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4일
오늘 하루
이번 주말까지 마감이 있어 어떻게든 글을 써야 하는데 울다 지쳐 부은 눈으로 누워 있다가 다시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기사 한 줄만 읽어도, 사진 한 장만 봐도 바로 눈물샘이 고장난 것처럼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두루마리 휴지 한 통을 다 썼다. 도저히 견디지 못해 낮술을 까다가 잠깐 나갈 일이 있어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퉁퉁 부은 눈으로 밖에 나갔다. 거리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화롭다. 버스는 무척 조용했고 사람들의 머리 위로 라디오 뉴스만이 웅웅거리며 흘러다녔다. 다시 눈물이 났다. 쪽팔리게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긴 티셔츠 소매를 당겨 눈을 닦았다.
너무 평화로와서 슬픈, 그런 날이다.
조문을 하러 가고 싶었지만 마감도 마감이고 이 상태로 갔다가 정말 쓰러질 것 같아 퉁퉁 부은 눈으로 간단히 볼일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에는 정적이 가득한 채 역시 뉴스가 흘러나온다. 앞자리의 남자는 가끔씩 콧물을 훌쩍거리고, 중간쯤에 앉은 여자는 멍하니 버스 스피커를 바라보며 뉴스를 듣고 있다. 한 아주머니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DMB로 뉴스를 보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술을 조금 마시고 멍하니 누워 있다가 질질 짜다가를 반복했다. 왜 질질 짜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나온다. 그냥 너무 억울하다. 이 씨발 좆같은 나라에서 돈없고 빽없는 그냥 성실하고 정직한 놈은 능력 하나로 아둥바둥 간신히 윗자리까진 올라갈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엔 이렇게 되는 건가 싶어 눈물이 난다. 마지막까지 버틸 수가 없나보다. 그게 우리들 대부분의 초상이 아닌가 싶어 막 서럽다. 정말 더럽게 서럽다. 나같아도 나 하나 잡자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몽땅 다 험한 꼴 보면 걍 나 하나 죽어 주변 지켜주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 같다. 청와대에선 이제서야 검찰이 무리한 압박수사를 한다고 생각했었다는 둥 청와대 측과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둥 이딴 소리나 씨부리고 있고, 검찰은 원래 불기소할 생각이었다고 지랄들을 한다. 그래, 사람 다 피 말리고 주변사람들 다 작살내고 선거때마다 끄집어내며 가루가 되도록 깐 다음에는 그렇게 했겠지. 씨발 걍 농사나 지으며 시골에서 조용히 살자는 사람한테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거냐고. 그 맛있다는 봉화 오리쌀 올해는 꼭 사 먹어 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배달 온 쌀 봉지를 보면 왠지 우리나라에도 퇴임 후 이런 일을 하는 대통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진만 봐도 풍광이 좋은 곳이라 저런 곳에서 농사지으며 살면 재임 때보다 훨씬 행복하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냥 먼 나라의 동화같은 얘기가 되고 말았다. 잊지 말자. 절대 잊지 말자. 정권이 바뀌며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나같이 머리나쁜 년은 생각만 해도 숨이 가빠오지만, 그래도 잊지 말자.
작년 4월 20일 고 노무현 대통령 광주 5.18 묘지 참배 사진 몇 장.







이젠 편히 쉬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 by | 2009/05/24 02:47 | 일상 | 트랙백(3) | 덧글(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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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가신게 너무 한스럽고 원통하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저도 외출을 했는데.. 정말 여느때와 전혀 다를거 없이 평화롭더군요...
하지만 다들 가슴속에는 슬픔을 안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견디겠더라고요...
부디 그곳에선 평안하게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후.........................
저도 오늘은 아는 형하고 맥주 기울이면서
고인 앞으로 잔을 보냈습니다.
많이 씁니다. 입안이.
진짜 우리 나라에선...안되는건가봐요. 그냥 돈 없고 빽 없음 가만히 짜져있어야 하는듯.
어제는 정말 도저히 춤추고 노래하기 싫은 날이었어요. 그냥 혼자만 멍때리고 있으니 쟤는 왜 저렇게 오버하냐는 소리나 듣고... 뭔가 내가 슬퍼하는 게 잘못된 일인가 싶을 정도로 세상 사람들은 너무나도 평온하고 즐거웠고 오히려 멍한 저를 분위기 망친다며 싫어했죠.
후...어째서 다들 그냥 한 개인의 죽음으로 인식해버리는 건지...
아침부터 그저 가슴이 참 먹먹하네요. 변신시대가 읽고 싶은 아침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거 꿈이지? 이거 뻥이지? 그냥 그런 생각이었는데
뉴스랑 인터넷 보니까 눈물이 계속납니다.
저도 어제 내내 계속 술마시고, 울고. 뉴스 보고 또 울고. 저녁즈음에야 정신을 차리고 바람이라도 좀 쐬야겠다 싶어서 나갔다왔어요. 평화로운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도 나처럼 슬픔을 참아내고 있는모습일꺼라고 믿고 싶어요.
쿄님도 힘내시고, 마감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오늘 서울 갈일이 있어서 임시 분향소 다녀올 생각입니다.
나는, 죄 지은 자가 죄 지은 자를 죽음으로 내몰던 시대를 살았노라고. 그리고 그것은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어제 너무 평화로워서 저도 참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곳에서는 더군다나 그렇고요...이게 말이 되나요. 이걸 계기로 조금이라도 윗대가리들이 정신을 차리는 척이라도 할까요.
어제 밤이 되어서야 실감이 나더군요.
그저 편히 쉬시길 바랄 뿐입니다.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술좀 마셔야겠어요.
지금 파견나와있는 곳이 바로 시청 앞이라,, 실시간으로 창문너머로 대한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어찌된 일입니까...
프로젝트 땜시 이번 주 오래간만에 일을 하는데...
어제 우리 남편은 하루종일 울더군요.. 저녁에 둘이 소주마시면서 계속 울었습니다.
사는게 뭔지.. 이 와중에 일하겠다고 나와서,,,, 일보다는 대한문에 눈길을 더 두며,,, 계속 눈물흘리면서,,
서울시, 청와대 게시판에 글쓰고,,,
너무 속상합니다..
어제 낮에 시청앞 광장에 경찰차들이 올 때,, 설마 이럴 줄은 몰랐죠,,, 분양소 만드느라 통제하는 줄알았더니만,, 헐,,
이게 뭡니까..
우리나라에 경찰차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완벽한 바리케이트입니다..
유일하게 존경하는 정치인이셨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좋겠다 명박아!!! 이제 속이 시원하냐!!
[이 씨발 좆같은 나라에서 돈없고 빽없는 그냥 성실하고 정직한 놈은 능력 하나로 아둥바둥 간신히 윗자리까진 올라갈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엔 이렇게 되는 건가 싶어 눈물이 난다]
라고 말씀하신게 계속 떠올라서 독서실에 앉아 눈물만 줄줄 흘리다 왔습니다.
여기 절대 잊지 않을 사람 하나 추가합니다.
평안하세요.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대통령...ㅠㅠ
http://bakky.egloos.com/2388579 아니 이새낀 뭐지?
몰라...뭐야이거...무서워...
존나 리얼돋는새끼임.
이런새끼가 뭔고시니 뭐니에 패스하면 사이코패스일꺼야.
꼴통 똥꾸멍 빨면 단물이 좀 나오나? 나이 더 처묵하고 공천이라도 한자리 받아볼까하고 이러는건가?
더럽다 못해 악취가 난다.
내일은 분향소에 가서 국화꽃 한송이라도 드리고 올까 합니다. 잊지 않으렵니다.
아침에 분향소 3곳을 지나 오는데, 다른 분들의 메시지가 제 마음에 절절히...눈물이 핑돌아서 출근길이 힘들었습니다.T_T
이러면서 일어나지는 꿈 이길 어제도 오늘도 바랬건만.
그냥 슬퍼요. 분노하기에는 너무 기력이 딸리네요. ㅠ.ㅠ
이 과정의 반복이네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에게 한국은 지옥이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