯.ㅠㅠ

요청에 의해 올리는 근채밥 레시피입니다. 만드신 분이 알려주신 대로 올려욤.^^

우엉, 연근은 보리알만하게 잘게썰고 당근은 더 자잘하게 썬다. -> 물, 간장, 술, 설탕으로 냄비에다 우엉이 익을 때까지 졸인다 -> 조금 남은 간장 국물은 따라두고 졸인 우엉 건더기만 솥에 기름을 두르고 연근 당근 불린 쌀과 함께 타지 않게 저으며 볶아준다 -> 전체적으로 열기가 돌면 따라뒀던 간장 국물과 물을 붓고 밥을 짓는다.

물의 양은 채소 빼고 쌀 양에만 맞추면 되니까 조금 적게 잡도록 하고, 연근은 몇 개 장식으로 썰어 우엉과 함께 졸여뒀다가 뜸들일 때나 풀 때 곁들인다. 그리고 분량은 세종류 근채를 합친 양이 쌀과 비슷한 정도면 된다.

현미찹쌀이나 잡곡을 좀 섞어도 맛있고, 우엉을 조릴 때 국물에 가쓰오부시나 마른홍합, 멸치 따위로 약간 맛을 내줘도 맛있습니다



옆동 주민님이 이마트에서 득템하셨다는 죽순. 쌀뜨물에 데쳐 아린 맛을 제거하고 계란물을 얇게 입혀 구워냈다. '심부인의 요리사' 에서 보고 시도하셨단다... 저 앞으로 쿄부인을 하고 싶습니다. 옆동 주민님은 포삼;;이 되심 되겠다능;;; 넘흐 맛있었어요! 아직 죽순 반쪽이 남았다고 하셔서 하악하악중이라능.



오리고기 구운 것. 참으로 적절했습니다.

그리고 익은 김치랑...


오이 미역 냉국을 곁들였습니다.

식단만 보면 폼페이가 아니라 아테네;;에 가깝지 않냐는 이의가 제기되었지만 어느 상황이든 반주를 곁들인다는 게 역시 폼페이 쪽 아닌가 한다.-_-;;(오늘은 맥주랑 청하로 반주를...) 그러고 보니 어젯밤엔 나무와 벽돌에서 사온 크림치즈 연어샌드위치랑 키쉬에 치킨 시켜서 다 같이 맥주랑 먹었지 않냐능;;;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폼페이동 맞는 것 같다. 아까 식사할 때 연등행사 행렬이 왔는지 밖이 시끌벅적했는데, 아무래도 스님들이 이 아파트엔 흥청망청 먹고 노는 사람 말고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정말..?-_-;) 젭알 화산재 용암크리만은 안 당하게 해 달라고 축원하시고 간 게 아닌가 한다. (뭔소리냐...-_-;;)

그리하여 폼페이동 주민들은 그득한 배를 두들기며 아이스크림으로 후식을 먹은 뒤, 내일 아침 11시에 브런치 겸으로 참치회덮밥이랑 무사카를 먹자고(어째 조합이 좀 신기하다.-_;) 굳게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쿄로리씨는 왠지 하루종일 너무 놀고 먹은 것 같아서 지금까지 택배 뜯어서 정리하고, 그릇 온 거 진열하고, 밀린 설겆이를 하고 바닥을 쓸고 닦으며 이야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일도 열심히 먹어야지...-_;; 벌써 내일 아침식사가 기대됩니다 하악하악. 성남시 분당구 폼페이동 만세 만만세~-_;;;


 
by kyoko | 2008/05/11 01:55 | 식사 | 트랙백 | 핑백(1)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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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cool120p.egloos.com/3738245전에 저거 보구선 나중에 함 해봐야지 했는데, 때마침 졸여놓은 우엉조림도 있고, 당근도 있고..연근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무로 달래서.무도 결국 ... more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8/05/11 02:02
상큼한 일빠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8/05/11 02:03
오오~ ㅠ.ㅠ (감동의 눈물)
먹는게 남는 겁니다(...)
Commented by freeverse at 2008/05/11 02:04
으아아아...치명타군요..OTL 참 맛있어 보이네요! 특히 죽순과 오리고기요! ^^
Commented by 날닮은너 at 2008/05/11 02:05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고 하지요~
Commented by Mr-Bart at 2008/05/11 02:06
으아..... T_T 폼페이...T_T 망국의 로마가 되지 않기를... (근데 부럽따!!!)
Commented by 히스하 at 2008/05/11 02:07
우와 오이냉국 맛나보여요
Commented at 2008/05/11 02: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5/11 02: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5/11 02:10
으아아아~ 오이미역 냉국T-T
Commented by Nariel at 2008/05/11 02:16
밥 레시피를 알려 주세용 ㅠㅠ
Commented by 이오냥 at 2008/05/11 02:23
미역냉국맛있게 만드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 굽실굽실 ㅠ_ㅠ)
Commented by 이오냥 at 2008/05/11 02:31
폼페이동 동민이 되고 싶습니다. 크헉헉
Commented by 로무 at 2008/05/11 05:11
그동네 이사가길 정말 잘하신듯 저도 부럽습니다 크허헉
Commented by 누구 at 2008/05/11 05:20
이렇게 올때마다 침삼키고 갈거면 가끔 들어와야하나...
Commented at 2008/05/11 06: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JyuRing at 2008/05/11 07:37
ㅠㅠ저도 폼페이동 주민되고 싶어요 흑흑
성남으로 갈까효 ㅠㅠㅠㅠ 맨날 꼴깍꼴깍질질질 ;;;
Commented by 삼룡이 at 2008/05/11 08:25
아니 오늘은 왜 짤방이........흑흑흑 가슴이 어딘가 무너져 내린듯이 씁씁하네용^^
Commented by mong at 2008/05/11 09:00
오리구이의 때깔이 참으로 곱네요...츄릅*-_-*
Commented by 브라이언 at 2008/05/11 09:01
저도 돈벌어서 폼페이동이나 가야할까봐요.ㅡㅜ
사실 저번달에 갈기회가 있었는데, 폼페이동이 비싸서..ㅜㅠㅜㅠㅜㅠㅜ

(근데 간다고 밥먹여주는건 아니잖냐!)

아우배고파요..
Commented by 텐(天) at 2008/05/11 09:30
저, 저도 폼페이동 주민이 되고 싶어요!!! ;ㅁ; 죽순이랑 밥이 막 화면으로 끌어당기네요. ;ㅁ;
Commented by 유월향 at 2008/05/11 09:59
저는 오이미역냉국 간맞추기가 참 힘들어서요...
근데 전에 한 식당에 갔다가 참 맛있는 냉국을 먹었답니다.
근데... 근데... 오... 오오... 이 맛은... 어딘가 뭔가 많이 익숙한데... ㄱ-;;;
시판 냉면육수를 베이스로 만든 냉국!!! (그것도 동치미육수)
그래서 그 뒤부터는 시판 동치미육수로 아주 편하게 냉국을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
Commented by 천치 at 2008/05/11 12:20
오이미역냉국!! 먹고싶어져요..= ㅠ= 집에서 뭘 해먹어야 할 지 난감한 주말이네요;; 쿄님도 주말 잘 보내세여 'ㅅ'//
Commented by aquanox at 2008/05/11 16:34
오리구이 반들~반들한게...우아..- ㅜ - 슬슬 냉국이 나올 시기네요 ^^ ~*
Commented by 아이리스 at 2008/05/11 20:57
쿄님 글 볼때마다 폼페이동 동민 되고 싶다능.
Commented by 연화 at 2008/05/11 23:03
으헝 정말 진짜 맛있어 보여요 오리구이에 ㅠㅠㅠㅠㅠㅠ 죽순에 ㅠㅠㅠㅠ
Commented by 쫄깃 at 2008/05/12 00:29
근채밥! 근채밥! 볶음밥은 식으면 더 맛있던데 꼬돌꼬돌 뭉쳐서 먹으면 진짜 맛있겠어요.ㅠㅠ 레시피가 필요합니다~ 밥에서 아주 윤기가 좔좔 흐르네요.>ㅁ< 간은 어떻게 하셨나요?
Commented by Rapunzel at 2008/05/12 11:53
저도 그동네로 이사가고 싶습니다....... 앗차, 다이어트에는 안좋겠군요(..)
Commented by 체리씨 at 2008/05/12 14:54
후아 저도 폼페이동 주민 하고싶네요 ㅠㅠ
Commented by 까꿍 at 2008/05/12 20:59
정말 밥 레시피좀 알려주세요~ 동생이 야채를 전혀 안먹어서 좀 시도해봐야겠어요-_-;
쿄님이 찍은 사진을 보면 정말 군침이 좔좔 ㅠ.ㅠ 저도 폼페이동 주민이 정말 되고싶어요 ㅎㅎ
Commented at 2008/05/12 23: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5/13 00: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포더윙 at 2008/05/13 00:26
아참 현미찹쌀이나 잡곡을 좀 섞어도 맛있고, 우엉을 조릴 때 국물에 가쓰오부시나 마른홍합, 멸치 따위로 약간 맛을 내줘도 맛있습니다. 이런건 밥지을 때는 빼버려야 하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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