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3일
일련의 일에 관한 상황 정리입니다.
0. 어디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지만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그래도 얘기를 시작해 보기로. 짧게 쓰기는 좀 힘들 것 같지만 최대한 간략하게 갑니다.
1. 올 초 이글루에서 카렌으로 활동하던 진보논객 김현진씨가 어떤 여자분을 폭행한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김현진씨는 블로그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폭행 피해자 분은 정신적 충격 등으로 경황이 없어 고소 등의 절차를 밟지 못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 김현진씨가 낸 책에서 폭행한 여자분이 블로그에 쓴 개인적인 연애사를 'B급 연애' 라는 타이틀로 무단 도용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피해자 분은 책에서 그 내용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결국 본인의 블로그에 폭행당한 정황과 함께 도용 사실을 올리게 됩니다. 이 일 관련으로 이오공감에 올라간 글도 있고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하니 더 이상 길게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결국 김현진씨는 피해자분께 장문의 사과문을 보냈고 피해자분이 일차적으로 그 사과문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렇게 일은 일단 마무리되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김현진씨가 인터넷에서 과도하게 비판을 당했다는 의견과 마녀사냥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견의 마찰이 있었습니다만 인터넷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 자체가 그런 일련의 과정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그 점에 관해서도 역시 길게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의견이 있을지언정 김현진씨의 폭행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덧글이나 블로그 글 등으로 의견을 표명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3. 며칠 전 진보 논객 한윤형님의 블로그에 '블로고스피어와 자매들의 연대' 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김현진을 강하게 비판한 일군의 집단 중 딴지일보 남로당이 아니면 존재하기 힘들었을 일군의 '섹스 칼럼니스트' 와 그와 유사한 성격의 '신변잡기 여성 블로거들' 이 있었으며, 그녀들은 '자매들의 연대' 를 구축하고 '공사 구분' 없이 김현진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것을 즐겼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는 '사' 를 '공'으로 변환시켜 권력을 구축하는 섹스 칼럼니스트 및 신변잡기 여성 블로거들의 글쓰기 특성상 그녀들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한 김현진이 그녀들의 롤모델이자 동종업자로 보았기 때문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내용의 분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 이전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윤형님은 이 글을 올리기 전날, 지인 조슬린과의 술자리에서 조슬린이 앨리스, 그리고 저 쿄코와 함께 연대하여 자신을 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시하셨습니다. 앨리스는 김현진이 폭행을 했을 당시 김현진의 블로그에서 강하게 김현진을 비판한 전력이 있고, 조슬린님은 김현진을 싫어한다는 입장 표명을 몇 차례 블로그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앨리스와 조슬린씨는 블로그 이웃으로 평소 조슬린씨가 자주 앨리스의 블로그에 덧글을 달았던 적이 있습니다.
한윤형님은 김현진씨가 폭행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것에 대해 사생활을 언급하며 과하게 비판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쪽입니다.
어쨌든 술자리에서의 발화였지만 몇 차례 앨리스와 제 닉네임이 언급되었고, 조슬린씨는 그건 오해라고 몇 차례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앨리스랑 쿄를 데리고 오면 내가 꿈쩍할 줄 아느냐.' '쿄도 발라버리겠다' 라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조슬린씨는 한윤형님의 블로그에 예의 '블로고스피어와 자매들의 연대' 글이 올라온 걸 보고 경악하고, 역시 그 글을 본 앨리스도 자신을 지칭한 글이라고 생각하고 평소 블로그 이웃으로 친분이 있는 조슬린씨에게 앞뒤 사정을 물어보아, 술자리에서의 발화를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제 닉네임이 김현진씨를 배척하고 한윤형씨를 음해하려는 배후로 언급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4. 사실 한윤형님의 글에는 약간의 무리수가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김현진을 비판한 사람들은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았으며,(피해자님이 블로그 성비와 덧글을 달아주신 분을 직접 확인해준 결과입니다.) 이 일에서 글과 덧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던 여성 블로거는 앨리스와 가하님 정도밖에 지목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한윤형님이 지목하신 섹스 칼럼니스트들과 신변잡기 여성 블로거는 샘플이 극단적으로 적어, 그 글을 본 가하님과 앨리스는 본인을 지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사람들은 '자매들의 연대' 적 성격으로 이 일에 나선 것이 아니었고(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입니다.) 순전히 매우 개인적인 관심으로 코멘트를 한 것이었기 때문에 한윤형님의 글에 부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술자리의 일도 알게 된 이상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런 글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코멘트를 한 적도 없는 저까지 언급이 되고, 남로당을 배경으로 한 섹스 칼럼니스트들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제가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도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윤형님은 그 다음 글에서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라는 글을 올렸지만 그 글로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결국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합니다.
5. 결국 지난 토요일, 조슬린, 한윤형, 저, 그리고 중간에서 연락을 취해 주신 분과 함께 자리를 가지고 논의를 하기에 이릅니다. 한윤형님은 술자리에서 그만 실수로 제 닉네임을 언급한 부분이 있었지만 배후로 오해를 하거나 한 적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조슬린씨가 듣기에 그렇게 오해할 만한 발화를 하신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상황이고 설령 도발을 받는 상황이더라도 경솔하게 상관없는 사람을 들먹이거나 그 사람을 바르겠다는 등 치기어린 얘기를 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지만 한윤형님의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블로고스피어와 자매들의 연대' 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한윤형님은 관련된 사람들이 그 글을 보고 감정적으로 불편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셨습니다만 그 점에서는 실제로 연대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발화를 한 여성분들이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부당하게 비판 및 오해를 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윤형님은 해당 글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과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시고 글을 내리기로 하셨습니다. 현재 해당 글은 내려진 상태입니다.
6. 한윤형님의 글을 보고 혹시나 김현진씨를 비판함에 있어 '일군의 섹스 칼럼니스트 및 여성 블로거 집단' 의 계획적인 행동이 존재했고, 그 배후에 쿄코가 있다는 등의 오해를 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 점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며칠 간 덧글, 전화, 문자 등으로 관련 일에 대해 묻는 분들이 많이 계셔 고민하다 늦었지만 상황을 정리해 글을 남깁니다. 걱정해 주신 분들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토요일에 시간을 내 주시고 제가 주제넘게 장시간에 걸쳐 훈장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의견 들어 주시고 사과해 주신 참석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차후에는 좋은 일로 얼굴을 뵈었으면 좋겠네요.^^
7. 일단 그간의 상황 정리는 이정도로 마칩니다. 김현진씨나 한윤형씨의 글에 관한 의견 등은 다른 글로 쓸 생각입니다.
# by | 2009/11/03 03:57 | 그 외 | 트랙백 | 덧글(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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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운 내셨으면 좋겠어요. 쿄님께서 잘못하신 건 하나도 없잖아요. 몸 추스리시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마감도 힘내셔요!
힘내세요 ㅇ_ㅇ;!!
그럭저럭 해결을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유명세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심하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났던 수만큼 생기시길 기원해 봅니다.
추운데 훈훈한 하루 되시길.
뭐 이미 지나가셨으니 심심한 위로를...
그래도 사과 받고 끝내셨다니 다행입니다. 더 이상 맘 고생하지 않으셔서요.
말이든지 블로그 글이던지 남에 대한 속단은 좀 피해줘야 하는데..