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02일
잡담- 다시 광화문에
1. 오늘 아침까지 버티다가 돌아왔다. 버스에서 좀처럼 잠을 잘 못 이루는 편이지만 오늘은 특히 더했다. 아주 피곤해서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눈만 감아도 버스 엔진 소리가 이명박은 물러나라 같은 구호로 들려와서 눈을 감았다 다시 화들짝 놀라 떴다를 반복했다. 시위대 안에 있을 때보다 나와서 거의 텅 빈 거리를 걸어가다가 그 끝없는 전경의 행렬과 백골단으로 불리는 경찰특공대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그들이 내 지인들이 있는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충격이 의외로 컸던 것 같다. 돌아와서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누워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간신히 잠이 들었지만 자꾸 걸려오는 전화에 계속 깼다. 아래 글을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친구들이 서 있던 바로 그 자리, 돌담길 옆 플래카드가 걸린 그 자리에서 사람들이 얻어맞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왠지 속이 울렁거렸다. 다시한번 전화를 걸어 무사한 건지 확인했다.
2. 몸은 딱딱하게 굳었고, 부은 눈이 자꾸 감기지만 그래도 앉아 있는 게 나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 그냥 그렇다. 그냥 나가지 말고 푹 쉬자고 생각했지만 자꾸 안절부절한다. 내가 가서 앉아 있다고 뭔가를 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래서 다시 광화문으로 나갔다. 이번엔 나 혼자였다. 합류할까 생각한 분들이 전부 일찍 들어가서 그냥 늦게 가서 후미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어제 소식을 전해준 H언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뭔지 계속 구토를 해서 응급실. 그렇게 주변의 지인들은 모두 너무나 지친 상태였다. 그냥 서서 맨 앞의 버스로 가로막은 모습과 전경과 시위대가 강렬하게 대치하는 걸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몹시 분노해 있었다. 쇠고기 문제를 떠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과도한 진압, 그에 따른 부상, 어린 여학생이 흘린 피, 여자를 발로 차는 경찰. 그런 것에 분노해서 뛰쳐나온 분들이었다. 쇠고기도 문제지만 이제는 이건 정말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다. 외국인 기자로 보이는 분들도 있었고, 기자들도 많이 왔다. 하지만 한둘씩 계속 끌려가는 모양이다. 버스로 가로막은 저 너머에선 끌려간 시위대를 폭행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두 시간을 채 못 버티고 정신이 몽롱해져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주 잠깐 있었다. 돌아오자 방송에서는 다시 강제진압이 시작되고 있다.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한 것이 다시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오늘이 끝은 아니기에 참아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힘을 모으고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들려줘야 한다. 청와대로 가려는 시도는 그래서 그 시도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역시 괴롭고 혼란스럽다. 이런 희생을 치루면서까지 계속 해나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역시 모르겠다. 누가 선동하거나 주장한 것도 아닌, 단순히 우리 개개인은 직접 얘기해야 한다고, 압력을 주어야 한다고, 시청 광장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우리끼리 쑥덕쑥덕 얘기한다고 해서 들어줄 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청와대 근처로 모여들었고, 비폭력, 무저항을 외치면서 차량을 막아놓은 곳에 밤새도록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냥 그랬던 우리가 처참하게 당하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가득 차서 다시 광장을 채웠다. 그렇게 이어진다. 그게 무모하고 무의미한 거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겠다. 그래서 나는 나간다. 하지만 나의 의견을 타인에게 절대로 강요하고 싶진 않다.
일단은 여기까지.
3. 웃을 수 있다면 웃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그 극렬함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웃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축구가 비겨서 분노한 3만명의 관중들이 상암에서 광화문으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웃었고, 시민과 대치하다가 시민들이 '전경 재워라! 재워라!' 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는 걸 듣고 웃었으며, 그러다 시위대를 뺏기면서 이쪽도 전경을 떼어냈고, 그러자 무리에서 이탈한 그 전경은 울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을 본 시위대는 '울지마, 울지마' 같은 구호를 외쳤다는 말에 또 웃었었다. 그 무자비한 살수차가 뿌려졌을 때 꿋꿋하게 버티던 사람들이 '뜨신물! 세탁비!' 을 외칠 때 또 웃었으며, 새벽에 받은 김밥에 디씨인사이드 음식갤러리가 씌여 있는 걸 보고도 웃었다. 그 와중에 중국집 철가방이 보무도 당당하게 짜장면을 배달해 주기도 했다. 다 같이 웃었다. 나는 계속 이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조금쯤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위는 공포보다는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웃음이 없으면 버틸 수도 없다.
4. 심각하지 않게 글을 쓰고 싶어도 글이 영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내 장점이라곤 어떤 상황에서든 시덥잖은 농담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정도밖에 없는데 이젠 그것도 안 되는 걸까. 십라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유머감각까지 도망갈 지경이니 아주 환장하겠다. 그런다고 내가 짤방 안 올리고 농담 안 하고 술 안 마시고, 즐겁게 안 살 것 같냐? 나는 즐겁게 살겠다. 악착같이. 우리는 그러기 위해 싸운다. 그러니 웃자.

이거 어디서 안 파냐? 매일매일 더도 덜도 말고 바늘 세개씩만 저 뺀질한 이마에 푹푹 꽂았으면 좋겠다.-_-

이번 시위의 배후 되시는 촛불님이시다.-_-;

다시 기분좋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둘려 봅니다 흑흑.
2. 몸은 딱딱하게 굳었고, 부은 눈이 자꾸 감기지만 그래도 앉아 있는 게 나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 그냥 그렇다. 그냥 나가지 말고 푹 쉬자고 생각했지만 자꾸 안절부절한다. 내가 가서 앉아 있다고 뭔가를 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래서 다시 광화문으로 나갔다. 이번엔 나 혼자였다. 합류할까 생각한 분들이 전부 일찍 들어가서 그냥 늦게 가서 후미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어제 소식을 전해준 H언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뭔지 계속 구토를 해서 응급실. 그렇게 주변의 지인들은 모두 너무나 지친 상태였다. 그냥 서서 맨 앞의 버스로 가로막은 모습과 전경과 시위대가 강렬하게 대치하는 걸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몹시 분노해 있었다. 쇠고기 문제를 떠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과도한 진압, 그에 따른 부상, 어린 여학생이 흘린 피, 여자를 발로 차는 경찰. 그런 것에 분노해서 뛰쳐나온 분들이었다. 쇠고기도 문제지만 이제는 이건 정말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다. 외국인 기자로 보이는 분들도 있었고, 기자들도 많이 왔다. 하지만 한둘씩 계속 끌려가는 모양이다. 버스로 가로막은 저 너머에선 끌려간 시위대를 폭행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두 시간을 채 못 버티고 정신이 몽롱해져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주 잠깐 있었다. 돌아오자 방송에서는 다시 강제진압이 시작되고 있다.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한 것이 다시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오늘이 끝은 아니기에 참아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힘을 모으고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들려줘야 한다. 청와대로 가려는 시도는 그래서 그 시도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역시 괴롭고 혼란스럽다. 이런 희생을 치루면서까지 계속 해나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역시 모르겠다. 누가 선동하거나 주장한 것도 아닌, 단순히 우리 개개인은 직접 얘기해야 한다고, 압력을 주어야 한다고, 시청 광장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우리끼리 쑥덕쑥덕 얘기한다고 해서 들어줄 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청와대 근처로 모여들었고, 비폭력, 무저항을 외치면서 차량을 막아놓은 곳에 밤새도록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냥 그랬던 우리가 처참하게 당하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가득 차서 다시 광장을 채웠다. 그렇게 이어진다. 그게 무모하고 무의미한 거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겠다. 그래서 나는 나간다. 하지만 나의 의견을 타인에게 절대로 강요하고 싶진 않다.
일단은 여기까지.
3. 웃을 수 있다면 웃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그 극렬함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웃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축구가 비겨서 분노한 3만명의 관중들이 상암에서 광화문으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웃었고, 시민과 대치하다가 시민들이 '전경 재워라! 재워라!' 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는 걸 듣고 웃었으며, 그러다 시위대를 뺏기면서 이쪽도 전경을 떼어냈고, 그러자 무리에서 이탈한 그 전경은 울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을 본 시위대는 '울지마, 울지마' 같은 구호를 외쳤다는 말에 또 웃었었다. 그 무자비한 살수차가 뿌려졌을 때 꿋꿋하게 버티던 사람들이 '뜨신물! 세탁비!' 을 외칠 때 또 웃었으며, 새벽에 받은 김밥에 디씨인사이드 음식갤러리가 씌여 있는 걸 보고도 웃었다. 그 와중에 중국집 철가방이 보무도 당당하게 짜장면을 배달해 주기도 했다. 다 같이 웃었다. 나는 계속 이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조금쯤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위는 공포보다는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웃음이 없으면 버틸 수도 없다.
4. 심각하지 않게 글을 쓰고 싶어도 글이 영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내 장점이라곤 어떤 상황에서든 시덥잖은 농담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정도밖에 없는데 이젠 그것도 안 되는 걸까. 십라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유머감각까지 도망갈 지경이니 아주 환장하겠다. 그런다고 내가 짤방 안 올리고 농담 안 하고 술 안 마시고, 즐겁게 안 살 것 같냐? 나는 즐겁게 살겠다. 악착같이. 우리는 그러기 위해 싸운다. 그러니 웃자.

이거 어디서 안 파냐? 매일매일 더도 덜도 말고 바늘 세개씩만 저 뺀질한 이마에 푹푹 꽂았으면 좋겠다.-_-

이번 시위의 배후 되시는 촛불님이시다.-_-;

다시 기분좋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둘려 봅니다 흑흑.
# by | 2008/06/02 02:43 | 일상 | 트랙백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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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들어왔지만 들어가서 보는 광경은 처참하더군요...하아.
오늘은 대전에서 있었던 집회에 잠시 참여했습니다.
생업을 핑계로 주저앉아있자니 정말 어떻게 해야만 할거 같아서
다음 휴무에도 또 고민하지 않을까 싶네요.
쿄코님도 힘내시고! 즐겁게 생활하시고!
또 같이 거리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회사에 가야되는데.
회사가 광화문인데, 계속 나가고 싶은 충동을 어찌할지 고민입니다.T_T
오늘 아침 봤던 장면들이 꿈이라 생각이 들었다면, 막상 꿈 속에서의 악몽은 현실인 듯 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도 나갔다 들어오셨다고 하니,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 도대체 제가 거기서 본게 현실이 맞는지.....
전투복도 꺼내서 챙기는 중입니다 쓰읍
폭력 시위를 할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조금이라도 폭행을 덜당하도록
방호구를 착용하고 앞에 나서서 지켜줘야 할것 같습니다 후우.....
장기간이 될 것 같으니 다들 지치지 말고 쉬어가며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나오지 말고 외려 체력을 비축해서 몰아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비 필수라는 걸 6월 1일 새벽에 새삼 실감하게 해 주더군요. 살수차 이 히바...
그들의 눈과 내 눈이 다르던가, 제가 환각상태에서 시위했나 봅니다. ㅎㅎ
시위 다녀오신 분들이 피곤해도 잠은 안 온다고 하셔서 이해를 못 했는데...이젠 알 것 같네요.
내일은 다시 생업전선으로... 그리고 다들 목요일날 뵙겠습니다.
그래야 다시 으쌰 으쌰 힘내니까요!!
대한민국은 참 대단해요^^
저도 이제야 세탁비 얘기 쓸 생각이 나더랍니다. 아 맞다 때수건도 있었군요. ^^ 쿄코님의 웃음에 관한 말씀 매우매우 동감해요.
많이 드시고 많이 주무세요.
그리고 차에서 나는 모터소리가 진짜로 '탄핵! 탄핵!'이라든지 '독재타도!'로 들렸습니다. ;;;
어차피 이 짓 며칠하다 말 거 아니니 그대도 몸조리 잘해. 목소리 죽어가더라.
시위에는 긴장도 필요하지만 적당한 기분전환이 필요하다고 봐요. 사실 앞에서 전경들과 대치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하다기 보다는 농담도 나누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전경들은 묵묵부답이고 우리만 낄낄...그렇게라도 안했으면 지쳐서 서있기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언니 다치거나 기운 빠지면 누군가 언니를 보살펴야합니다
언니 그러니까 다치지 마요 우리
힘내요!
6월 5일은 한 번 참여해 볼까 생각 중이에요. 밤 새워서... 그 날까지 체력 좀 키워놔야겠습니다. 어제 두 시간도 안 되게 있었는데도 돌아오는 길에 어질어질해서 정신이 없었거든요. 혹시 힘드시면 꼭 이야기하세요. 제가 퇴근하는 길에 성남이든 광화문이든 뛰어갈게요. ;ㅁ;
저도 돌아오는 길에 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전부 구호로 들렸어요. 다른 후배들 역시 똑같은 소리 하는 걸 보니 그 날 참여한 사람들은 다 그랫을 거 같아요.
체력을 보충한 뒤 다시 참여하려고 합니다. 쿄님도 몸조심하세요.
택시소리는 이명박은 내려가라 여자얘들 목소리로 들리고,,,
다들 조금씩 지쳐가는데,,,길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 힘내요
제일 먼저 쿄롤님이 생각 나더라고요. 무사하시다니 다행. 사실 이게 무사한건지..
먼저 몸부터 챙기시고, 힘내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체력을 좀 더 길러 6일을 기약합니다. 몸조심하세요.
집도 먼데 고생 많으시네요.. 건강은 꼭 챙겨가면서 시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